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할조제 근본 원인 알아야 가이드라인도 가능"
[종합] '분할 의약품 관리 방안’ 심포지엄
“분할 조제가 현재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통계자료가 없다. 통계 자료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관련 법령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의 원인을 모르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다.”
“정부 차원의 법령이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분할 조제와 관련된 수치화된 데이터와 근거가 필요하다.”
김동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위원과 김정연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서기관은 21일 열린 ‘국민 건강보호를 위한 분할 의약품 관리 방안’ 주제 심포지움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주제발표한 제약사 관계자와 의약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분할 조제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과 수가 보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분할 조제 실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것이었다. 정리해 보자면, 약사 사회와 제약계 쪽에서 정부 차원의 분할 조제 가이드라인 마련과 수가 제공 등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는 계획이 없다는 의미다.

히트뉴스는 21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분할 조제에 대한 약사, 제약사, 정부의 입장을 정리했다.
◆약사 “의사 처방, 환자 요구…분할 조제 불가피”
박덕순 전국약사연합 의장은 “의사가 분할 처방하는 것 외에 환자들이 가루 조제나 분할 조제를 원할 경우 거절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이미 저용량 의약품이 있는데, 분절조제 처방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용량으로 의약품이 생산되는 이유는 의약품이 정확하게 분절되는 것이 불가능 함을 의미한다”며 “분절된 의약품은 다른 한쪽의 용량과 동일하다고 확신할 수 없으며, 분절 과정에서 더 많은 조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분절조제로 인한 손해는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는 부정확한 용량으로 치료 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제약사 입장에서는 저용량 의약품 소비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약사 입장에서도 분절을 위한 노동력이 증가하고, 조제시간이 길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절조제처방 억제를 위해 ▲의약품의 보험약가 조정 ▲분절조제처방 금지 법령제정 ▲대체조제 허용 및 본인부담금 차액 보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액제와 외용제처럼 용량에 비례한 약가를 책정해 분절조체처방의 이점을 없애야 한다”며 “법으로 저함량의약품이 있으면 고함량의약품의 분절조제 처방을 원칙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분절조제처방 시 저함량약으로 대체조제를 허용해서 발생하는 본인부담금 차액은 보험공단에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약 “저함량의약품 생산하려면 정부 지원 절실”
박상용 대웅제약 생산본부 컴플라이언스 매니저는 분할 조제와 관련해 히트뉴스에 “약제 분할 시 안정성이나 장기 보전 시험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아직 없다. 사실 제약사 차원에서는 (분할 조제 시 안전성 검사 등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에서 나가는 의약품의 최종 결과물은 완제 의약품이다. 이것을 분할해서 사용하는 것까지 우리 회사에서 안전성을 책임져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계속 있다”며 “저용량의약품을 생산하려면 결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분할 조제는 계속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 “가이드라인 마련 공감…처방 패턴까지 바꿀 수 없어”
정부는 일단 분할 조제 가이드라인 마련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아직 분할 조제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못 했음을 지적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의사 처방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서기관은 “분할 조제의 근본 원인은 분할 처방”이라며 “의사의 처방권까지 정부가 나서서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이어 그는 “민원을 받아보면, 분할 조제를 약국에서 거부하는 사례도 빈번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이는 환자가 아직까지 분할 조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바로쓰기운동과 같은 약사회 차원의 홍보활동도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