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아 의원, 29일 국회 토론회, 국정과제 이행 수용성 확보 과제

정부가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의료계가 "정책실패의 책임을 처방 방식의 문제로 전가하는 접근"이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의료계는 "현재 발생하는 의약품 수급불안은 장기적인 약가인하와 의약품 생산·유통구조의 취약성이 누적된 결과"라며 "단순한 처방 방식 변경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치료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거버넌스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2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서울특별시의사회 주관으로 '수급 불안정 의약품, 성분명 처방이 해법인가?'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과 서울특별시의사회는 29일 의약품 수급불안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성분명 처방 도입에 대한 의료 현장의 의견을 점검했다. 사진=허현아 기자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과 서울특별시의사회는 29일 의약품 수급불안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성분명 처방 도입에 대한 의료 현장의 의견을 점검했다. 사진=허현아 기자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대한약사회가 성분명 처방 찬성 입장을 공론화하고, 정부가 국정과제 이행계획을 구체화하는 지점에서 의료계와 환자 관점의 문제의식을 표명하는 자리로 주목 받았다. 

대한의사협회 김충기 정책이사는 토론회에서 "의약품 수급 불안은 원료 부족, 생산 기반 취약, 약가와 같은 시장 불균형 등 국가 의약품 공급체계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재 약 자체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성분명 처방을 시행하더라도 대체 가능한 약이 없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개별 약제를 중심으로 의약품 수급을 관리하는 반면 주요 외국은 임상적 필요성과 대체 가능성을 전문가 워킹그룹에서 심도있게 논의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범부처 통합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임상 전문가의 판단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우려사항으로 "성분명 처방이 도입될 경우 제네릭 간 교체로 인해 환자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생동성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도출된 결과인데, 실제로는 환자 특성에 따라 약효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치료 범위가 좁은 약은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의료계와 환자단제 관계자들이 29일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국정과제 중 하나인 성분명 처방 도입 영향과 의약품 수급불안 대책을 토론하고 있다. 사진 허현아 기자
의료계와 환자단제 관계자들이 29일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국정과제 중 하나인 성분명 처방 도입 영향과 의약품 수급불안 대책을 토론하고 있다. 사진 허현아 기자

건강보험 재정절감에 초점을 맞춘 약가인하 정책이 의약품 공급 불안 리스크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이사는 "제네릭 간 경쟁을 통해 약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최저 마진을 하회하는 수준의 가격 경쟁은 공급 기반을 약화시켜 더 큰 공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의약품 가격은 이미 OECD 평균보다 낮고, 특허 만료 후 약가를 관리하는 기전도 작동하고 있다”며 "제네릭 대체 과정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불확실하거나 약가가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나 기준이 모호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파킨슨병협회 한양태 대외협력이사는 환자 관점에서 "재정절감을 앞세운 약가인하 정책이 의약품 공급 차질로 이어질 경우 환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의약품 공급차질이 빈번했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되짚어 "의약품 수급은 비용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정부 중심 필수의약품수급위원회에 환자가 참여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다른 한편으로 "성분명 처방은 의약품 오·남용을 줄이고 합리적인 약 선택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며 "의약품 수급불안의 해법으로 접근하기보다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검토해볼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날 성분명 처방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현장의 인식차가 재확인된 가운데, 정책의 수용성과 정합성을 담보하는 과정은 정부 과제로 남게 됐다.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강준혁 과장은 "정부는 의약품 수급불안을 보건 안보 사안으로 인식해 생산·유통·사용 단계별 종합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며 "약가 정책 차원에서도 혁신성뿐만 아니라 의약품 수급불안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또 "성분명 처방은 의약품 수급불안 해결하기 위한 여러 대책 중 하나로, 재정절감이 아닌 치료 연속성과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약사법 개정을 통해 국가필수의약품의 범위를 수급 불안정 의약품까지 넓히고 대체조제를 간소화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며 "민관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 개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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