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메디·보로노이·나이벡,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개발 중
업계 "차별화된 작용기전 바탕으로 신약 개발 나서야"

지난달 미국 머크(MSD)의 폐동맥 고혈압(PAH) 치료제인 '윈리베어(성분 소타터셉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가운데, 국내 바이오텍들도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10가지 이상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의 경우 3가지 약물 치료를 받고도 증상이 악화되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가 존재한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기업 대비 임상 단계가 늦은 점이 있지만, 병용 투여 등으로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L/O) 성사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자이메디 △보로노이 △나이벡 등 국내 바이오텍들이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자이메디는 지난해 7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심장, 폐, 혈액연구소(The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ㆍ이하 NHLBI)와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ZMA001(개발코드명)'의 개발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R&D)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협약에 따라 자이메디와 NHLBI는 ZMA001의 임상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자이메디는 지난해 NHLBI의 폐동맥 고혈압 임상의 및 중개연구팀과 협력해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을 진행했다. 김성훈 자이메디 대표는 지난해 <히트뉴스>와 인터뷰에서 "2022년부터 NIH와 ZMA001의 임상 협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NIH가 자이메디의 ZMA001의 혁신성과 효력을 인정해 공동으로 임상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보로노이는 흡입용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VRN13(개발코드명)'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VRN13은 '흡입 약물'로, 폐동맥에 직접 약물이 전달돼 전신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또 PDGFR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높고, 부작용의 원인으로 잘 알려진 VEGFR-2 억제 정도가 매우 낮아서 안전한 약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VRN13은 2022년 11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 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나이벡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인 'NP-201(개발코드명)'에 대한 전임상시험에서 폐동맥 고혈압 치료에 있어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에 따라 NP-201의 글로벌 임상에 폐동맥 고혈압도 적응증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NP-201은 재생 기능을 보유한 새로운 기전의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다. '모노크로탈린(Monocrotaline)'으로 폐동맥 고혈압을 유발한 동물에 NP-201을 투여한 결과, 용량의존적으로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평균 혈압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바이오텍들이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 차별화된 작용기전(MoA)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 투자심사역은 "국내 바이오텍들이 글로벌 기업 대비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 임상 단계가 다소 늦은 편"이라며 "다만 새로운 작용기전과 단독 및 (소타터셉트) 병용 투여시 이점이 생기면 글로벌 L/O의 기회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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