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ERLAB |
(3) 코로나19 후 급격히 늘어난 동화의 재고 자산

5년 동안 매출은 6.3%, 재고는 20% 확대
'로스' 줄였지만 높아진 재고 회전율 과제로

매ㆍ영ㆍ순(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한 해를 살아온 그 회사의 얼굴입니다. 하지만 얼굴 뒤에 가려진 움직임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히트뉴스는 한 제약사의 사업보고서나 분기보고서를 바탕으로, 회사의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는 '숫자'와 그 의미를 담은 '히트뉴스 경영실적 연구실'(약칭 하이퍼랩, HIPERLAB) 기사를 비정기로 담습니다.

2024년 동화약품 사업보고서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재무상태표에서 유동자산 중 '재고자산'이다. 회사의 매출은 개별 기준 3638억원으로 전년 3351억원 대비 286억원, 약 8% 증가했다. 2023년 이후 매년 200억원 이상 매출을 늘리며 성장하고 있다. 최근 5년(2020년부터 2024년) 기준 연평균 매출은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같은 기간 재고자산만 보면 893억원 수준으로 전년 706억원 대비 187억원 증가했다. 최근 5년간 늘어난 비중을 보면 20%대에 달한다. 매출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산술적으로 3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이에 따라 동화약품의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은 2020년 13.3%에서 2024년 24.5%로 상승했다.

 재고자산이란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과정에서 판매를 위해 보유하거나 생산 중인 자산, 또는 생산이나 서비스 제공에 사용될 원재료나 소모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상품,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 등이 포함되된다. 재무상태표의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며 취득원가와 순실현가능가치 중 낮은 금액으로 평가된다. 재고자산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 관리는 기업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약사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재고자산의 급격한 증가는 회사가 미래 수요 대비로 평가된다. 쉽게 말해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화약품이 약국 외 다양한 시장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과정과도 궤를 같이 한다. 편의점 내 첫 벤포티아민 제품인 '퀵앤써’를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 출시 등으로 판매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 역시 작용한다.

동화약품의 재고자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약국을 판매처로 삼는 제품 그리고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짧은 생약 혹은 음료 계열의 제품이 다소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동화약품의 경우 국내서 원톱으로 불릴 만큼 약국 시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 추산 국내 약국의 약 80%를 직거래하고 있어 약국 내 소비가 매우 중요하다. 더욱이 이른바 활명수류로 불리는 액상제품을 다수 가지고 있다. 활명수류의 지난해 매출 비율이 18%에 달할 정도다.

소비기한에 맞는 제품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연스럽게 재고자산의 급격한 변동은 폐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내포하기 때문이다. 많이 만들었지만, 실제 매출 전환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과잉 재고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채 문제에서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긴 하지만, 최근 연이은 투자 등의 과정으로 투자현금흐름이 올해 700억원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부담감을 줄일 필요도 있어 보인다.

다행스럽게 동화약품의 재고 관리 효율화 노력은 잘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재고자산의 평가손실은 2024년 11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3억원에서 8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출 상승폭을 고려하면 재고 관리 품질과 효율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폐기손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매출과 비교하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폐기손실의 감소 폭이 재고 증가 속도와 비교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고민해야 할 분야로 남는다.

제약업계 특성상 제품 유통기한에 따라 빠르게 매출로 전환되지 않은 자산은 폐기나 평가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하는데 다양한 유통채널과 제품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재고 관리의 민감도를 더욱 강화하면서 효율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연구개발 강화와 수익성을 강조하는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어 안정적 성장 전략과 효율적 관리가 새 출발하는 창업주 4세 '윤인호 號'의 과제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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