계약 당시 비해 임상 데이터 누적 등 우호적 환경 조성
업계 "전문의약품 매출 확대 간판 주자될 것" 예측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해당 품목을 국내에 도입한 동아에스티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 체급을 키우고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간판품목 육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상업성과 효과를 입증한 세노바메이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실적공시 자료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2025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한 1690억원이다. 실적 상승세를 이끈 주요 품목은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과 기능성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이다.
그로트로핀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성장한 329억원, 모티리톤은 14.3% 증가한 9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슈가논' 등 주요 품목 매출액은 3.3% 역성장한 60억원, '자이데나'도 19.8% 줄어든 15억원으로 집계됐다. 도입신약 '주블리아'도 19.4% 감소한 58억원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전체 매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품목의 매출 비중이 높아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동아에스티의 세노바메에트 도입과 향후 육성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로, 동아에스티는 SK바이오팜과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국내 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최근 세노바메이트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품목으로 지정했다. 신속심사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에서의 실사용데이터(RWD)가 나오는 등 국내 뇌전증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말 미국뇌전증학회에서 세노바메이트의 동북아 환자 대상 3상 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로 공개했다.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에서 기존 항경련제 치료에도 조절되지 않는 국소 발작이 있는 18세~70세 성인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세노바메이트는 6주 유지기 동안 보조요법으로 복용 했을 때 위약 25.9%, 세노바메이트 100mg 복용군은 42.6% 발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노바메이트 200mg 78.3%, 400mg 100%의 감소비율을 보였다. 2차 평가지표인 반응률(responder rate)에서도 6주 유지기 동안 유의미한 발작완전소실률을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뇌전증 신약과 같은 중추신경계(CNS) 치료제는 주로 상급종합병원의 뇌신경과 교수들이 처방하는 약제"라며 "소화제 등 다른 약과 달리 부작용이 생기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안전성 등에서 데이터가 쌓이길 기다리는 경우도 많고 오리지널 신약 처방비율도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미국에서 5000억에 달하는 처방이 이뤄진 만큼 데이터 신뢰도가 높아 동아에스티 전문약 파이프라인의 간판주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CNS로 유명한 제약사들 못지 않은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유통망을 지닌 곳이 동아에스티다. 판권 계약 이후 발표된 데이터는 곧 영업 전략과 직결된다. CNS 영업망을 활용해 세노바메이트 몸집을 키워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동아에스티는 뇌전증 치료제 '케피람', 알츠하이머형 치매 증상 치료제 '아리도네' 우울∙불안증 치료제 '렉사큐어' 등 CNS 관련 파이프라인이 확보돼 있다. 최근에는 유유제약의 뇌말초순환 개선제 '타나민'을 공동판매하며 CNS 영역을 확장했다. 세노바메이트 생산 및 공급은 CNS 영업망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이와 함께 동아에스티는 세노바메이트 완제의약품(DP)을 직접 생산해 국내 및 글로벌 30여개국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제약사 간 코프로모션 마진이 20%인 것을 고려하면 동아에스티가 제품을 직접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부가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향후 관건은 세노바메이트의 급여 여부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의 한 알 가격은 약 5만원, 프랑스에서는 약 3500원 수준이다. 허가를 획득한 후 급여권에 진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와 관련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급여 등재 및 약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나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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