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료진흥재단, 유전자 치료 분야 글로벌 특허 동향 분석
미국-EU-일본 강자...중국 물량공세 속 한국은 기술·시장성 고전

상업적 성장 가치가 높은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국가간 특허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한국의 기술 수준은 선도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보다 뒤쳐져 투자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기업 '이매틱스'와 스위스기업 '로슈'가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빅마켓에서 유전자 치료 분야 다국가 특허를 선점하는 가운데, 국내 산업은 고전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재생의료진흥재단이 글로벌 특허정보 제공 데이터베이스(Dimensions AI)를 활용해 최근 5년(2019~2023)간 6개국(한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 호주) 특허 동향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22일 재생의료진흥재단의 '유전자치료 분야 국제 특허 동향 및 국가간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등록된 유전자치료 분야 특허는 총 4만4085건으로 연평균 2.2% 증가했다. 

2019~2023 국가별 유전자치료 특허 등록 건수 현황 및 추세 / 출처=Dimensions AI, 재생의료진흥재단 재가공
2019~2023 국가별 유전자치료 특허 등록 건수 현황 및 추세 / 출처=Dimensions AI, 재생의료진흥재단 재가공

유전자치료 특허 기술 미국 '최다'...한·중·일 경쟁도 관전 포인트 

국가별로 특허 등록 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1만4113건)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하며, 중국(7205건, 16%), 일본(6085건, 14%), 유럽(5237건, 12%)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49건, 6% 수준으로 아시아권 중국, 일본보다 뒤쳐져 있다. 

또한 생명공학 강국인 미국, 유럽(EU)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특허 출원이 빠르게 증가해 주목된다.

실제 미국, 유럽의 연간 특허 등록 건수는 최근 5년 사이 감소세를 보인 반 중국은 938건에서 1737건, 일본은 915건에서 1527건, 한국은 474건에서 652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독일기업 이매틱스 다국가 특허 '최다'...한·일은 해외 출원인 비중 높아   

특허 등록 상위 5개국인 미국, 중국, 일본, EU, 호주, 한국의 상위 출원인을 10위까지 분석한 결과, 미국과 중국은 자국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특허 등록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독일 바이오기업 이매틱스가 473건의 특허를 보유했으며, 캘리포니아대학교(259건), 펜실바니아대학교와 제넨텍(각 15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로슈가 가장 많은 특허(82건)를 등록했으며, 저장대학교(Zhejiang University), 쓰촨대학교(Sichuan  University) 등을 포함한 10개 출원인 중 9개가 자국 출원인으로 조사됐다. 

특허 등록 상위 5개국 출원인 현황 / 출처=Dimensions AI, 재생의료진흥재단 재가공
특허 등록 상위 5개국 출원인 현황 / 출처=Dimensions AI, 재생의료진흥재단 재가공

반면 한국과 일본은 해외 출원인 비중이 훨씬 높았다.

한국은 애나일람(45건) 이매틱스·제넨텍(각 36건), 길러어드(33건) 등 해외 기업이 특허를 등록했다. 주요 특허 출원인에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62건), KIST(23건)를 비롯한 대학과 연구기관은 포함됐지만, 국내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일본 역시 캘리포니아대학교(63건), 로슈(54건), 제넨텍(49건) 등 해외 기관이 상위 출원인 10개 중 9개를 차지해 해외 출원인 비중이 매우 높았다. 자국 기업으로는 다케다제약(59건)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특허의 기술 경쟁력과 산업 영향력 측면에서도 국가별 편차가 컸다.   

유전자 치료 분야 특허의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술력지수(TS)는 미국이 경쟁국을 압도했으며, 독일, 영국, 벨기에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5위로 가장 앞섰고 한국은 10위를 기록했다. 

유전자치료 분야 특허 출원인 국적별 특허 지수 / 출처=Dimensions AI, 재생의료진흥재단 재가공
유전자치료 분야 특허 출원인 국적별 특허 지수 / 출처=Dimensions AI, 재생의료진흥재단 재가공

시장 확보력을 보여주는 시장성 지수(PFS) 역시 미국(37.20)이 가장 높고 독일(7.14), 영국(3.28), 일본(1.68) 등 전통적인 제약바이오 강국이 상위를 차지했다. 시장성 부문에서 평균 시장 확보지수(1)를 상회한 국가는 7개국이며 한국(0.64)은 9위를 차지했다. 기술의 질적 지수(CPP, PII)는 독일, 벨기에, 미국, 스위스, 영국 순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12위에 위치했다.

아시아 패권 경쟁 일본 우위...한국은 양과 질 모두 평균 밑돌아 

이밖에 기술력(TS)과 특허 영향지수(PII)를 교차분석한 결과,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에는 독일의 기술적 파급력과 상업적 가치가 가장 높아 유전자 치료 분야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로 지목됐다.       

한편 우리나라 특허 기술의 경쟁력과 질적 수준은 모두 경쟁국 평균을 밑돌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재생의료진흥재단은 "한국의 경우 정량적 측면에서는 성장세를 보이지만 특허 기술의 경쟁력과 질적 수준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이라며 "향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와 함께 특허의 시장성을 확대하고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국적 특허권 확보 노력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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