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지 대표, 3일 기업설명회서 3가지 R&D 파이프라인 공개
"'프로지스테롤' 적응증 확장 할 것"
케어젠이 '습성 황반변성(wet AMD)', '폐 섬유화', '안구 건조증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세 가지 주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더불어 회사는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3일 오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케어젠의 기업설명회(IR)에서 정용지 대표는 개발 중인 치료제의 임상현황과 글로벌 진출 계획을 설명했다.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CG-T5': 1상 중간결과 발표
습성 황반변성은 눈 속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 시력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기존에는 '아일리아(EYLEA)'와 같은 주사 치료제가 표준으로 사용되었으나, 반복적이고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은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케어젠이 개발한 CG-T5는 점안액 형태로, VEGFR-2라는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비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억제한다. VEGFR-2는 혈관 생성을 유도하는 주요 신호 전달자 역할을 한다. CG-T5는 이를 차단해 과도한 혈관 성장을 멈추고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쉽게 말해, CG-T5는 눈 속의 무질서를 정리하는 '교통경찰'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정 대표는 미국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통해 CG-T5가 최대교정시력(BCVA)과 중심망막두께(CRT)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과 내약성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임상 2상에서는 습성 황반변성, 당뇨성 망막병증 등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 시도를 할 계획을 알렸다.

코로나로 시작한 폐 섬유화 치료제 '스파이크다운'
스파이크다운은 처음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었지만, 정 대표는 연구 개발 단계에서 폐 섬유화라는 병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폐 섬유화는 폐 조직이 점차 딱딱하게 굳어져 호흡이 어려워지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상황이다.
스파이크다운은 ACE2 작용제로, 안지오텐신 경로를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안지오텐신 I은 ACE를 통해 안지오텐신 II로 변환된다. 안지오텐신 II는 혈관 수축, 염증 반응, 섬유화를 촉진하여 조직 손상을 유발한다. 스파이크다운은 이미 생성된 안지오텐신 II를 안지오텐신 1-7로 변환시킨다. 안지오텐신 1-7은 항염증, 항섬유화, 그리고 조직 복구를 촉진하는 '좋은 신호' 역할을 한다.
안지오텐신1-7은 MasR이라는 수용체에 결합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조직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하며, 염증 매개 물질(TNF-α, IL-6 등)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항염증 물질(IL-10 등)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섬유화를 유발하는 콜라겐 축적을 억제하고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지원한다. 이는 마치 폐 속의 잘못된 신호를 올바르게 교정해주는 정비공과도 같다.
정 대표는 동물 실험을 통해 스파이크다운이 염증을 줄이고 섬유화 진행을 억제하는 효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안구 건조증 치료제 'T1', 눈물 분비 늘리고 염증 줄여
케어젠이 개발 중인 안구 건조증 치료제 ‘T1’은 눈물 분비를 늘리고 염증을 줄이는 특별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 약물은 눈에 있는 PAC1이라는 특별한 수용체를 작동시켜 눈물을 더 많이 나오게 한다. 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뮤신이라는 단백질이 늘어나고, 눈물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는 단백질도 만들어진다. 그래서 눈물이 부족해서 생기는 건조함과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케어젠은 T1이 기존 치료제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동물 실험에서 T1은 손상된 각막을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났으며, 눈물막 형성과 유지에서도 사이클로스포린 기반 치료제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사이클로스포린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사용이 불편한 경우가 많지만, T1은 자극이 거의 없어 환자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으로 꼽혔다.
또한, T1은 눈물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의 발현을 크게 증가시켰다. 이는 눈의 건조함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염증으로 인한 손상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전이다. 실험 결과, T1은 손상된 각막 세포 수를 줄이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 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케어젠은 T1의 전임상 단계를 올해 내로 마무리하고, 미국 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정 대표는 이에 이어 다양한 적응증에 대해 개발 중인 건강기능식품 프로지스테롤과 지혈제, 근감소증 치료제에 대한 내용도 발표하며 케어젠의 다양한 연구 및 개발 현황을 공유하며,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