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움바이오·박셀바이오·휴온스·동국제약·HLB 등서 M&A 추진
"안정적 사업 기반 마련…일각에선 경쟁력 강화 눈에 안 띄어"

최근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 간 인수합병(M&A)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매출 확보 및 사세 확장을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의 일환으로 M&A가 추진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티움바이오 △박셀바이오 △휴온스 △동국제약 △HLB그룹 등이 M&A 대열에 합류했다. 신약 개발 전문기업 티움바이오는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천연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페트라온과 소규모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페트라온은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하는 아난티, 친환경 뷰티 브랜드 톤28 등 주요 고객사를 둔 호텔 어메니티 및 천연화장품 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2023년 매출 약 44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2월 설립 후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항암면역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박셀바이오는 지난달 의약품 유통업체 에스에이치팜을 인수했다. 박셀바이오는 이번 인수로 사업 영역을 의약품 유통으로 다각화하고, 재무적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합병으로 진행된다. 에스에이치팜은 병원과 약국 등에 의약품을 유통 및 판매하는 의약품 유통회사로, 지난해 매출 31억5000만원, 당기순이익 5억4000만원을 달성한 바 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티움바이오와 박셀바이오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신약 개발 기업들은 5년 매출 유예 기간 이후 연매출 30억원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기업들이 기존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과 직접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없는 별개의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을 통해 매출 및 안정적 사업 기반 마련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신약 개발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사세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 5일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팬젠을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휴온스는 143억원을 투자해 팬젠 주식 264만7378주 취득을 결정했다. 지분 취득 이후 휴온스는 팬젠의 주식을 총 398만3167주를 보유하며, 지분율 31.53%로 최대주주가 된다. 회사는 팬젠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종속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지난 10월 화장품 연구개발 및 수출 전문 제조기업 리봄화장품과 인수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동국제약은 체결식을 통해 리봄화장품의 주식 9만6600주, 지분 53.66%를 306억원 규모에 취득했다. 이번 인수 목적은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사업 다각화라는 게 동국제약 측 설명이다.
HLB그룹은 지난달 국내 맞춤형 산업용 특수 효소를 생산하는 바이오헬스케어 소재 전문기업 제노포커스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HLB를 중심으로 한 HLB 계열사들이 인수와 증자로 250억원을, 투자자 그룹이 550억원을 전환사채(CB)로 투자, 총 800억원을 투자해 제노포커스를 인수하는 구조다.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M&A 추진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M&A 사례들이 경쟁력 강화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텍 대표는 "최근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간 인수합병 사례는 경쟁력 강화보다 안정적인 상장 유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선별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된 인수합병 사례가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벤처 기업, 상장사 간 인수합병 사례가 늘어나야 한다. 현재 (바이오 분야에서) 대기업과 벤처 기업 간 인수합병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고, 상장사 간 인수합병도 상장 시장 경직성으로 인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현재 바이오 투자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벤처 기업 간 인수합병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