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F, 글로벌 ADC 기업 육성 나서...관건은 외부 자금 조달
ADC 벤처 "ADC 프로젝트, 이론적으로 가능한 일...나스닥 상장해야"
VC 업계 "ADC 연합군, 글로벌 VC에서 투자 유치할 가능성 낮아"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ADC(항체약물접합체)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ADC 신약개발 기업 육성에 나선 가운데 바이오텍과 VC(벤처캐피탈)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은 5일 KDDF 2주년 출범 기자간담회서 "항체(Antibody), 링커(Linker), 페이로드(Payload) 분야 기업들이 연합하는 ADCaptain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VC,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서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사업단의 R&D(연구개발) 자금을 더해 ADC 분야 국가대표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묵 단장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서 가상 회사(Virtual Company)를 설립해 공동운영위원회를 만든 후 과학개발자문위원회를 통해 국가 자금,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2024년 이후 법인 설립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기업들이 라이선스 아웃(L/O)을 통해 지분을 획득하는 형태로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업단은 미국 법인 설립을 1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묵 단장은 "(ADC 파이프라인의) 임상개발 도중 글로벌 빅파마서 M&A(인수합병) 제안을 받게 된다면 L/O가 아닌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지 않은 채 정부 R&D 자금에 계속 기댈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ADCaptain 프로젝트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ADCaptain 프로젝트

묵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어려워도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외부 자금이 투입되는 순간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기획재정부에서 아부다비 국부펀드에 이번 프로젝트를 사업제안서에 포함시켰다. 2024년 6월까지 투자 집행이 완료되면 자금 모집에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며 "프로젝트 초기는 연구단계이므로 사업단이 보유한 R&D 자금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DDF 측에 따르면, 2023년도 제1차 국가신약개발사업 '글로벌 블록버스터 ADC 항암제 구성 요소 개발' 신규 과제(ADCaptain 프로젝트)에 17개의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다(지난 3일 접수 마감).

KDDF는 항체, 페이로드, 링커 분야서 각각 1개의 기업을 선정해 총 3군데 기업을 선발한다. KDDF 관계자는 "현재 사전 검토 및 평가단을 구성 중"이라며 "이후 서면 평가, 발표 평가, 실사 평가를 통해 투자 심의 및 예산 조정까지 된다면 대략 7월 중에 최종 기업 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ADC 개발 벤처 "ADC 프로젝트 환영...산업 성장의 발판 마련"

"ADC 프로젝트, 충분히 가능한 일...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해야"

ADC(항체약물접합체)
ADC(항체약물접합체)

익명을 요구한 신약개발 벤처 한 관계자는 "현재 당사는 KDDF의 신규 과제에 이미 지원한 상태다. ADC 분야는 전통적으로 새로운 캐리어(Carrier), 링커, 페이로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서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 씨젠(Seagen) 수준의 규모가 아닌 회사에서 모든 부문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양한 요소 기술별 전문성을 보유하는 것이 최선의 생존방안인 분야의 특성을 감안하면, KDDF의 새로운 과제 방식은 국내 ADC 산업계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연구 성과물을 독점적으로 KDDF에 라이선스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타깃에 대해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페이로드 개발사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새로운 콘셉트라고 생각한다"며 "저희 기술이 선정될 경우 특히 링커 회사와 조합이 중요하지만 이런 조화를 잘 이뤄낼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그러나 KDDF서 새롭게 기획한 이번 과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향후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저희가 기여할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ADCaptain 프로젝트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요소는 하나도 없다. 프로젝트의 방향성도 맞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ADC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만들면 미국서 투자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ADC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분야"라며 "1kg 미만의 임상 시료를 만드는 데 약 150~200억 원이 투입된다. 국내서 투자를 받게 되면 ADC 임상 진입은 거의 불가능하다. 연구 단계까지만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VC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미국 법인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ADC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통해 미국 나스닥 상장에 도전해야 한다"며 "KDDF의 ADC 프로젝트가 현실에서 작동될 수 있길 바란다. 페이로드가 가장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은 페이로드 기업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VC 업계 "국내 ADC 연합군, 글로벌 VC 투자 유치 어려워"

"ADC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 낮아...사업단 취지와 맞지 않아"

벤처캐피탈(VC) 업계 한 관계자는 "항체·페이로드·링커 등 각각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IP(지적재산)의 소유권을 가상 회사에 이전시키거나 기술사용료 계약을 체결해 미국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다만, 가상 회사가 IP를 기술이전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펀드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미국 법인 설립 자체는 가능한 아이디어지만 어떤 항체·페이로드·링커를 활용해 ADC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ADC 연합군이 글로벌 VC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미국 VC의 입장에서 국내 바이오텍은 미국 바이오텍에 비해 상업화 경험이 현저히 부족하다"며 "향후 KDDF의 ADC 프로젝트 개발 계획에 따라 다르겠지만, 특별한 아이템이 아니라면 (미국 VC에서) 투자 유치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24년 미국 법인 설립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ADC 프로젝트 관련 기술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지에 대한 실험 결과가 나와야 한다. 원숭이 실험 단계서 실험 결과를 확보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에 법인을 설립하려면 ADC 분야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기술이 필요하다. 글로벌 VC에서 임시 팀 형태의 조직이고 플랫폼 기업이 아닌 곳에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ADC 의약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독성 부작용이다. 이 때문에 ADC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기존 ADC 치료제 대비 독성을 현저히 낮춰야 한다. 현재 수많은 기업들이 암 타깃의 ADC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암 타깃의 ADC 파이프라인 개발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라며 "ADC를 암 이외의 질환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만약 국내 기업들이 이 같은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다면 국내 대형 벤처캐피탈(VC)서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ADC 프로젝트의 현실성을 차치하더라도 이 프로젝트가 KDDF의 사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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