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용 일반약 '베니톨' 동일 성분·함량 '치퀵' 매대 노린 까닭은?
약가획득 불필요·가격 유동성 등서 장점

같은 성분, 같은 함량의 약. 하지만 후발 주자는 '약국의 판매대'를 노렸다. 종근당의 '치퀵'은 동일성분 제제가 시장 내 처방용 일반의약품(OTx) 포지션을 택한 것과 달리 일반의약품(OTC)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업계는 기존 리포지셔닝 전략과 달리 보험약가 획득이 불필요하고, 가격 유연성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향후 OTx 제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치질치료 일반의약품 치퀵정(성분명 미세정제플라보노이드분획물)을 선보였는데, 이는 동국제약 치센캡슐과 동아제약 디오맥스의 주성분인 디오스민 과 다른 성분으로 시장에 나왔다.

종근당 측은 출시와 함께 치질, 하지부종, 통증, 초기 욕창 등 다양한 정맥순환 관련질환 치료에 적용 가능하며 디오스민 단일성분 치료제와 달리 급성 치질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흥미로운 부분은 치퀵이 시장 내 동일 성분과 동일 함량의 제제들이 추구했던 처방용 일반의약품 이른바 OTx가 아닌 약국 시장을 향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의 출시는 업계가 그동안 추구하던 '리포지셔닝'과 다소 다르다. 동일 성분의 여러 적응증 중 하나를 더욱 강조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던 OTC판매 전략과는 궤가 다른 것이다.

업계에서 OTx라고 부르는 제품은 의사 처방이 이뤄지는 일반의약품을 말한다. 분류상으로 일반약이지만 임상 현장에서 전문의약품 등과 함께 활용했을 때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거나 보험약가를 받아 처방에 더욱 싸게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일선 약국가에 판매중인 치퀵. 종근당은 출시일과 더불어 해당 제품을 중점 배치했다. 
일선 약국가에 판매중인 치퀵. 종근당은 출시일과 더불어 해당 제품을 중점 배치했다. 

대표적 동일성분 및 함량의 제제는 광동제약의 '베니톨정'이다. 베니톨정은 다리 부기(하지부종)이나 초기 욕창 등 등 만성 정맥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기존 약제와 함께 세트처방되는 제품 중 하나다.

베니톨의 보험약가는 현재 정당 176원선이지만, 2021년 식약처 기준 생산실적은 96억3746만원에 달한다.

2020년에도 이와 비슷한 생산실적이 나왔다는 점, 매출은 생산실적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억원 이상 블록버스터라는 뜻인데 종근당은 OTx 대신 약국 판매대를 선택했다.

업계는 흥미로운 틈새시장 전략으로 보고 있다. 동일 성분 제제는 약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선 때문이다. 

베니톨은 작년 가산재평가를 통해 206원에서 176원으로 약가인하가 결정돼 회사가 약가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이를 인용해 약가는 원상태로 돌아갔지만 광동제약은 올해 초 소송을 포기, 인하된 약가로 확정됐다.

처방의약품 약가가 인하되면 품목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고, 매출이 증가하면 사용량-약가 연동제 등 약가 인하 기전과 맞닥뜨려 다시금 품목 가격이 내려간다.

의약품 제조 관련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 회사 채산성이 더욱 낮아진 상황에서 약국 시장 진입 약제라면 보험약가를 신경쓸 필요가 없고, 생산단가 인상에 따른 수익성 걱정이 조금은 덜해진다.

회사 역시 이를 감안해 처방전이 아닌 판매대 직행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 단위 역시 30정들이 포장으로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가격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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