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앤생명과학 등 5개사 출격…가격・정제크기서 우위
4년 내 저가 경쟁 제네릭 속 '자리잡기' 전략 성공할까

'안잘라 먹는 탈모 치료제' 대결이 이르면 9월부터 시작된다. 유앤생명과학을 비롯해 국내 5개사가 '아보다트'로도 유명한 두타스테리드 저함량 제제를 내놓으면서 본격적 경쟁에 나선다.
유앤생명과학은 26일 자사 남성형 탈모 치료제 '아보페시아정0.2mg'(성분명 두타스테리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이 제제는 애드파마가 개발한 세계 첫 저용량 두타스테리드 제제다.
이 날 유앤생명과학과 함께 제품을 개발한 유한양행의 '모바나정0.2밀리그램', 경동제약의 '두발칸정0.2밀리그램', 대웅제약의 '두타리모정0.2밀리그램', 한독의 '모두스타정0.2밀리그램' 등의 4개 품목도 함께 식약처의 허가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두타스테리드는 오리지널인 GSK의 '아보다트’로도 잘알려진 탈모 치료제다. 국내 탈모 환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M자형 탈모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판매 포인트로 삼으며 한국오가논의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와 함께 탈모 치료제 시장의 쌍두마차로 오리지널은 물론 제네릭들 사이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타스테리드 제제 저용량이 시장에 등장한 것은 해당 성분 제네릭에 '절반 처방’이 많기 때문이다. 당초 아보다트연질캡슐의 적응증은 △양성 전립선 비대증 △급성 요저류 △양성 전립선 비대증 관련 수술 필요성 감소 △성인 남성의 남성형 탈모 치료 등 총 4가지다. 1,2형 5-알파 환원효소를 모두 억제하면서 전립선은 물론 탈모 등에도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특히 탈모치료에서는 기존 피나스테리드 치료 후 큰 발모 효과가 없는 경우 등에 처방된다. M자 탈모가 심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처방되기도 한다. 오리지널의 경우 연질캡슐 제형으로 자르기가 어려우나 국내 제네릭 중 많은 수가 정제로 나오면서 허가받은 0.5mg 제품을 반으로 잘라 처방을 내주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번에 허가받은 제품은 이 점에 착안해서 적응증을 탈모 관련 증상 하나로만 맞추되 복용 편의성과 가격을 어느 정도 낮추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보다트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의 사이즈가 크다는 점, 절반을 잘라 먹는 복용법으로 인해 쓴맛 등이 지적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정제 크기를 오리지널 대비 사이즈를 70% 수준으로 맞췄다. 여기에 환자들이 복용시 느끼는 쓴맛을 느끼지 않기에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이 영업 포인트다. 실제 가격 역시 기존 아보다트에 비해 저렴하다. 출시 시점에 맞춰 공급 가격이 확실시되지만 오리지널의 약가 상한금액인 709원과 비교하면 꽤 낮은 수준의 낮은 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회사에 따라 현재 나와 있는 두타스테리드 0.5mg 제제 중 비싼 품목의 절반 수준이 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편의성, 가격, 복용편의성을 모두 잡기 위해 나온 약인 셈이다.
다만 이들이 넘어야 할 문제는 남아있다. 탈모치료제 시장이 포화상태로 향하고 있다는 점, 기존 두타스테리드는 물론 피나스테리드와 경쟁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동안 피나스테리드 시장은 저가 경쟁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프로페시아 제네릭 최저가 마지노선은 300원대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9월 의약품 유통업체인 대한파마가 피나모정을 출시하면서 300원이라는 최저가 벽을 200원대로 끌어내렸고 이같은 시장에서 두 제제의 오리지널은 물론 제네릭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과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0.2mg 제제가 성공을 해도 향후 4년 안에는 앞선 다섯 개 제품 외에는 유사제제가 들어오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유한양행의 자회사 애드파마가 독자적 제제 개량에 성공했고 4년간 시판후 조사가 기다리고 있는 까닭이다. PMS가 끝나기 전 제품을 선보이려면 이와 유사한 수준의 시험 및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처방자인 의료기관과 소비자를 모두 노리고 나온, 최근 몇 년간 피나스테리드의 성장세보다 가파른 두타스테리드 제제 시장에 등장한 '쪼개지 않는' 제제가 파이를 '쪼갤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