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위고비 신드롬 | ③ 어느 유통업체가 제일 많이 풀었을까?

1% 이상 출하 17개 업체, 병원 담당 블루엠텍 빼도 40%대
콜드체인·지역커버력 영향 좌우…당일배송 도팜인+비진약품 품은 닥터나우 두각

위고비

 HIT 체크  수치로 보는 위고비 신드롬 

2024년 등장한 노보 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시장을 흔들었지만, 정작 시장에 제품이 얼마나 나와 있는지 아는 사람이 드물다. <히트뉴스>는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전국 600여개 의약품 유통업체 및 의료기관 등으로 출고된 위고비 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결과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올해 위고비가 처방 성수기에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살펴본다.

① 대도시가 멱살잡고 캐리한 위고비
② 품귀까지 일었던 고용량, 정말로 잘 나갔나 
③ 어느 유통업체가 제일 많이 풀었을까?

유통업체별 위고비 출하량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600여개 의약품 유통업체와 의료기관 가운데 극히 일부가 전체 출하량을 좌지우지했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ㆍ

업체별로 가장 많은 출고량을 기록한 곳은 △블루엠텍으로 전체 출하량의 약 19.3%를 차지했다. 블루엠텍의 경우 자사의 블루팜코리아를 이용해 병의원에 위고비를 직접 제공하는 곳인 만큼 병원에서의 높은 수요가 실제 출고량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중에서는 △경동사가 전체 출하량의 8.8%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권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전국 물류센터를 구축한 만큼 전국업체이고 44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만큼 실제 전국 단위 공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 자리는 △광주 백제약품이 전체 출하량의 4.5%대를 기록했다. 그 뒤로 △에스에스팜이 3.5% △대한파마가 3.4% △영남지오영이 3.1% △가야약품 3.0%로 3% 수준을 기록했다.

또 2%대로 △복산나이스 2.3% △전주 백제약품 세화헬스케어 2.2% △닥터나우 도팜인 각각 2.1% △티제이팜 2.0% 수준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비대면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다. 올해 2월 의약품 유통업체인 비진약품을 흡수합병하면서 유통업을 본격화했는데, 지난해 12월 15일 이후 비만치료제 처방이 불가능해진 비대면진료가 아닌 단순 유통업으로만 매출이 높은 업체들을 제치고 2%대의 출고량을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 외 1%대로 △광주지오팜 1.7% △인천약품 1.3% △새찬약품 1.2% △진선팜 1.0%로 각각 나타났다.

이번 업체별 출고현황에서 눈여겨볼 만한 지점은 전체 600곳 중 17개 업체가 전체 처방량의 63.6%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병원만을 전담한 블루엠텍을 제외해도 도매업계 내 10여곳이 45% 가까운 수치를 유통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출하 역시 특정 수 곳의 도매가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운 수치를 옮기면서 위고비를 넘기는 도매의 편중화가 이뤄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집중화가 대량의 콜드체인 배송이 가능한 체계를 어느 규모로 갖췄는지, 대도시권에 얼마나 집중됐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로도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 및 대도시권에 위치한 업체가 대다수인 만큼 이들이 위고비 출하를 사실상 전담하는 형태가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업체는 다른 유통업체에 물량을 넘기는 소위 도도매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위고비가 출고 전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유통마진을 가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2차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박리다매가 가능했기에 자연스럽게 하청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위고비의 각 용량별 제품 출하량에서는 상위권 업체가 특정 용량에 편중되거나 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0.5mg와 1.7mg 등은 평균 대비 다소 높은 모습을 보였으나 가장 관심을 끌었던 대용량 2.4mg의 경우 오히려 평균을 하회하는 등 특이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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