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 '중선파마' 약 391억에 인수하기로
활명수, 잇치, 판콜 등 주력 일반의약품 베트남 시장 진입 추진 계획
해외 매출 5% 불과…126년 역사 속 '내수용 기업' 한계 넘어설까 관심

1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화약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며 그 성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해외 투자는 지난 2020년 국내 의료기기 업체 메디쎄이 인수합병(M&A)에 이은 2번째 M&A이자 그 규모면에서도 가장 큰 투자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떄문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3일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인 중선파마(TRUNG SON Pharma) 지분 51%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금은 약 391억원이다. 같은 날 동화약품이 공시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를 보면 회사는 TS케어 조인트 스톡 컴퍼니(TSCARE JOINT STOCK COMPANY) 지분 51%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동화약품은 TS케어 조인트 스톡 컴퍼니의 기존 주주로부터 지분의 80%가 되는 범위까지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 31일 딜클로징(거래종결)이 될 예정이다.
중선파마는 1997년 설립해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개 약국체인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작년 기준 약 7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과 함께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H&B 카테고리 제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공시를 살펴보면 동화약품이 인수하려는 이 베트남 회사는 2021년 약 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403억원 대비 7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에 순손실도 2020년 9억원에서 2021년 약 3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실적을 기재하지 않았는데, 회사 측이 밝힌 740억원 정도를 기준으로 볼 때 매출액 증가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흑자 전환 여부도 미지수다. 2020년 500% 이상이던 부채비율은 2021년 200%대로 내려오면서 재무건전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동화약품의 이번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인 중선파마 인수 건은 회사의 첫 아웃바운드(해외 기업 인수·투자) 딜인 데다 그 규모면에서도 가장 큰 투자여서 회사의 명운을 건 M&A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통틀어 베트남 기업을 대상으로 M&A에 나선 것은 동화약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약사 개인 형태로만 약국 운영이 가능한 우리나라와 달리 법인 형태의 약국 사업이 가능하다"며 "이는 드럭스토어 라인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동화약품은 이번 중선파마 인수에 따라 자사 대표 의약품인 활명수(소화제), 잇치(잇몸약), 판콜(감기약) 등 일반의약품의 베트남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반의약품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홍삼, K-뷰티 상품 판매량이 급증한 베트남 시장 수요에 맞춰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제품 라인 판매로도 확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 약국체인 기업 인수는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의약품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향후 동남아 제약 및 뷰티 시장으로의 확장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장수 제약회사로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동남아 제약 및 뷰티 시장에 선보여 K-파마 및 H&B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340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5%로, 해외 매출 비중은 5%에 그친다. 126년의 역사를 뽐내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만 의존해 온 전형적인 '내수용 기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2021년과 2022년의 해외 매출 규모는 각각 145억원, 185억원이었다.
동화약품 창사 이래 첫 M&A 딜이었던 메디쎄이 인수로 회사는 해외 매출 확장이라는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디쎄이를 인수한 이후 2020년 4분기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수출액으로 22억원이 잡혔고, 이후 2021년 108억원, 작년에는 138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동화약품이 거둔 해외 매출의 대부분이 메디쎄이 수출에서 나온 셈이다.
반면 회사 측이 언급한 활명수, 잇치, 판콜의 지난해 수출액은 각각 11억원, 1억, 2100만원 수준이었다. 이번 중선파마 인수를 동화약품이 또 다른 해외 매출 확장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 [HIT알공] 동화약품, 베트남 의약품 유통체인 기업 인수
- 동화약품, 베트남 약국체인 기업 '중선파마' 391억에 품었다
- 동화약품, '메디쎄이 중국법인'에 실적 발목
- 신사업 찾는 동화약품, 척추 임플란트 업체 '메디쎄이' 인수
- Dongwha Pharm’s First Global Step: Trung Son Pharma Acquisition
- 동화약품, 트러블 스킨케어 브랜드 '후시다인 더마 트러블' 출시
- K제약·바이오, 동남아 현지 기업·협력사 등 유통망 확보 '총력전'
- 동화약품 인사 살펴보니… 윤인호 부사장 체제 선명·M&A 확대 기조
- 동화약품, 셀트리온서 '화이투벤·알보칠' 등 일반의약품 4종 인수
- 김신우 경북대 감염내과 교수, 제14회 '윤광열 의학상' 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