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아벨로테라퓨틱스 등 자금조달 성공 9곳
우주에서 의약품 위탁생산 콘셉트 스페이스린텍 40억 자금 유치

2024년 4월 한 달 국내 비상장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가 월별 기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을 유치했다. R&D 바이오텍 성과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규모론 100억원 가량 늘었고 조달 기업도 2배 가까이 순증했다.

항암신약 개발 기업이 이 기간 조달 자금의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다만 독특한 기술과 적응증을 앞세워 시장과 스킨십에 나간 곳들의 약진이 주목된다. 특히 우주신약(Space medicine)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엿볼 수 있었다.

12일 히트뉴스가 자체 집계 및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4월(주금 납입일 기준) 신약 후보물질을 파이프라인으로 확립해 자금을 조달한 바이오 기업은 총 9곳이었다. 이들에 유입된 자금 총액은 435억원이다.

올해 1월 R&D 바이오텍에 7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유입된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조달에 성공한 기업 수로 놓고 보면 올해 4월이 가장 활발한 성과를 기록했다. 앞서 661억원을 모았던 1월의 경우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가 조달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규모가 커졌을 뿐 전체 조달 성공 기업은 7곳이었다.  

이 기간 명확하게 투자 라운드를 밝힌 곳은 아벨로스테라퓨틱스(시리즈 Bㆍ170억원)와 듀셀바이오테라퓨틱스(시리즈 Bㆍ90억원) 뿐이다. 이밖에 7개 기업은 극초기 투자를 진행했거나 시장 호응이 충분치 않아 투자 기간이 늘어진 경우다. 조달 시장의 파편화가 시작됐다는 점을 신약개발 바이오 펀딩 흐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 성과는 전년 동기 대비 규모와 조달 기업 모두 개선됐다. 2023년 4월엔 5개의 기업이 346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었다. '조달 성과 제로'란 최악의 부진이 나타났던 2023년 2월의 기저효과가 시장 침체 분위기를 만든 여파였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가 올해 1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230억원을 모은 이후 팁스(TIPS)를 통해 12억원을 추가로 확보한 게 눈길을 끈다.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의 1월 조달 성과는 작년 4월 일리미스테라퓨틱스(시리즈 A, 200억원)에 이은 9개월 만의 시리즈 A 투자 라운드 빅딜이다.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는 창업주 조병철 교수가 임상의(PI)로 참가한 혁신신약 렉라자가 글로벌 출시를 앞둔 데다,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하는 보유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외에도 parp 인자 저해제(inhibitor)를 앞세운 아벨로스테라퓨틱스,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 등이 항암 신약 개발을 토대로 조달 성과를 나타냈다.

다만 현재 비상장 R&D 바이오 조달 시장의 화두는 국내 기업 스페이스린텍이 차지한 모습이다. 조달 규모는 40억원에 불과하지만 우주에 공장을 만들고 의약품을 위탁 받아 생산하는 사업을 통해 우주 의약품(Space medicine)을 개발하기 위한 자금을 유치한 결과다.

우주의학 및 관련 산업은 국내에선 전통 제약사 보령이 가장 먼저 쏘아올렸다.2022년부터 장기 우주 탐사 미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주인들의 건강 문제를 연구하거나 우주 환경을 이용해 지구의 의학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시장에선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그러나 이미 여러 빅파마들은 우주 신약 개발 합류하며 이 흐름이 그저 '뜬구름'이 아니란 걸 시장에 시사한다. 

세부적으로 머크의 경우 지난 2019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우주정거장에서 제조하는 데 성공해 논문을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라이 일리는 신약 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미세 중력을 활용하고자 했다. 

시장 관계자는 "우주 신약 개발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먼 얘기이며 아직까지 조달 규모를 놓고도 큰 의미를 찾기는 어렵지만 '신선한 소재'가 없던 R&D 바이오 투자 시장에서 다르거나 빠르게 움직인 결과 펀딩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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