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물질특허 만료 후 진입 윤곽
'캡슐' 내건 광동, '코팅' 선택한 대웅
오리지널사 화이자는 '코팅정 전환 중'

입랜스 필름코팅정제(사진=화이자, ibrance.com)
입랜스 필름코팅정제(사진=화이자, ibrance.com)

한국화이자제약 유방암치료제 입랜스의 제네릭 출시와 관련, 광동제약이 단독 우판권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웅제약이 필름코팅제형으로 진입에 성공했다. 캡슐제형 요건을 놓쳤지만 필름코팅제형으로 우회해 우판권을 확보한 것인데 오리지널 제품이 코팅제형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쟁구도가 짜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랜클립정'(필름코팅제형, 성분명 팔보시클립)의 125mg/100mg/75mg 등 총 3건의 품목허가를 완료했다. 여기에 랜클립정은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도 확보하면서 2027년 물질특허 만료 이후 광동제약 알렌시캡슐과 동시 출시가 가능해졌다.

흥미로운 부분은 똑같은 성분인 광동제약 알렌시는 캡슐, 대웅제약의 랜클립은 필름코팅제형이라는 점이다. 오리지널인 입랜스는 현재 캡슐과 필름코팅제형으로 나뉘어 시판중인데 광동제약과 대웅제약이 각각 다른 제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입랜스정은 화이자제약이 처음으로 개발한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 억제제 계열의 유방암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2016년 캡슐제형이 허가됐으며, 2022년 이를 개선한 필름코팅제형이 허가됐다.

캡슐제형은 음식물과 함께 복용해야 해 환자들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화이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름코팅제형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특허가 하나 더 등재되면서 이 특허가 선택의 기로가 됐다. 복약편의성이 개선된 팔보시클립 필름정제 퍼스트제네릭을 출시하기 위해 하나 더 많은 특허를 넘어야 했던 것이다.

현재 입랜스캡슐은 △2-(피리딘-2-일아미노)-피리도[2,3-d]피리미딘-7-온(2027년 3월 만료) △고체 형태의 선택적인 CDK4/6 억제제(2034년 2월 만료) 등 총 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2034년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를 넘으면서 가장 빠르게 캡슐제형의 우판권을 확보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광동제약이 결정형 특허에 제기한 소극적권리범위 확인심판 이후 14일 이내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우판권 조건을 놓쳤다. 

이에 입랜스의 필름코팅제형을 대상으로 '팔보시클립의 고체투여 형태(2036년 5월 만료)' 특허에 무효소송을 제기, 우판권 요건을 맞출 수 있었다. 해당 특허는 입랜스캡슐을 필름코팅제형으로 변경할 수 있는 특허다. 

광동제약의 최초심판에 따라붙지 못한 보령과 신풍제약 역시 이 제제특허에 심판을 제기하면서 회피에 성공했다. 보령은 대웅제약과 동일한 날에 무효소송을 제기해 동시에 승소했으며, 신풍제약은 양사와 달리 별도로 소극적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지만 동일 특허를 대상으로 14일 이내에 청구하면서 회피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보령과 신풍제약에서 제네릭 품목허가를 신청했는지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만약 보령과 신풍제약이 모두 우판권을 획득하게되면 2027년 이후 팔보시클립 제제 시장은 복약편의성이 좋은 필름코팅제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3년뒤 상황을 광동제약이 무조건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화이자가 최근 입랜스의 판매 제형을 필름코팅제형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올해 2월부터 입랜스정은 시장에 유통을 시작하면서 캡슐 제제가 자연스럽게 처방액이 줄어들다가 8월을 기준으로 특정 함량을 제외한 나머지 제제가 '0'으로 떨어진다. 최소한 현재까지 입랜스의 정제 제형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과거 캡슐이라는 이미지가 3년 뒤에는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후발 제제 역시 필름코팅제형을 내밀면 광동제약은 우판권과는 별개로 다른 제형으로 인식될 가능성도 있다. 항암제 제네릭의 경우 복용 편의성이 높으며, 오리지널과 같은 형태의 제형이 처방 면에서 환자 순응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제가 득세하는 순간 캡슐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3년 후 본격화될 이들의 경쟁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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