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영국대사관-상공회의소-GSK, '헬시에이징 코리아' 포럼
"NIP 도입 시 ROI, 대상포진 1.52, RSV 1.65 …경제적 타당성 확보"
"한국, OECD 평균보다 건강수명 18년 적어 …건강한 노화 대책 필요"

초고령화 사회에 돌입한 국내 성인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대상포진과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 백신을 포함시킬 경우 투입액 대비 사회적 편익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주한영국대사관과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한국GSK는 12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2025 헬시에이징 코리아(2025 Healthy Ageing Korea)'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은 포럼은 올해 '성인 예방접종, 건강한 초고령 사회를 위한 미래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한길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발표 연자로 나서 "선진국 중에서도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성인예방접종이 더욱 필수적임에도, 백신이 가지는 공공재로서 성격이나, 사회적 편익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플루엔자 백신 및 폐렴구균 백신에 대해선 성인 대상 NIP가 적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상포진 및 RVP 등 질환에서는 환자 본인 부담 하에 접종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NIP 차원으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백신 접종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NIP가 적용되고 있는 인플루엔자는 65세 이상에서 접종률이 82.5%인 반면, NIP 미대상인 대상포진의 백신 접종률은 38.2%에 불과하다"면서 "이 경우, 정보 접근이 제약되고,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며, 예방접종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질 수 있다. 해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NIP 도입을 통한 예방접종 확대와 조기 예방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한길 교수는 성인 NIP 도입관련 정부의 로드맵 부재, 고령층의 질병부담 심화, RSV 국내 역학 정보 부족, NIP 예산 미반영 등을 한계로 꼽았다. 더불어 현재 지자체 단위의 소규모 NIP(mini-NIP)가 시행 중이지만, 지역별 제공 범위 등 형평성 차이가 존재해 국가 정부 차원에서 재정 투자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NIP되지 않은 대상포진, RSV 백신을 도입했을 때의 투입 대비 사회적 편익을 확인하기 위한 경제성 평가를 실시했다.
이 교수는 "호주와 뉴질랜드 모델 모형을 따라한 경제성평가 결과, 사회경제적 편익(ROI)이 대상포진에서는 1.52(50세 이상), RSV는 1.65(6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ROI가 1보다 높으면, 투입대비 사회적 편익이 높다는 의미"라며 "두 경우 모두 도입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층 대상 예방접종 확대는 단순히 감염병 예방을 넘어, 건강하게 살기 위한 의료비 절감에 기여하는 비용효과적인 공공투자다. 어느 범위까지 NIP를 제공할 지 고민이 될 수 있지만, 공동 지불(Co-payment) 등 다양한 부담 옵션을 고민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도 국가예방접종 확대가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연구 결과, 우리나라는 현 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세계에서 가장 노인 비율이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건강수명은 OECD 평균보다 18년 적은 64.4세에 불과하다"며 "고령 인구는 질환으로 인해 고통받을 뿐만 아니라, 혼자 생활을 유지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양비용도 따라서 많아지게 되는데, 사회경제적 부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성 질환과 달리 노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만성 질환은 관리가 되지 않으면 합병증을 유발한다. 건강한 노화를 막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것"이라며 "백신은 고령인구에서 의료 부담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음이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들을 통해 비용 경제적으로 분석해 우선적으로 어떤 백신을 도입해야 할 지, 빼야할 지 국가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송재찬 대한노인회 사무총장도 사회 경제적 주체로서 노인들의 건강 형평성을 유지해달라고 전했다.
송 사무총장은 "질병의 선제적 예방은 자신을 보호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데 필수적 요소다. 최근 어린이나 영유아를 중심으로 NIP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여전히 노인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예방접종 확대는 노인들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 참여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NIP 부재로 인한 지역간, 소득간 건강 불평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선제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