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스민 300㎎ 판매량 5년 만에 마이너스로…600㎎ 3년 새 덩치 3배
동아 '디오맥스' 과반 속 복용 편의 전략 먹혀 드나

최근 몇 년간 약국 판매대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디오스민' 성분의 경구용 치질 치료제 시장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300㎎ 제품의 성장이 주춤해진 반면 복약 편의성 등을 호소하며 진입한 제품들이 연이어 시장에서 급격하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디오스민 300㎎ 함유 경구용 치질 치료제 일반의약품의 전체 판매량은 약 93만여개로 전년 95만개 대비 2% 감소했다.
금액적 측면 혹은 판매량 하락 폭의 수치가 낮아 별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최근 5년간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2018년 53만개가량 팔렸던 디오스민 300㎎ 성분 캡슐제제 판매량은 2019년 75만개, 2020년 79만개, 2021년 95만개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8년에서 2019년 40%라는 큰 성장을 차치하더라도 2020년 6%, 2021년에는 19%나 판매량이 올랐다. 코로나19에도 쉬이 쓰러지지 않던 이들 제품이 지난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600㎎ 제품은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2020년 2분기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디오스민 600㎎ 정제 판매량은 해당 분기 당시 채 5만개에 지나지 않았으나, 2021년 10만여개로 뛴 뒤 2022년에는 약 15만개까지 올랐다. 전년 대비 증가 폭 역시 2021년에는 113%, 2022년은 47%에 육박했다.

약국가에서는 디오스민 제제가 치질 치료제로 등장하면서부터 고함량 제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치질은 일반적으로 항문 주변 정맥에 피가 몰리며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다. 현대인의 경우 생활습관으로 인해 치질 환자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내 질병 소분류 통계 실적을 보면, 대표적인 '치질' 증상인 항문 및 직장부의 열창 및 누공(질병코드 K60)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는 2021년 기준 14만4179명에 달한다. 전년 13만9000명에서 다소 증가했다.
또다른 치질 증상인 △항문 및 직장부의 농양(K61)의 경우 같은 기간 6만1698명 △항문 및 직장의 기타질환(K62)는 12만3807명 △치핵 및 항문주위정맥혈전증(K64)도 63만6611명 등으로 2020년 대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류 과일에서 발견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인 디오스민은 혈관의 탄력과 강도, 원활한 혈액 순환을 돕는다. 식물 성분인 데다가 이미 다리 부종 치료 등에 쓰였을 만큼 안전성도 입증됐다.
이같은 가능성에 착안해 국내 시장에서는 300㎎ 캡슐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동국제약의 '치센캡슐'이다. 치센캡슐은 소비자 대상 광고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휘어잡았다.
약국가에서는 치질 치료제로 차별화한 이들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좀 더 빠른 효과를 원하는 곳 역시 생겨났다. 고함량과 더불어 복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요소의 제품이 출시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20년 등장한 600㎎ 정제는 허가 당시 이미 눈길을 끌었다. 캡슐보다 조금은 크지만 한 번에 600㎎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큰 효과를 줄 수 있다는 포인트가 됐다.
이후 2분기에 동아제약의 '디오맥스정'을 시작으로 나온 600㎎ 제품은 자연히 약국가의 관심이 이어졌다. 특히 디오맥스정의 경우 그동안 회사의 콘셉트와는 다른 강한 색상 등을 사용해 시장의 눈길을 끌려 했다. 또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박스 단위를 2개로 나누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한미약품의 '치쏙', 초당약품의 '나노디오', 삼진제약의 '아나파치' 등이 하나둘씩 순차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붐업(활성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 제품이 기존 300㎎과 비교했을 때 너무 높지 않은 평균 소비자가를 책정하면서 약국가 역시 추천이 어렵지 않은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소비자와 약국가가 생각하는 틈새를 잘 공략했던 것이 시장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600㎎ 제품 중에서도 우위가 갈리는 점은 꽤나 흥미로운 대목이다. 현재 가장 시장에서 앞서나가는 품목은 동아제약의 디오맥스정이다. 2022년 기준 디오맥스정의 판매량은 6만7000여개로 전체 시장의 4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따라잡고 있는 한미약품의 치쏙은 3만5000여개 차이로 점유율로는 25% 수준이다. 그 뒤를 잇는 초당약품의 나노디오가 2만4000여개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흐름을 봤을 때 300㎎과 600㎎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센은 치질약 시장을 경구용 치질약으로 재편했는데, 이제는 디오스민 600㎎ 고함량 경구용 치질 치료제로의 변화가 시작된 것 같다"며 "복용 편의성과 효과로 인해 앞으로 디오스민 600㎎ 고함량 치질 치료제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