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24일 전문언론 기자간담서 밝혀
희귀질환관리법상 질환 '신청' 가능, 규제정합성 등 다각도 지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전주기를 하나의 구조로 묶어 업계의 개발 기회를 넓히기 위한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희귀의약품 지정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신속심사(GIFT), 규제 정합성 검토 등 여러 제도를 통해 연구 초기부터 허가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강주혜 식약처 의약품심사부장은 24일 식약처 전문언론 기자단과 간담에서 "희귀질환이라고 하면 질병관리청이 관리하는 질환 목록을 먼저 떠올리지만 식약처는 그 질환에 쓰일 약을 개발하고 실제 제품화까지 이끌어가기 위한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 규제 정합성 제도 운영과 지정 정책, 희귀의약품 심사 그리고 신속심사 제도 GIFT를 통해 환자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부서들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먼저 희귀의약품 지정 문턱을 낮춰 업체들의 개발을 도울 예정이다.
기존에는 이미 지정된 희귀의약품이 존재할 경우 후발 의약품이 그보다 임상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을 입증해야 했다. 그러나 2월부터 질병관리청이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라 확정한 질환에 대해 치료제로 개발된 경우, 비교 검토 없이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이 가능해졌다.

김춘래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기존에는 비교 대상 의약품보다 개선성을 입증해야 지정이 가능했지만, 법상 희귀질환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비교 없이 지정할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했다"며 "2월 2일부터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정 단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개발 초기 기업의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이후 신속심사, 세제 지원, 자료보호 등과 연결되는 출발점이다. 식약처는 지정 문턱을 낮춤으로써 치료 공백 영역에서 업체들의 개발 진입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보호 일변도 구조는 손질할 예정이다. 김춘래 과장은 "희귀의약품에는 최대 10년의 자료보호 기간이 주어진다. 이는 환자 수가 적어 투자 회수 가능성이 낮은 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라며 "자료보호 기간은 충분히 보장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자료보호 종료 이후에는 해지 여부를 검토하는 구조가 합리적일 수 있다"며 "개발 인센티브는 보장하되 기술이 축적된 이후에는 시장 진입 기회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희귀의약품 해지 제도 마련 등을 민관협의체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희귀의약품 지정을 마친 개발사에는 예측 가능한 보호를, 후발 업체에는 일정 시점 이후 진입 가능성을 부여하는 구조다. 지정 간소화로 기회를 열고 해지로 순환을 만드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식약처 계획이다.

식약처 신속심사과도 환자 참여를 통해 희귀질환 의약품 개발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박재현 식약처 신속심사과장은 "2022년 9월 이후 신속심사(GIFT)를 통해 62개 성분이 지정됐고 50개 품목이 허가됐다"며 "허가 품목의 84%가 희귀의약품"이라고 밝혔다.
그는 "희귀질환 치료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자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 기능을 강화해 개발 단계부터 환자 의견이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임상적 개선과 치료 체감 효과를 심사에 보다 충실히 반영해 개발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종양항생약품과도 희귀의약품 심사 영역의 유연성을 확대할 예정이다. 안미령 종양항생약품과장은 "희귀의약품 지정은 연간 20~25건, 허가는 연간 30건 내외이며 이 중 약 50%가 항암제"라며 "종양항생약품과는 희귀의약품 임상승인부터 허가 전 단계를 폭넓게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희귀·항암 분야는 치료제 도입이 시급하기 때문에 탐색 임상 자료 기반 조건부 허가, 1·2상 통합 설계 등 유연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희귀 의약품 지정 확대에 따라 심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이드라인 개정과 심사 지원을 강화해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복지부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 박미선 PM은 "치명적 소아 희귀 질환과 유전성 암으로 인한 시각 손상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대상으로 4.5년간 175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연구개발에 머물지 않고 실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희귀질환은 동물모델 확보도 어렵고 환자 수가 적어 한 번 설계가 어긋나면 재설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치료제 개발 초기 단계부터 비임상, 임상에 허가까지 식약처와 소통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규제 정합성 제도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2024년부터 규제 정합성 제도를 통해 연구 설계 단계에서 제품의 법적 지위, 품목 분류, 요구 자료 수준을 사전에 점검해 국가 R&D 성과가 IND와 허가 단계에서 좌초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임현진 식약처 규제과학정책추진단장은 "희귀의약품허가 직전이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복지부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의 규제 요건을 검토해 상담으로 돕고 있다"며 "연구 개발 초기 성과가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빠른 제품화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올해 희귀의약품 지정 완화, 신속심사와 환자 참여 협의체, 종양 분야 심사 유연성, 규제정합성 기반 사전 지원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계획이다. 각 기능을 분절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전 주기적으로 묶어 희귀질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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