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합자법인 '메디쎄이케미칼디바이스' 전액 손상차손 인식
동화약품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메디쎄이의 중국합자법인이 발목을 잡으며 빛이 바랬다. 앞서 동화약품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지난 2020년 9월 약 200억원 들여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쎄이를 인수한 바 있다. 동화약품의 메디쎄이 인수합병(M&A) 딜은 오너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이 직접 나서 주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1일 동화약품에 따르면 2022년(연결 기준) 매출액은 3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25억원에서 299억원으로 33% 늘었다. 이어 당기순이익도 196억원에서 216억원으로 10% 증가했다.
동화약품은 2020년 메디쎄이를 인수하면서 종속회사로 편입해 신규 영업 부문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제약업에서 거둔 매출은 3159억원, 의료기기 제조업에서 거둔 매출은 246억원이었다. 이는 직전해인 2021년과 비교할 때 각각 16%, 18% 증가한 수치다.
주력 사업인 제약업과 신규 사업인 의료기기 제조업 모두 실적 호조를 보이며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의 경우 그 증가 폭이 영업이익 대비 못 미쳤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 영업외손실로 인해 훼손됐기 때문이다. 기타손실은 2021년 약 11억원에서 지난해 42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같은 기간 지분법주식관련손실도 4억원에서 23억원으로 늘었다.
동화약품은 그 원인으로 2021년 프랑스 혁신신약 개발업체인 퀀텀지노믹스(Quantum Genomics)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저항성 고혈압 치료제 '피리바스타트(Firibastat)'의 개발 중단과 메디쎄이 중국합자법인을 꼽았다. 회사 측은 "퀀텀지노믹스와의 라이선스 인(License-in) 계약이 중단됨에 따라 기타의 무형자산 금액 35억원을 전액 손상 인식했다"며 "메디쎄이의 중국지역 투자회사에 대해 향후 지속적인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관계기업투자주식손상차손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메디쎄이는 중국합자법인인 '메디쎄이메디칼디바이스(MEDYSSEY MEDICAL DEVICE CO.,LTD.)' 지분 50%를 보유 중이다. 2021년 24억원이었던 해당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을 지난해 0원으로 전액 손상 인식한 것이다. 메디쎄이메디칼디바이스는 지난해 1억7037만원의 매출을 거두는데 그친 반면, 순손실은 약 11억원에 달했다. 2021년의 경우 매출액은 약 19억원, 순손실은 7억원가량이었다. 1년 사이 매출이 급속도로 쪼그라들면서 손실폭이 확대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앞서 메디쎄이는 미국 시장 다음으로 미래 중요한 거대 시장으로 떠오를 중국에서 현지 생산을 통한 적극적인 영업 및 마케팅 망 확대를 위해 지난 2016년 2월 피토메디칼(Fito Medical Co., Ltd)과 중국 충칭에 메디쎄이메디칼디바이스를 설립한 바 있다. 2017년말 생산 공장을 완공한 뒤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인증받아 판매에 나섰지만 이후 실적 악화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쎄이 측도 "공동기업인 메디쎄이 메디칼 디바이스의 지속적인 매출 부진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됨에 따라 지난해 16억8393만원을 손상차손(당기손익)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미환류소득법인세(2017~2021년) 경정청구에 따른 환금액이 발생함에 따라 법인세 비용이 감소했지만, 장기금융자산평가손실 등이 크게 증가해 금융비용이 대폭 늘기도 했다. 2021년 70억원에 달하던 법인세비용은 지난해 15억원으로 줄었다. 2021년 6억원에 그쳤던 금융비용은 지난해 66억원으로까지 치솟았다.
회사 측은 "금융비용 증가는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 따른 당사의 투자금융자산의 가치 하락에 따른 것으로, 향후 경기 반등 여부에 따라 상당 부분 만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