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법안 통과 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RWD
피더넷, 데이터 분석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의약품 안전관리, 'PRO'가 대세
종합 성균관대학교 약물역학연구실 심포지엄
'시판 후 안전관리'를 주제로 학회, 산업체,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국내외 RWD·RWE 활용과 관련된 주요사례를 공유하고, 새로운 담론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8일 성균관대학교 약물역학연구실에서 주최한 '제2회 RWD/RWE 심포지엄'이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진행됐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신주영 교수(성균관대 약대) △최남경 교수(이화여대 약대) △박래웅 교수(아주대병원/아주대 의대) △조주희 교수(삼성서울병원/삼성융합의과학과) 등이 연사로 참여해 발표 세션을 담당했다.
신주영 교수
"RWD, 결과 변수의 타당도 확인이 가장 중요"
신주영 교수는 'RWD/RWE의 시판 후 안전관리와 임상평가 활용을 위한 거버넌스 마련 연구 현황'을 주제로 발표의 서두를 열었다.
신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맡은 RWD(Real-World Data, 실제임상자료) 과제는 거버넌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포지엄 등을 통해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겪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12월, FDA '21st Century Cures Act' 법안이 통과된 후, RWD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2018년에 프레임워크(Framework)가 나왔고, 2021년 9월에 가이드라인 초안이 발표됐습니다. 초안은 주로 데이터를 활용한 '적절성'과 '신뢰성'에 관한 것을 주요 수치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이드라인 내용이 약물역학 교과서 보는 수준으로 반영돼 있습니다."
신 교수는 "결과 변수의 타당도 확인(Validation)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9월에 나온 가이드라인이 굉장히 여러 가지 요소 등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신 교수는 "식약처에서 RWE(Real-World Evidence, 실제임상근거) 과제를 발주한 것이 유럽의약품청(EMA)과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MA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유럽 제약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출자해, 민관협력 파트너십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경 교수
"RWD, 실제 연구에서 꼭 필요한 데이터"
최남경 교수는 △국내 의약품 시판 후 조사 RWD 활용 제도 △국내외 시판 후 의약품 약물감시 사례조사 △국내외 RWD 활용 가이드라인 개발 현황 △실무적 RWD 연구 템플릿 개발 현황 △RWE 근거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 및 제언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최 교수는 "2019년 12월, 그때 처음으로 시판 후 데이터베이스 연구가 가이드라인 안으로 들어왔다. 관련 연구가 별도로 추가됐고, 2020년 12월에 다시 한번 개정돼 시판 후 데이터베이스 연구가 특별조사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국내외 시판 후 의약품 약물감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례를 말했다.
"바이에타펜주는 재심사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됐습니다. PMR(시판 후 요건)을 살펴보면 적절한 라벨이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오렌시아주(아바타셉트)의 목표 증례수는 600명, 수집 증례수는 636명이었습니다. 유럽은 RMP(위해성 관리 계획)를 통해 건강보험코호트 연구 자료를 수행했습니다. 또한 일본은 좀 더 다양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RWD가) 해외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최 교수는 시판 후, RWD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동일의약품과 국내 시판성 안전을 조사해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에서는 RWD,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사용성적조사와 국외 RWD를 비교해 본다면,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비교군이 부족합니다."
"실제 국내에는 증례수가 고정 증례수로 되어 있고, (미국이나 유럽과의) 궁극적인 차이점은 가설이 부재한다는 것입니다. 그 환자를 통해 어떻게 부작용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서만 파악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연구처럼 어떤 특정한 가설을 설정해 인과관계를 평가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최 교수는 RWD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면서, RWD를 활용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RWE 근거를 만들고 여기서 어떤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Hydrochlorothiazide(이뇨제 계열의 혈압강화제)의 경우, 유럽과 미국 연구에서 입술편평세포암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EMA의 권고사항이 나온 이후,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발행하고 관련 조치를 취했습니다."
"국내에서 실제 이 주제로 여러 가지 연구가 수행됐는데, 공교롭게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첫 번째 연구는 건강보험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발생률이 낮았다는 결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특히 노년층에서 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각각 연구가 잘 수행됐지만, 서로 다른 RWD를 가지고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이냐 혹은 실제 우리가 필요한 여러 가지 알고리즘으로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지 고민할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과학적 기준에 근거한 판단 논의들도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래웅 교수
"CDM 자료에 기반한 피더넷의 활용 사례 언급"
"우리가 어떤 진실에 접근하려고 한다면 하나의 방법론, 하나의 데이터가 아니라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다 쓰는 게 좋습니다."
박래웅 교수는 "다양한 데이터 활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을 할 때, 여러 가지 분석 방법을 동시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적용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관찰한다면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한국 내에 피더넷(FeederNet)을 만들었고, 파이어월(Firewall, 방화벽)을 통해 병원 안과 밖이 분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CDM(공통의 데이터 모델) 데이터망을 구축하고 변환하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자체적으로 변환한 병원들이 있고 컨소시엄에서 자체적으로 전환한 곳도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 변환에 대한 기술력이 굉장히 올라가 있고, 눈에 띄는 차이를 발견해 관련 논문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46개의 병원이 전환됐는 데 피더넷에 접근하면 그동안 포함된 병원의 망이 나와있고, 중복 수치를 제외하면 약 5400명의 환자가 있습니다. 지금은 한달에 보통 1000건 이상의 데이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CDM에 기반한 피더넷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 작업 과정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심평원에서 3달간 작업을 거쳐 약 5600만 명의 전체 환자에 대한 10년치 건수 즉 약 10억 건의 데이터를 변환하는 일을 수행했습니다. 용량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실시간 CDM 변환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23개 기관에서 실시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주일 단위까지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주희 교수
"PRO 활용, 환자 의견을 반영한 치료 가능케 해"
조주희 교수는 의약품 안전관리에서 PRO(환자자기평가결과)의 활용을 중점에 두고 발표를 진행했다.
조 교수는 "흔히 삶의 질이라고 말하는 것은 (건강과 관련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말한다"며 "또 하나의 PRO는 언맷니즈(치료제가 없어 충족되지 않은 욕구)라고 해서 실질적으로 더 필요한 부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안전관리를 말하는 데 있어 부작용을 보고하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라벨은 의료진을 위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자를 위해 만들어진 자료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자가 라벨을 봤을 때, 정보는 많은 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조 교수는 "과거에는 PRO 데이터가 라벨에 반영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며 "그래서 PRO를 제대로 모을 수 없었던 현실이었다"고 지적했다.
"FDA가 대표적으로 4개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냈습니다. FDA는 환자 중심의 약물 개발(Patient-Focused Drug Development) 같은 경우에는 환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국, 환자 경험 데이터 수집을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환자의 의견을 반영한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승인된 라벨을 보면 약을 임상실험할 때, 삶의 질과 관련된 부분을 라벨에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내용이 라벨에 들어가야 환자가 좋은 거 좋다고, 나쁜 건 나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신호는 라벨에 PRO 데이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