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상반기 경영 "그런대로 괜찮았다"

*이미지출처=FreeQration

영업 안좋다 해도 '자본금' 100원당 33원 벌어 
제약 경영상태, 시각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어

의약품시장을 지배(약 62%)하고 있는 상장 제약업계는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상반기 영업활동 결과인 영업이익이 16.2%나 감소됨으로써, 특히 언론사들로부터 하나같이 '영업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런 와중에도, '자본금순이익률(당기순이익÷자본금×100)'은 33%로 나타나고 있다. 제반 실적이 후반기에 더 오르는 통례를 고려하면 금년 최하 66%가 넘을 것 같다. 국내 제조업 전체의 자본금순이익률이 56% 안팎(이하 제조업 자료는 모두 ECOS 것임)인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라 판단된다.

상장제약·바이오기업 2018 반기 실적 및 경영분석 기준 항목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자본금 · 매출액 · 총자산 (자산총계) · 총부채 (부채총계))
상장제약·바이오기업 2018 반기 실적 및 경영분석 기준 항목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자본금 · 매출액 · 총자산 (자산총계) · 총부채 (부채총계))

또한 이 자본금은 기업체의 지배 구조에 대한 실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출입문이기도 하다. 예컨대, 유한양행의 경우, 년 매출액이 1조5000억 원이 넘고 자산총액도 1조9266억여 원으로 아주 많지만, 자본금은 이 돈들에 비해 '단돈'이라 할 수 있는 622억여 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 중, 보통주 15.51%(약 95억 원)와 우선주 0.04% 밖에 소유하고 있지 않은 최대주주 유한재단은 그 보통주 지분을 통해 특대(特大) 유한양행과 그 부속 자회사들 전부를 직·간접적으로 다스리고 있다.

위에서 보듯, 기업체 경영상태의 좋고 나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사뭇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대체로 이러한 시각은 수익성, 성장성, 안전성, 유동성, 활동성 및 생산성이라는 경영분석 도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수익성 판단은 주로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 매출액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100) 및 자본금순이익률 등을 통해서 한다. 이 비율들은 높을수록 좋다. 성장성은 일반적으로 매출액증가율[(당기매출액-전기매출액)÷전기매출액×100]과 총자산증가율[(당기총자산-전기총자산)÷전기총자산×100] 등을 본다. 이 비율도 높을수록 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장제약·바이오기업 2018 반기 실적 및 경영분석 기준 항목 (자기자본 (자본총계) · 유동자산 · 유동부채 · 매출채권 · 매입채무 · 재고자산)

안전성은 부채비율(총부채÷자기자본×100)이 대표적인 지표다. 내 것 보다 갚을 것이 더 많을 경우 회사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그런지 안 그런지 알기 위해서는 이 비율을 반드시 산출해 볼 필요가 있다. 통상 100%이하를 표준비율로 본다. 유동성은 주로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100)가지고 판단한다. 제약사들이 돈이 필요할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통상 200% 이상을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

활동성은 매출채권회수기간[365÷(매출액÷매출채권)], 매입채무지급기간[365÷(매출액÷매입채무)] 및 재고자산회전기간[365÷(매출액÷재고자산)] 등으로 판단된다. 이 지표의 단위는 %가 아니라 '일' 즉 날짜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금이고 매입채무는 외상매입금을 말한다. 매출채권회수기간과 재고자산회전기간은 날짜가 짧을수록 좋다. 따라서 이들 비율은 제약업계나 도매유통업계가 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대부분의 거래가 외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 상반기 상장 제약업계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9.6%였다. 작년 반기 12.1%보다 2.5% 감소됐다. 최근 여러 언론에서 상장 제약사들의 실적이 안 좋다고 집중타를 맞은 요인이다. 그러나 국내 전체 제조업계의 이 비율은 5.1%에 불과하다. 따라서 9.6%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그래도 타 제조업종과 비교하면 아주 우수하다고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좋은 상태에서 좀 나빠졌을 뿐이라 할까.

매출액증가율은 5.6%였다. 저성장시대에 평년작 수준이라 평가된다. 그런데 수출이 뒷받침되지 않은 내수 의약품시장의 고도성장은 국민을 위해 바람직스럽지 않다. 인구절벽 시대에 고성장은 반드시 그 이면에 각종 질병이 창궐하든가, 과잉투약(품목수 또는 사용량 증가)이 되든가, 아니면 신약 및 제네릭 약가 상승 등, 셋 중에 하나 이상이 분명 도사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별 제약사의 경우 매출액증가율은 높을수록 좋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시대에 사회적으로 저축은 악덕이지만 개인에게는 미덕인 것처럼, 일종의 '구성의 모순'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히트뉴스가 특종 보도한 CSO 영업만으로 매출액을 고도로 증가시키고 있는 알리코제약(매출액증가율 금년반기 33.5%)의 사례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총자산증가율은 6.5%로 산출됐다. 제조업 전체가 4.2% 내외이므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부채비율은 46.0%로 나타났다. 작년 반기 48.6%보다 2.6% 개선됐다. 제조업 전체 평균이 84.9%이니까 상장 제약업계의 재무 안정성은 타 제조업종보다 월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동비율은 작년 반기 203.8%에서 금년 반기 209.7%로 5.9% 좋아졌다. 표준비율 200%이상을 구현시키고 있다. 게다가 전 제조업계의 유동비율이 135.3% 수준이므로 제약업계의 유동성은 매우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매출채권회수기간은 금년 상반기 112일로 계산됐다. 작년 동기 118일보다 6일이 단축됐다. 재고자산회전기간은 작년 상반기 67일에서 금년엔 69일로 2일 길어졌다. 그런데 유의할 점이 있다. 반기 자료가지고 매출채권회수기간을 산출할 경우, 매출액은 반드시 반기 매출액에 2배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수기간은 1년 단위로 계산되므로 1년 매출액을 추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재고자산회전기간과 매입채무지급기간도 같은 방법으로 계산된다.

종합해 보면, 금년 상반기 상장 제약업계의 경영활동은 대체적으로 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야 할 것 같다. 안전성과 유동성은 아주 우수했다. 성장성은 어려운 의약품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그래도 잘한 것으로 판단된다. 활동성도 보통이었다. 수익성 하락은 희망과 기대를 걸 수 있는 경상연구개발비의 투자성 지출이 크게 증가(증가율 11.9%)된 때문이기도 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부언할 것이 있다. 금년 상반기 제약사 결산 자료를 통해 제약업계의 긍정적인 CSO 활용실태에 대한 실체가 베일을 벗었다는 점이다. 제약시장 사건 중 아주 중요한 소득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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