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원료제조소서 API를 받은 곳 상당수도 같은 상황

우울증 치료제 설트랄린 제제를 보유한 제약사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해당 제제 원료의 불순물 문제로 일부 회사가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예상처럼 빠른 조치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식약처 역시 불순물의 영향과 조치에 신중한 입장이라서 이번 사안이 어떻게 매듭지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제약업계에 따르면 명문제약은 관련 업체와 약국가 등에 자사의 설트람정50mg(성분명 설트랄린염산염)을 출하 중지함과 동시에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설트람정의 주성분인 설트랄린은 우울증과 강박장애, 공황장애를 비롯해 월경전 불쾌 등에 쓰인다.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제품명인 한국화이자제약의 졸로푸트로도 알려져 있다.
회사가 밝힌 판매 중단 사유는 불순물이다. 해당 제품을 자체 제조한 후 출고 전 불순물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품에 1일 기준치 이상의 불순물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후 불순물 관련 보고를 식약당국에 마쳤으며 원료 문제를 해결한 이후 제품을 다시 출하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이 보낸 설명이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해당 제품뿐만 아닌 동일한 원료제조소에서 API를 받은 곳 상당수가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전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원료의약품(DMF) 공고에 등록된 제조소는 총 16개소. 다만 해당 목록은 등록만 돼 있을 뿐, 이 중 원료를 자체 생산해 제품을 만드는 곳을 제외하면 외국 원료를 사용하고 있고 이 중 몇 개는 인도 등 일부 국가의 원료 사용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반응이다.
여기에 몇 개 회사가 식약처에 이를 자진 보고 했음에도 아직 식약당국의 처분이 나오지 않아 회사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도 이어진다.
식약처 측은 현재 조사 중이라는 답을 내놨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보고 이후 조치와 현재 진행 사항 등을 묻는 질문에 "1일 섭취 허용량 설정 등을 위해 관련 자료를 내부 검토하고 있다"며 "발생원인 등 자료 검토 결과에 따라 조치 방안과 (조치) 범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다만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판매 등의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우려도 나온다. 불순물이 1일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던 한 회사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지라 출하 정지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넌지시 언급했다.
한 중소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식약처의 조치에 따라 실제 판매를 재개할 수 있는 시점이 정해지는 이상 (식약당국의) 답이 가급적 빨리 나와야 한다"며 "임의제조와 달리 불순물은 업체 내에서도 인지하기가 어려운 이상 당국의 조치가 업체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