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 지난 5월 FDA로부터 심부전 치료제로 허가받아
자디앙, 심혈관계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 확인

SGLT-2 억제제 기전을 가진 당뇨병 치료제가 이제 당뇨병뿐만 아니라 심장관련 질환에서도 처방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잇달아 심혈관 관련 임상시험을 발표하며 적응증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시가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번 승인은 심부전(HFrEF) 환자 4744명을 대상으로 포시가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대조임상인 'DAPA-HF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1차 평가지표는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럽심장학회(ESC Congress 2019)에서 '포시가'의 심부전 3상 임상 DAPA-HF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DAPA-HF 연구는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하인 심부전(HFrEF) 환자 4744명을 대상으로 표준치료에 더한 '포시가'의 효능과 안전성을 위약 대비 평가한 연구다. 대상 환자의 절반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당뇨병이 없었다.

심부전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포시가'를 병용 투여한 결과, 심부전 악화와 심혈관 사망 위험이 위약 대비 26%까지 낮아진 것이다. 이 모든 결과는 환자의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글라스고대학교 심혈관연구센터 산하 심혈관의학연구소의 존 맥머레이(John McMurray)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시가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심부전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포시가가 먼저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이 가능해 졌지만, 자디앙의 경우 FDA로부터 심부전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과 심부전 입원 위험 감소에 있어 EMPEROR-Reduced 임상과 EMPEROR-Preserved 임상으로 이뤄진 EMPEROR 프로그램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 받으며, 심혈관 분야에서 포시가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EMPEROR-Preserved 임상은 심박출률이 보존된 성인 만성심부전환자(HFpEF)에서 자디앙이 심혈관계 사망과 심부전 입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로, 현재 해당 영역에 대해 승인된 치료제는 없으며, 해당 임상 결과는 내년에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포시가는 역시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DELIVERD와 DETERMINE(HFrEF 및 HFpEF)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베링거인겔하임은 EMPEROR-Reduced 임상 연구 결과에서 당뇨병 동반 여부에 관계없이 심박출률이 감소된 성인 만성심부전 환자(HFrEF)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에 의한 입원까지 시간의 복합 상대적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25% 감소시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MPEROR-Reduced 임상은 표준치료요법에 추가로 투여한 자디앙 10mg의 위약 대비 효과를 평가한 제3상 임상 연구로, 전체 결과는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년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발표됐다. 같은 날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됐다.

주요 2차 평가지표 분석에서는 자디앙이 심부전으로 인한 첫 입원과 반복적인 입원 위험을 3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기능 저하의 지표인 사구체 여과율(eGFR)의 감소는 위약 대비 자디앙 투여군에서 더욱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자디앙 역시 해당 임상을 근거로 심혈관 질환 적응증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또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효과를 계열 효과로 봐야 할지 의문이 있었으나, 이번 자디앙의 EMPEROR-Reduced 임상으로 의료진 사이에서는 계열 효과로 보자는 의견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박진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히트뉴스에 "기존 당뇨병 약제들은 환자의 혈당을 낮추지만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없었다"며 "SGLT2-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에서 심부전 발생을 낮출 뿐만 아니라 사망 또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심부전 표준 치료제 처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당뇨병과 무관하게 박출률 저하 심부전 환자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 두 약제 모두 거의 동일하게 환자의 예후를 호전시키는 결과를 보였기에 SGLT2-억제제는 이제 심부전 표준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

이어 "특히 혈압 강하 효과가 작아 쉽게 (SGTL-2 억제제 처방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임상에서 SGLT2-억제제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자료가 더 많이 축적된다면, 베타(Beta) 차단제, RAS 억제제(inhibitor)와 함께 심부전 일차 약제로 사용 또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시가와 자디앙은 순환기 약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대웅제약과 유한양행과 각각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어, 향후 국내에서 해당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확대한다면, 심혈관 분야에서의 시장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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