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장 메디테크 투자 상반기 결산

R&D 불황 속 '빠른 수익', '빅딜' 무기로 1700억 유입
휴톰·바임·메디인테크, 프리IPO 200억 조달
휴젤 등 M&A 몸값 조 단위..사모펀드·제약사도 투자처 찾아

 * 괄호는 조달 기업 수 /  자료 : 히트뉴스 자체 집계 및 재구성 
 * 괄호는 조달 기업 수 /  자료 : 히트뉴스 자체 집계 및 재구성 

2024년 상반기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시장에서 '메디테크' 기업이 약진하고 있다. 상반기 비상장 바이오텍 투자 유치액의 20%를 책임지며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엔 공식적인 투자 유치 성과가 '제로'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앞서 상장한 메디테크 기업들이 M&A를 통한 다양한 성과를 보이고 기업 자체적으로도 '수익성'을 입증하며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28일 히트뉴스 자체 집계 및 분석 결과 2024년 상반기(주금 납입일 기준) 총 21곳의 국내 비상장 메디테크 기업이 1705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상반기 신약 개발기업은 2156억원, 메디테크를 제외한 헬스케어 기업이 4640억원을 모은 걸 고려하면 당당히 주류의 반열에 올라섰다.

메디테크, 즉 의료기기 기업은 그간 신약 연구개발(R&D) 기업의 그늘에 가려 바이오 투자 시장 변방에 있었다. 그러나 시장 업황이 급격하게 변해 침체기가 시작되자 불확실성이 큰 R&D 바이오텍을 향하던 투자금이 갈 곳을 잃었다.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 수익 창출이 가능한 메디테크 기업으로 투심이 움직였다. 

메디테크 기업의 득세는 바이오 투자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가리킨다. 그간 대세였던 신약개발은 상당한 업사이드를 기대할 수 있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하는 상황에선 무엇보다 '매출'을 인식해 이른 시기 자립을 기대할 수 있는 메디테크 매력도가 높아진다. 

작년 같은 기간 메디테크 기업의 조달 성과가 한 곳도 없었던 것과 비교해도 눈부신 상승세다. 투자 라운드에서 200억원 이상을 모은 '준척급' 성과를 나타낸 곳 역시 세 곳인 것도 눈길을 끈다. 통상 시리즈 투자를 통해 200억원 이상을 조달하는 기업은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가치)이 1000억원을 넘어선 곳으로 분류된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스몰캡(중소형) 바이오헬스 기업들은 기업가치 1000억원을 넘기면서 상장 문턱을 두드리는 걸 선호한다. 사업화 성과를 터뜨리고 기업가치를 5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려 유니콘 트랙으로 입성하기엔 비상장 투자 시장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간 톱픽 기업인 휴톰(205억·시리즈 C)과 바임(200억·시리즈B), 메디인테크(200억·시리즈 B) 모두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투자) 이전에 200억원을 조달했다. 비상장 기업의 발행주식과 관련한 옵션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를 통해 상장에 적합한 몸값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상장 메디테크 기업의 연이은 인수합병(M&A) 빅딜도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2021년 GS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한 휴젤, '슈링크'를 앞세워 중국 시장을 평정한 클래시스, 미국에서 K뷰티의 선봉으로 자리잡은 루트로닉 모두 조 단위를 넘거나 이에 가까운 몸값을 책정받았다. 

더불어 프랑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키메드는 제이시스메디칼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인수전을 시작했다. 이밖에 광동제약 등을 포함한 제약사들도 메디테크 기업을 인수하거나 시장 매물을 검토하면서 전반적으로 판이 커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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