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임철근 JW중외제약 BIO전략사업부 '헴리브라팀' 팀장
항체·비항체 환자 모두에게 28일간 예방효과 지속
피하주사로 투여편의성 개선해 환자 삶의질 개선

대개 2~3일마다 정맥주사하는 A형 혈우병 비항체 치료제 시장에서 28일 간 예방 효과와 피하투여 옵션을 장착한 JW중외제약 '헴리브라(성분명 Emicizumab)'의 급여등재가 임박했다. 항체 환자 대상으로는 2020년 2분기 급여등재 됐다.
한국혈우재단이 발간한 '2019 혈우재단백서'에 따르면 국내 혈우병 환자는 2509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A형 혈우병 환자는 1746명(69.6%)으로 가장 많은데, 항체 환자는 78명, 비항체 환자는 1589명으로 비항체 환자가 훨씬 많다.
희귀질환인 A형 혈우병의 특성상 평생 예방(치료)주사를 맞아야 하고, 보험약가가 비싸 올해 국내 치료 시장 규모는 약 1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JW중외제약는 글로벌제약사 로슈의 자회사인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 권한을 2017년 확보해, 2019년 품목허가를 받았다.
출시 1년 만인 2021년 헴리브라는 72억4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A형 혈우병 항체치료 단일 영역에서 약 70%의 점유율로 리딩 품목으로 떠올랐다.
히트뉴스는 15일 '헴리브라'의 투여경로 및 작용 원리의 어떤 점이 이번 비항체 치료 급여등재와 관련 혈우병 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지 JW중외제약 BIO전략사업부 '헴리브라팀' 임철근 팀장(PM)을 만났다.

항체와 비항체 환자 모두에 사용될 수 있는 헴리브라의 치료적 작용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선 작용기전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필요했다.
임철근 팀장은 "헴리브라는 유전자재조합 이중 특이성 단일클론 항체"라며 "즉, 2개의 다른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부위를 가진 항체로 작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이제약은 이 약을 개발하기 위해 4만 여 개의 조합물을 스크리닝해 표적 인자와의 결합 특이성이 높고, 약물 동력학이 우수한 조합을 찾아냈다.
임 팀장은 "일반적 항체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혈액응고인자인 'Factor Ⅷ'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체가 생기지 않고도 혈액응고 작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헴리브라는 손상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Factor Ⅸa'와 'Factor Ⅹ'에 작용해 혈액응고 기전을 야기 시키기 때문에, 항체 유무 상관없이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치료제의 장점은 최대 28일 까지 투여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는 "기존 응고인자 치료제들은 반감기가 짧아 1주에 2~3회씩 정맥투여 해온 것과 달리, 헴리브라는 우수한 약물 동력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반감기가 길고 생체 내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작용해 최대 4주 1회 투여가 가능하다"며 "이는 곧 예방요법제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제를 평생 투여해야 하는 혈우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환자들이 본인의 치료제 투여 패턴을 조절해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혈우병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대학병원은 전국에 20 여 개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는 환자에게 이동거리와 시간적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다.
임 팀장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 입장에서 대학병원이 주말에 혈우병 외진을 시행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본인 스케쥴에 맞춰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헴리브라는 개발초기부터 대규모 글로벌 임상인 'HAVEN trial'을 통해 항체 및 비항체 영역에서 대조군과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해왔다.
임 팀장은 "장기간의 임상 결과, 효과적인 측면에서 출혈률이 70~8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며 "아예 출혈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도 90% 이상이 됐다"고 밝혔다.
출혈률이란, 환자에게 출혈이 발생한 횟수를 연간 횟수로 환산한 것을 말한다. 혈우병 치료제를 투여한다고 해서 출혈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임상시험에서 효과적인 측면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다.
또한, 환자들이 느끼는 투약편의성에 대한 연구에서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기존 정맥주사 대비 만족도가 90%를 넘었으며, 육체건강 및 사회 활동점수도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실제로 혈우병 치료에 있어 소아 또는 성인 환자 모두에게서 정맥 주사는 통증 및 상처 등 트라우마를 야기할 수 있어 꺼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팀장은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헴리브라를 처방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통해 헴리브라의 투약편의성과 주기에 대한 환자들의 피드백이 만족스럽다고 들었다"며 "혈종과 같은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또래와 같이 운동을 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JW중외제약은 헴리브라의 비항체 환자치료 급여등재를 위해 정부와 유관 학회(혈액학회, 혈전지혈학회, 소아혈액종양학회 등) 의료진들과 논의 중이다.
임 팀장은 "비항체 급여 신청은 2020년 7월 신청해 이제 2년이 되가고 있다"며 "그동안 축적된 임상연구 데이터, 실제 경험들이 종합돼 건강보험공단 및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협상 등을 거쳐 올 하반기 내 등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초고가약 등재 시 보험재정의 일정부분을 환급 등의 방법으로 분담하는 위험분담제(RSA)를 택해 등재 절차를 밟고 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6년까지 헴리브라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에서 전년 대비 41% 성장해 전 세계 1만 7000명 이상의 환자들이 헴리브라를 투여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내 출시가 글로벌 보다 약 3~5년 늦은 것을 감안하면, 이 트렌드를 우리나라도 조만간 따라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몇 년 안에 국내 혈우병 시장의 리딩 품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JW중외제약은 60년 넘게 수액 등을 공급해 온 베테랑 제약사지만, 혈우병 시장에 뛰어들었던 기존 제약사에 비해 아직 초년생과 같다는 업계 인식이 있어 왔다.
이에 대해 임 팀장은 "생명존중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JW중외제약은 앞으로 혈우 환우들을 가족처럼 아껴 주시는 의료진과 혈우병치료의 동행 파트너로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혈우 환우들이 건강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같은 방향으로 함께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