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비급여로 환자 접근성 불충분 "기존 치료 없는 분야 급여 적용 절실"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는 비소세포폐암(NSCLC) 선암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흡연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아시아 비흡연자 중 젊은 여성 환자에서 비교적 자주 발생한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유형은 엑손 19 결손과 엑손 21(L858R) 치환 변이 대비 드문 유형이며 발생 빈도는 낮지만 EGFR 티로신 키나제(EGFR-TKI)에 관한 반응률이 낮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EGFR 변이 NSCLC 환자 중 약 12%가 엑손 20 삽입 변이에 해당한다.
기존에 1차 치료로 사용되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도 객관적 반응률(ORR)이 23~29%에 불과하며 탈모·구토·백혈구 감소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한계가 있었다.
'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는 EGFR 엑손 삽입 변이 NSCLC 표적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고 1차 및 2차 이상의 치료에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세계폐암학회(WCLC)에서는 리브리반트의 정맥주사(IV) 대비 피하주사(SC) 방식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PALOMA-2' 임상 데이터가 발표됐고 SC 제형이 주입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을 낮췄다는 결과가 나왔다.
히트뉴스는 WCLC에서 PALOMA-2에 관한 미니 구두 발표를 진행한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EGFR 20 삽입 변이 환자들의 어려움과 SC 제형이 가지는 임상적 의미를 들었다.

리브리반트+항암화학요법으로 세포 독성 항암제 한계 보완
리브리반트 승인 이전에 환자들은 세포 독성 항암제로 치료를 진행했다. 하지만 세포 독성 항암제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입안이 헐어 식사가 어렵고 치료 후에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의 부작용이 있었지만 치료 효과는 불충분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리브리반트는 EGFR과 MET 변이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특이적 항체 치료제다. 종양세포를 직접 억제하고 세포 내 NK 세포·대식세포 등을 활성화시켜 면역 세포의 능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세포 독성 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다.
임선민 교수는 "리브리반트 처방 후 환자 증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실제 투여 후 1~2주 사이에 기침이 줄고 숨이 차는 증상이 가라앉는다"며 "또 다른 특징은 반응이 유도된 환자에서 장기간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는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에 기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리반트+항암화학요법 병용군 SC제형 안전성 평가
IV 대비 이상반응 발생률 7배 감소
PALOMA-2 임상연구 코호트2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3주 간격으로 SC 제형을 투여받았고 리브리반트 SC+항암화학요법을 유지했다.
연구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76%를 달성했고, 반응지속기간(DoR) 10개월 이상, 무진행생존기간(PFS) 12.2개월을 달성했다. 전체생존기간(OS)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환자 절반 이상이 사망해야 중앙값을 계산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사망한 환자가 적어 통계적으로 값이 산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외 연구자 평가에 의한 임상적 유효율(CBR)은 94%(95% CI 85-98)·독립적 중앙 평가(ICR)에 의한 CBR은 89%(95% CI 79-96)로 나타났다.
임선민 교수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이 산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이득을 본 환자가 94%에 달한다. PALOMA-2가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치료 효과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선민 교수에 따르면 IV 제형 대비 SC 제형의 주입 관련 이상반응(ARR)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 안전성 프로파일 결과 손발톱 주위염(68%) 및 호중구감소증(50%)이 부작용으로 보고됐고, 약물 관련 이상반응으로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12%였다.
ARR은 6%로 'PAPILLON' 연구에서 3주 간격으로 IV 제헝을 투여했을 때의 ARR인 42%보다 7배 낮게 나타났다. 피부 발진과 기타 부작용도 이전보다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으며 이를 통해 환자의 편의성이 향상됐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미국에서 실시한 환자 설문조사에서도 투약 과정의 간편함과 효율성으로 인해 IV 제형보다 SC 제형을 선호하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환자당 소요 시간을 줄임으로써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최근 폐암은 장기 생존이 가능한 질환으로 변하고 있고, 환자 삶의 질이 중요한 과제"라며 "병원에 오래 머무를수록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의 제약이 커지는데 투약에 4~5시간이 소요되던 IV 제형 대비 SC 제형은 약 5분이면 투여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GFR 엑손 20 삽입 변이처럼 기존 치료 옵션이 거의 없던 분야에서는 급여 적용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일부터 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 중 항암화학요법에만 급여가 적용됐는데 때문에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환자 입장에서 경제적 이유로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좌절감을 준다"며 "SC 제형이 국내 허가를 획득하더라도 급여 적용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환자 단체들도 치료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니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첨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