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일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이후 영업 현장 변화
의료기관 설득으로 못박기 vs 약국에 영업품목 조제 유도
약업계 내부에서도 "대체조제 움직임 심상찮다" 분위기

약국의 의약품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가 이달 2일부터 본격 시행된 가운데 의약품 판촉대행(CSO) 업체들 사이에서 기존과 다른 움직임이 감지된다. ①대체조제 불가를 유도하기 위한 영업과 ②처방대로 약국 조제를 유지하기 위한 액션이 더 강해지는데 따른 것이다. 약국가 사이에서 예상보다 이른 시간 내 대체조제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약국가, 제약업계, CSO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일 사후통보 간소화 이후 CSO 영업사원들은 대체조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한 CSO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관련, 영업 메시지를 회사 소속 영업사원에게 전달하면서 대체조제 불가와 관련한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대체조제는 처방전에 나온 특정 약물을 동일 성분, 동일 함량, 동일 제형의 다른 제약회사 제제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약국에 처방전에 적힌 제제가 없는 경우 처방전의 내용과 맞도록 대체제제로 세팅하는 것이다.
이 CSO는 대체불가 항목의 경우 '임상적 이유'를 강조하면서 의료진이 임상 즉 진료 현장에서 처방전 내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기재하면 다른 처방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대체조제 불가 표시를 넣은 처방전을 발행하면 약국 입장은 처방을 바꿀 수 없게 된다. CSO 영업사원이 처방을 유도하는 약제가 다른 약제로 바뀌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일부 CSO는 약국과 친화력을 높이기 위해 '영업 아닌 영업'을 하면서 의료기관이 낸 처방대로 약국이 조제해주도록 요청하거나, 자신이 영업하는 품목들 가운데 하나로 조제를 부탁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흡수율 문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한다. 흡수율은 의료기관에서 나온 처방이 약국에서 얼마나 실제 조제로 이어지는지를 따지는 지표다.
흡수율이라는 말은 영업 현장에서 흔히 쓰는 단어였는데 최근 수수료 증가로 인해 제약업계도 흡수율을 강조하며 자주 쓰고 있다. 일정 수준 이하로 흡수되면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맥락이다.
문제는 흡수율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약국 조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CSO가 약국을 의식하는 시대가 된셈이다.
아직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2일 사후통보 간소화 이후 약국의 대체조제율이 최소 1%대에서 불과 10일 만에 9%에 육박할 만큼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약업계 내부의 전언이다.
특히 복수의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데다가, 대체조제시 자동통보가 아닌 의료기관 내 의사가 직접 대체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만큼 약사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약국가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는 제네릭 과잉 출시 때문이라고 지적해 왔다. 오리지널 제품이 특허만료되고 나면 위수탁 등으로 수많은 제네릭이 출시돼 약국들은 재고자산을 떠안게 되고 나중 반품 때도 제약사가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내재돼 있었다.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를 계기로 대체조제율 상승도 누적된 불만의 표출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사후통보 간소화가 약국의 업무부담을 줄였다. 당일 사후통보를 두세 단계만 걸치면 가능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약사들도 기존에 비해 (통보)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약사가 동일 성분·함량·제형의 약으로 대체조제 시 기존의 전화·팩스 방식 대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전산 시스템을 통해 즉시 통보하는 방식을 뜻함. 약사가 심평원 시스템에 대체조제 내역(처방전 번호, 조제 약품 등)을 입력하면 처방 의사/치과의사에게 통보된다.
약국가는 이번 조치가 약국의 행정 절차 간소화 및 의약품 수급 불안 시 원활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는 반면 의료기관 등은 의사의 실시간 인지 지연 가능성과 고위험 약물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