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IPO 두 건… 긍정적 상장 시장 분위기 확인
침체 곡선 잠시 이겨냈지만 모멘텀 이어갈 승부수 필요
2024년 5월 국내 비상장 바이오ㆍ헬스케어 기업에 1300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2월 정점을 찍은 이후 자금 조달 흐름이 다소 감소세를 보였는데 대기업과 제약사 '큰 손' 중심으로 투자 시장이 움직이며 반등 곡선을 만들어냈다.
잠시 멈췄던 IPO(기업공) 시계가 재가동하면서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 활성화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반등 국면을 맞았음에도 전반적인 투자시장의 분위기는 바이오텍에 녹록지 않다. 반등을 위한 모멘텀 즉 '한 방 마련'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2일 히트뉴스의 자체 집계 및 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상장 바이오ㆍ헬스케어 기업 17곳은 5월 한 달(주금 납입일 기준) 동안 총 1315억원의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작년 같은 기간(7곳ㆍ675억원)과 대비해 자금 조달 기업 수와 조달액 모두 2배로 늘었다.
올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조달 실적도 5월을 기점으로 반등했다. 2023년 11월 '역대급' 라이선싱을 포함한 빅딜이 터지며 불타오른 비상장 시장은 이렇다 할 이벤트 없이 조금씩 냉각되는 분위기였다. 또 기대를 모았던 HLB의 FDA 항암신약 도전이 이달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전반적인 시장 침체도 우려됐다. 그러나 비상장 섹터에서 의미 있는 '조달 성과'를 앞세워 이를 불식시켰다.
먼저 해당 기간 100억원 이상을 조달한 기업은 6곳이다. 전체 자금의 82%가 조달 상위 기업에 쏠렸다. 통상 조달 상위기업의 성과는 바이오텍의 전반적인 투자 흐름을 좌우한다. 해당 성과만 놓고 보면 월별 기준 역대 최대 자금이 유입된 2023년 11월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해당 기간 톱픽(Top-pickㆍ최선호주)은 모회사 카카오로부터 300억원을 수혈받은 카카오헬스다. 출범 당시인 2022년 4월 1200억원을 출자 받은 지 약 2년 만의 추가 투자다. 카카오헬스는 혈당관리 앱 '파스타', 병원 진료예약 서비스 '케어챗'과 병원 B2B 사업을 전면에 세웠지만 아직은 자립을 기대하기 이른 시기다. 추가 출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일동제약 자회사이자 표적항암제 베나다파립을 개발하는 아이디언스는 250억원을 '제약사' 동아에스티로부터 확보했다. 베나다파립은 암 생성과 관련이 깊은 PARP 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후보물질이다. 동아에스티는 아이디언스의 전략적투자자(SI)로 합류하면서 항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일동제약은 아이디언스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메디인테크(시리즈Bㆍ200억원), 카인사이언스(프리IPOㆍ113억원), 네이처라우드(프리시리즈Aㆍ100억원), 바즈바이오메딕(시리즈Bㆍ100억원) 등이 조달 상위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HLB그룹에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상장사 HLB파나진은 종속회사 바이오스퀘어에 4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모처럼 프리IPO가 두 건이 포착됐다. 앞서 카인사이언스와 함께 뉴라클사이언스가 프리IPO 명목으로 80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4월 총선 등 외부 이슈가 사라진 뒤 바이오텍들이 잇달아 상장예비심사 문턱을 넘어간 점이 프리IPO 투자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바이오텍이 원하는 수준의 투자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카인사이언스는 이번 프리IPO의 기업가치를 2022년 시리즈C 대비해 30% 가량 낮춰 펀딩을 마무리했다.
뉴라클사이언스 또한 IPO와 함께 M&A 및 특정 기한 이전까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지 않을 경우 전환가격을 조정하는 불리한 옵션을 안은 채 투자금 조달을 마쳤다.
관련기사
- VC가 찜한 아이빔·토모큐브…"공통점은 젊은 교수 창업"
- 최수진 당선자 "바이오 M&A 활발…벤처 생태계 확장 모델 필요"
- '옥석 바이오텍' 가리는 언론의 질문... "대표, 당신은 누구냐?"
- 투자자 시선 이젠 '의료기기'로? "상업화 성공 가능성 높아"
- 비상장 신약 바이오텍 5월에만 480억 조달했다
- 모회사 수혈 카카오헬스케어 300억, AI 내시경 메디인테크 200억
- South Korean Healthcare Secures $60.1mn in May 2024
- 신약 바이오텍 투자 가뭄...그래도 '믿을맨' 항암제엔 몰렸다
- 온코크로스-카인사이언스, 인공지능 혁신 신약개발 협력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