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 제약 관련인사 43명 조사
"응답자 63%,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인수합병(M&A)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허혜민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 좋아지는 것들'이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M&A 움직임을 다뤘다.

그동안 제네릭 위주의 비즈니스를 펼쳐온 전통 제약사들 대부분은 '오너(owner) 경영' 기반이기 때문에 M&A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전통 제약사의 미래 먹거리 모색과 바이오 기업들도 M&A에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M&A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이 제약·바이오 업계 종사자 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약 63%가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 75%는 제약·바이오텍·의료기기 현업 종사자고, 16%는 금융 관련 종사자였다. 대상자의 70%는 대표이사 및 임원이다.

M&A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63%의 응답자 중 70%는 인수에 관심이 높다고 응답했다.

허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코로나 수혜로 현금을 보유한 진단업체와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 업체 등의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A를 검토하는 분야는 신약 개발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서 M&A를 검토하고 있는 업체로는 △신약 54% △플랫폼 15% △진단 및 의료기기 12%를 차지했다. 해외 진출 등 시너지 효과를 위해 해외 기업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해외 기업을 M&A 대상으로 검토하는 업체들은 44%가 시너지 효과를 이유로 꼽았고, 30%가 해외 인력 확보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2018년 간 바이오벤처 약 1505 곳이 창업했다. 이들 기업이 모두 기업공개(IPO)로 엑시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M&A는 추후 활발히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인수 가능한 업체로는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 △전통 제약회사 △자금을 조달한 바이오텍 △사모펀드 등이 꼽혔다.

일례로 SK는 지난 2월 SK바이오팜 지분 860만주와 시간 외 대량매매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SK그룹은 프랑스 위탁생산(CMO) 업체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로이반트와 2000억달러 규모로 투자해 신약개발 플랫폼 합작기업(JV)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각각 지주사 합병과 4공장 증설 완료 이후 인수 및 투자가 활발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지난해 현금 약 3800억원을 확보했으며, 확보된 자금으로 바이오벤처 2~3곳에 지분투자와 M&A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벤처의 M&A 사례도 있다. 제넥신과 툴젠은 지분 교환을 통해 제넥신은 툴젠의 최대주주(지분율 16.6%)가 됐다. 또한 에이치엘비는 지난해 3391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해 삼성제약 향남공장을 420억원에 인수했다. 이외에도 CAR-T 개발사 베리스모와 면역세포치료제 기업 이뮤노믹을 인수했다.

씨젠 역시 3000억원의 풍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M&A 등 신사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모펀드가 인수하는 사례도 있다. 베이사이드PE가 지트리비앤티의 대표이사 지분 2.65%를 인수했다. 허 애널리스트는 "사모펀드 인수는 추후 매각될 수 있어, 글로벌 M&A가 추진되고 있는 휴젤이 어느 정도 가치에 누구에게 인수됐는지 등에 대한 사례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출처=키움증권]
[출처=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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