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3호 구성 전 한국 시장 내 투자 사업 검토 돌입
"양국간 L/O,  상장, 인수합병 등 다양한 가능성 보고 있어"

일본 굴지의 증권사인 다이와증권그룹 계열 벤처 캐피탈 DCI 파트너스가 최근 자사 펀드 투자 대상에 한국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바이오벤처의 가치를 높여 글로벌 빅파마와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으로, 국내 헬스케어 분야에서 첫 일본 VC 투자 움직임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일본 벤처캐피탈 DCI 파트너스는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야마토 일대 바이오벤처 2호 투자사업유한책임조합'(大和日台バイオベンチャー2 号投資事業有限責任組合,  바이오벤처펀드 2호)에 이어 바이오벤처펀드 3호 투자 대상으로 기존 일본과 대만 외 추가로 한국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향후 확정지을 계획이다.

DCI파트너스는 일본과 대만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일본 에서 수위인 다이와증권그룹사인 야마토기업투자가 100% 출자해 2014년 만든 자회사로,  현재까지 일본과 대만의 30여개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으며 세포분야에 강한 교토대학을 비롯해 학교발 벤처 및 바이오벤처 투자를 진행한다. 이 중 회사 4곳은 연구기관, 대학 및 지역은행 등과 함께 만든 신약개발벤처다.

또 바이오벤처의 임상개발, 지적재산권, 규제 및 사업개발 등에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설립했던 2015년 야마토 일대 바이오벤처 투자사업 유한책임조합 1호와 2020년 시작된  2호의 누적 투자 금액은 269억엔(10월 21일 기준 우리돈 2475억원) 선이다. 일본 내 VC 중에서 이 정도 금액을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는 사례는 DCI 밖에 없다.

현재까지 DCI가 상장시킨 바이오기업은 아슬란(ASLAN), 에어제닉스(Eirgenix), 스템림(Stemrim), 레나사이언스(Renascience), 팀스(TMS), 노일이뮨(Noile-immune Biotech), 케이파마(K Pharma), 프리즘바이오랩(Prism BIOLABS) 등 7개다. 바이오 분야 주식시장 상장이 한국과 견줘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경우를 떠올려보면 '타율'이 매우 높은 셈이다.

DCI 파트너스 측은 실제 해당 펀드가 한국기업을 포함해 운용될 경우 한국 회사와 일본 회사의 협업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벤처 간 기술을 소개하고 이를 다시 양국의 기술 도입 대상 기업에게 연결하는 등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파마와 연계 등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지분 매입 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 L/O, M&A에 이르는 등의 방안으로 펀드 운용에 따르는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DCI 파트너스는 향후 수개월 간 매달 한국 내 바이오벤처와 미팅 혹은 자료 검토 등을 더해 한국 기업의 투자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초기단계여서 세부 투자 계획 등은 한국의 신약 생태계를 들여다보면서 글로벌 빅파마와 어느 정도 매칭이 가능한 후보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회사의 움직임은 한국 오름테라퓨틱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한국 바이오벤처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고다마 슌타로 매니징 디렉터, 나리타 히로키 대표, 요코타 쥰이치 매니징 디렉터.
(왼쪽부터) 고다마 슌타로 매니징 디렉터, 나리타 히로키 대표, 요코타 쥰이치 매니징 디렉터.

20일 서울에서 만난 나리타 히로키 DCI 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일본 제약업계 대기업 사이에서 일어나는 한국 신약바이오벤처의 기술수출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놀랐다. 따라서 한국 바이오 분야에 투자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리타 대표는 "한국 기업이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상장을 진행, 밸류업된 가치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려고 한다"며 "한국에서 좋은 신약개발을 위한 좋은 씨앗(Seeds)이 있는 경우 라이선스를 통해 회사를 만드는 것도 계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과 중동 등에서 한국 바이오기업을 향한 투자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일본 헬스케어 VC의 진입 가능성도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 바이오벤처를 향한 국내 투자업계의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외 투자 움직임이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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