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물질 탐색부터 개발까지 주기 단축...의약품 빠르게 공급 목표

일라이 릴리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제약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릴리는 이번 시스템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개발까지의 주기를 단축하고, 의약품을 더 빠르게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릴리에 따르면 이번 슈퍼컴퓨터는 DGX B300 시스템을 탑재한 엔비디아 DGX 슈퍼팟(SuperPOD)으로 1000개 이상의 B300 GPU가 단일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해당 시스템은 릴리의 ‘AI 팩토리(AI Factory)’로 운영돼 데이터 수집·학습·미세조정·추론 등 AI 모델의 전 과정을 처리하게 된다.

릴리는 새 인프라를 활용해 수백만 건의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를 탐색하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연구 효율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또한 일부 독자적 AI 모델은 릴리의 연합형(federated) AI·머신러닝 플랫폼인 ‘튠랩(TuneLab)’을 통해 외부 바이오테크 기업에도 제공된다. 튠랩은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모델 ‘클라라(Clara)’를 통합해 접근성을 확장할 예정이다.

릴리는 신약 발굴 외에도 슈퍼컴퓨터를 생산, 의료영상,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방침이다. 

제조 부문에서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기술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시스템을 결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의료영상 분석에서는 질병 진행 과정을 더 정밀하게 파악해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디오고 라우(Diogo Rau) 릴리 부사장 겸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는 "150년 제약회사로서 우리가 가진 최대 자산은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라며 "AI를 통해 혁신을 가속화해 더 많은 환자에게 신약을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헬스케어 담당 부사장 킴벌리 파월(Kimberly Powell)은 "AI 산업혁명은 생물학 연구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릴리는 AI 팩토리를 통해 시행착오적 신약개발에서 데이터 기반 설계 중심의 연구로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슈퍼컴퓨터는 릴리의 203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며, 기존 냉수 인프라를 활용한 액체냉각(liquid cooling) 시스템을 적용한다. 릴리는 같은 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컨퍼런스 ‘GTC 2025’에서 관련 전략과 인프라 구축 방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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