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2-3회 3개월간 광선치료해야 가능한 산정특례 기준... 문제 지적
가난한 환자 치료 기회 박탈... 신속한 변경 요구

한국건선협회(회장 김성기)는 오는 '세계 건선의 날(10월 29일)'을 맞아 건선 치료 환경 개선에 필요한 현안 파악을 위해 '건선 환자의 질환 및 치료에 대한 인식 조사(책임연구자 김성기)'를 진행하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한국건선협회는 건선 환자들로 구성된 단체로 매년 건선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진행하고 발표해 왔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20세 이상의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8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총 616명이 참여했다. 조사 항목은 건선 환우들의 치료 목표, 치료 현황, 의료 지원 정책에 대한 인식 등 다양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환자들은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지는 것'(77%)을 최종 치료 목표 1~3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치료 목표로는 건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일상과 사회 생활 영위(69%), 깨끗한 피부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67%)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환자들의 건선 치료 경험을 조사한 결과, 현재 치료 중인 치료법을 포함해 연고와 로션 등을 바르는 국소 치료(95%), 빛을 쬐는 광선 치료(78%), 약을 복용하는 전신 치료(72%)를 경험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환자들의 생물학적 제제 처방 경험(39%)은 한의원 치료(52%), 대체의학(50%) 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선 환자들이 느끼는 치료비 부담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1%)은 치료비 부담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특히, 치료비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생물학적 제제 치료 환자 가운데 80%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비율보다 65% 높아, 생물학적 제제 치료 환자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물학적 제제는 타 치료법 대비 고가로 정부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1000만원에서 1700만원 상당의 약제비 중 환자의 부담이 최대 60%에 달해 여전히 환자의 치료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정부는 환자들의 치료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자 2017년부터 중증 건선 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본인부담 치료비를 10%로 줄여주는 산정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0% 이상은 산정특례 제도의 목적이나 기준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답해, 산정특례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과 인지도는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중증 건선 산정특례 제도 적용 기준은 고가의 치료제 치료를 위한 보험 적용 기준과 달라 환자가 실제 치료를 받는 데 큰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자 치료현황 및 의료 지원 정책에 대한 인식. 인포그래픽=한국건선협회
건선 환자 치료현황 및 의료 지원 정책에 대한 인식. 인포그래픽=한국건선협회

현재 중증 건선은 면역질환들 중 유일하게 보험급여와 산정특례 적용 기준이 다르다. 이에 대해 중증 건선 산정특례 등록·재등록 기준이 변경돼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도 92%에 달했다.

특히 고가 치료제 보험 기준에서 전문가들의 요청에 따라 선택 사항으로 빠진 광선치료가 산정특례에는 필수 기준으로 들어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 접근과 기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선협회 김성기 회장은 "광선치료는 큰 병원을 찾아 주2-3회 3개월 동안 치료해야 산정특례가 가능해 형편이 어려운 중증 건선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오히려 배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관련 정부 기관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산정특례 기준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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