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사 147품목 허가… 모두 자료 허여받은 위임후발 약
올해 들어 자사 생동 전환(추진) 늘어… 업체 대부분 고민
3500억원 규모의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조합 이상지질혈증 복합제가 다음 달 재심사 기간(PMS)이 만료되지만 위임자료제출약 위세에 밀려 제네릭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시장진입 업체 대부분 선두업체에서 위임받은 자료로 후발 약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기허가 품목 보유업체가 위임 품목을 자사 생산 품목으로 전환하기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만 나서고 있다.
히트뉴스가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22일부터 6일까지 2주간 △메디카코리아 △한국휴텍스제약 △경동제약 △제일약품 △inno.N(구 CJ헬스케어)) 등 5개 제약사가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에 대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을 5건 승인받았다.
지난해엔 △국제약품 △한림제약 등이 제조원 변경 추진을 목적으로 생동성 시험을 진행했다. 업체들은 위임 품목을 자사 생산하기 위한 변경 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공고에 따른 기준 요건 충족과 상한금액을 유지하기 위해 자사 생산으로 전환하려 계획 중이다"며 "시기는 조율 중이나, 현재 특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생산시설 가동률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기존 위수탁 계약기관과 연동을 고려하고 있다. 언제부터 자사 생산이 가능할지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5~2016년 알보젠코리아로부터 허여받아 품목을 확보한 △대웅제약 △유한양행은 제조원을 자사로 전환해 올해 초부터 각각 크레젯, 로수바미브를 생산하고 있다.
자사 생산으로 전환하면 위임 품목보다 이익률이 개선된다. 3년 유예된 기허가 품목 약가 재평가에서 생동성 자료 확보가 충족돼 약가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생산하는 제약사(허가시기 순)는 △한미약품(오리지널 사) △알보젠코리아 △대웅제약 △유한양행 △아주약품 △신풍제약 △대원제약 △일동제약 등 8개다.

오리지널 사인 한미약품, 자사로 제조원을 전환한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을 제외하면 5개사 모두 로수+에제 품목으로 위수탁사업을 활발히 했다. 허가 보유업체는 50개사였으나 화이트생명과학이 지난달 말 자진 취하해 49개사 147품목이 됐다.
그런데도 제네릭은 한 품목도 없고, 모두 자료제출의약품이다. 한미약품의 허가시점인 2015년 6월 8일과 마찬가지로, 모든 품목의 재심사는 올해 6월 7일까지다.
제약업계에서 제네릭 확보가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앞서 △에이프로젠제약 △한국프라임제약이 '로수젯'을 대조약으로 생동성 시험을 했다. 하지만 두 회사도 지난해 각각 아주약품과 알보젠 자료를 허여받아 자료제출의약품으로 허가받았다.
제네릭 허가받으려던 차에 위임형 후발 약을 확보한 셈이다. 2017년 이후 3년여간 끊겼던 '로수+에제' 자료 허여는 지난해 아주약품과 알보젠의 작업으로 재개돼 총 21개 제약사가 줄줄이 허가받았다.
업계는 로수+에제 복합제 제네릭을 낼 회사도, 환경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허가 품목들의 약가는 각 성분의 53.55% 합으로 등재됐다. 새 제네릭은 계단식 약가제도에 따라 등재가 늦은 만큼 최저가를 받는다.
지난해 허가받은 로수+에제 위임 후발 약들도, 동일 제제가 20개 이상 등재된 만큼 동일 제제 상한가 중 최저가와 낮은 금액의 85%로 산정됐다.
특정 제약사의 로수+에제 복합제 PM은 "우리뿐 아니라 업체 대부분 원가절감, 효율화 방안을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위탁사를 바꿀지 검토하고 있다. 이윤 남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신규 업체의 제네릭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모두 품목 확보하느라 급급했던 터라 이제 자사 생산, 위탁 생산 전환을 고민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