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축적과 네트워크 형성으로 산업 성장 돕는 매개체
HelperLab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KHIDI 제약바이오사업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장과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필수 요소로 언급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경험과 네트워크 형성이다. 두 가지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각 기업에게 알맞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산업의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하고, 기업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 제약바이오사업단은 KHIDI의 설립 목적인 '보건산업 육성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이어받아 연구개발(R&D), 산업 지원, 정책 지원, 국제 진출 지원 등 4가지 분야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끝까지 HIT>는 제약바이오사업단 김용우 단장, 이수경 팀장, 전환주 팀장, 정순규 팀장을 만나 사업단의 역할과 주요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끝까지 HIT 14호] 사업단은 4개 팀(산업기획팀, 산업지원팀, 글로벌팀, 기술협력팀)으로 구성됐다. 먼저 산업기획팀은 보건복지부의 제약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을 돕고, 시행 계획에 따라 적합한 지원을 제공한다.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미충족 수요를 발굴한다. 산업지원팀은 정부 지원 사업과 인공지능(AI) 관련 인력 양성을 맡았다. 여기에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보 제공으로 교육 프로그램 등 관련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글로벌팀은 국내 기업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현지 거점 마련·입주·전시회를 통한 글로벌 파트너 모색·컨설팅 등의 지원을, 기술 협력팀은 산업 생산 기술이나 새로운 신기술에 관한 협력을 돕는다.
이중 사업단이 가장 주력하는 활동은 정부 정책과 기업 요구에 맞춘 법적 지원과 교육 및 국내 벤처 기업이 기술을 매개로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활동을 돕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김용우 단장은 "재작년과 작년에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했고, 현지 투자자나 기술 라이센싱 업계와 기업을 연결함으로써 공동 연구가 진행되는 등 성과를 냈다. 기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NI- BRT'가 있다. 진흥원과 연세대학교, 나이버트가 3자 업무협력(MOU)을 체결해 아일랜드의 바이오의약품 공정훈련센터를 국내 환경에 맞게 벤치마킹해서 도입했다. 항체 의약품 교육으로 시작해 세포 유전자 치료제까지 9단계로 교육 내용을 구성하고, 초급 단계부터 고급 단계까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순규 산업지원팀장은 "현재 연세대학교 내에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와 제약바이오 융합연구센터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개소식을 할 예정이고,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되면 매년 약 2000명의 수강생을 배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트럼프 행정명령으로 미국 기업이 조세나 법인세의 혜택을 주는 아일랜드로 본사를 옮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학교나 기업은 GMP 수준 공장을 경험할 수 있는 실습 기회가 부족한데, 나이버트 교육을 통해 실무진들에게 공장 견학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입주 지원 사업으로는 보스턴을 타깃해서 보스턴 캠브리지(CIC) 이노베이션 센터에 지사를 옮기고 전초기지 형태의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현재 약 30개 기업이 입주했고, 사업단이 근처 한인 과학자 및 투자자들과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있다.
이수경 글로벌팀장은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기업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문서 처리 경험 부족을 꼽았다. 이 팀장은 "연구 담당자 분들은 연구개발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인허가를 위한 제출 서류 파일링이나 문서 작업 경험이 없다. 기업이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큰 자본과 인력이 필요하고, 소요 기간이 길다는 점도 도움이 필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에 11년 경력을 가진 전문가 박준태 박사를 섭외해 기술 수출, 서류 처리 등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 2022년 10개 기업 지원으로 시작된 블록버스터 기업 입주 지원 사업을 통해 매년 10개 기업씩 늘려가면서 인허가 및 임상시험 승인을 지원했다.
그는 "현재 의료기기 기업과 IT 플랫폼 기업을 포함해 약 45개 기업을 지원했으며, FDA 501K 인허가 획득·미국 현지 법인 설립·미국 내 매출 증가 등의 결과를 도출했다. 사업단의 지원만으로 이뤄진 결과는 아니지만, 지원 사업을 통해 여러가지 성과를 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 단장은 "글로벌 진출 목적이 기업마다 다른 것도 살펴야 한다. 어떤 기업은 판매를 하고 싶어하고, 어떤 기업은 라이센스 아웃(L/O) 계약 체결을 원한다. 전시회를 진행하면 여러 분야의 담당자가 다 참석하는데, 이중에서 기업의 목적에 맞게 정확한 담당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사업단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본이나 인력에 있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전환주 산업기획팀장은 "특히 글로벌 임상 3상 연구는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비용에 관한 지원 필요성을 기업들이 많이 제시했고, 이에 따른 정부 정책 지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순규 팀장은 "사업단에서 인력 양성을 위해 특성화 대학원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00명 이상 배출했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껴져 특화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첨언했다.

김 단장은 "사업단은 언제나 열려 있다. 근데 기업들이 잘 모르고 안 찾아오더라. 한번 지원받은 기업은 꾸준히 찾아오는데, 한 번도 지원받지 않은 기업은 여전히 어떤 지원이 이뤄지는지 잘 모른다"며 "기업들이 직접 어떤 부분의 지원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진출 사업의 경우 혁신형 제약 기업과 블록버스터 입주 기업을 포함해 다른 사업에 참여하고 있거나 오픈 이노베이션에 선정된 기업에 가점을 주고 있다. 사업단은 각 지원이 결합함으로써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최대한 많은 지원과 많은 참여가 사업단을 활용하기 위한 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인허가 및 글로벌 진출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전환주 팀장은 "기업과 사업단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도 정책적으로 반영이 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 된다"고 했다.
김 단장은 "이득을 얻어야 하는 투자자의 입장은 이해한다. 하지만 좀비 기업이 아닌 실질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건전한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단계별로 업무를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4~5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 50대 제약사 안에 포함되는 블록버스터 기업이 창출되고 품목당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의약품이 창출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확보된 매출을 벤처 기업이 커질 수 있는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사업단과 산업계가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