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신뢰성 확보, 시판 후 관리·전 과정 RMP 등 세분화
전문가 "MDR, 그간 작은 변화들과 달라"

유럽 의료기기 관리제도가 '지침(MDD CE)에서 규제(MDR CE)'로 상향됨에 따라 유럽 진출 중이거나 진출을 앞둔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여러 업체들이 MDR 인증 초기 단계부터 상향된 난이도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유럽 의료기기 분류 체계 중 1등급으로 분류됐던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Softwar as Madical Device, SaMD)들은 질병에 따라 2·3등급으로 상향되면서 규제 상향과 등급 조정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DR은?

Medical Device Regulation은 종전 지침으로 관리되던 Medical Device Directive가 규제로 상향된 개념이다. 2021년 5월 25일 EU 가입국에 일괄 적용됐으나, 코로나19 등 글로벌 사태로 2024년 5월 25일까지 유예됐다.

MDR 포인트는 업체별 제품 신뢰성 확보에 있는데, △임상조사 등 시판 후 관리 △개발 전 과정 Risk Management Plan(RMP)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신뢰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의료기기 및 제조자 뿐 아니라 현지 대리인에 대한 의료기기 제조·유통·관리에도 책임이 강화되며, 기존 인증기관(Notified Body, NB) 역시 MDD에서 MDR인증을 담당하기 위한 의료기기 인증·평가 전문성을 확보가 필요하게 됐다.

다만 당장 유럽에 진출해 있는 모든 의료기기들이 MDR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MDR 적용일인 2021년 5월 25일 이후에도 유예기간 종료일인 2024년 5월 26일까지는 판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MDD 인증을 획득하고 있는 업체는 △인증 만료일 전 △유예기간 종료일 중 더 빠른 날짜 이내에 MDR 인증을 획득하면 된다.

 

MDD→MDR 대응 업체 난이도 상향 체감
"문서 종류 많아지고 디테일 깊어져"

업계는 상향된 인증 난이도를 체감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의료기기 자체의 안전성·유효성 증빙은 물론 △품질관리 △제품기술문서 △시판 후 임상조사 △의료기기 공급내역 보고(UDI) 등에서 NB들이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aMD 개발기업 관계자는 당사 MDR 대응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으며 현지 NB와 PMS 계획과 판매 중인 제품에 대한 연구용 논문 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당사 제품이 NB의 보완요청 중 1단계(1Round)에 있다고 밝혔는데, 그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NB는 3번의 보완을 거치며, 1단계에서는 레이블링(데이터 정량화) 및 메뉴얼 관련 사항, 2단계에서는 임상시험, 3단계에서는 시판 단계의 보완을 요구한다.

해당 업체가 MDR 대응에 나선 것은 올 상반기로, 전체 과정에 걸릴 시일은 1년에서 1년 6개월 가량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따른 1라운드 가장 큰 차이는 RMP였다. 그는 "기존 요구하는 위험관리 문서가 의료기기 출시 이후 '이렇게 만들어서 팔겠다'는 최종 위험관리에 조첨을 맞췄다면 MDR 이후에는 제품 개발 플랜 전체에 RMP를 요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업체는 2,3라운드를 위한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 관계자는 "1라운드 피드백 이외에도 임상평가 보완 대응을 위한 임상시험 레포트 수집 및 MDR 기준에 맞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국내업체 MDR 중요성 감지 아직 부족해"

의료기기 인증·평가 전문가는 아직도 국내 업체들의 MDR 대응 상황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상 시험, 인증, 검사 자문기업 TUV-SUD에서 의료기기 인증 본부장을 역임했던 메드먼츠 박우성 대표는 "많은 업체들이 MDR을 그 동안 있었던 여러 번의 변경 중 하나 정도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MDR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회사 품질경영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며 "MDR 외에도 관련된 ISO 13485, ISO 14971, ISO 62304를 포함한 관련 규격들과 MDCG(Medical Device Coordination Group) 가이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임상조사 관련 기존과 가장 큰 차이점에는 임상시험용 제품의 기술문서(IMDD)와 소프트웨어 제품의 설계 확인(Design Validation)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액스선 촬영 결과만  보고 AI가 암을 탐지한다는 것을 증명할 때 병원 래지스트리에 있는 영상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제 임상조사가 병원에서 진행 되는 경우 진단 결과를 모른 채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판독한 결과와 의사의 진단 결과를 비교해 평가하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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