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자체 생산 시설로 원료 수급 가능
페닐레프린 '효과 없음' 이슈 방어용 '일거양득'
최근 코오롱제약(대표 전재광)이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포함한 감기약에 대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슈도에페드린 원료 품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해당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리뉴얼 제품으로 출시한 셈이다. 업계에서 코오롱제약의 이번 허가에 '숨은 일인치'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코오롱제약이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많은 제약사들이 페닐레프린의 대체 성분인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포함한 감기약의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검색 결과, 작년 11월부터 지난주 까지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감기약 10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슈도에페드린 원료의 수급 논란 여전하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슈도에페드린이 부족으로 여기저기서 난리다"며 "원료 공급처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앞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제약사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 밝혔다.
실제로 슈도에페드린 품절 대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2023년 4월에는 슈도에페드린 품절 대란으로 약사들 사이에서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일이 벌어졌고 지금 약국가에서도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감기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애초에 시장의 수요를 원료 공급처들이 따라가지 못해 생긴 결과다.
그러나 앞서 10개 제품 중 코미에스시럽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제약사들은 수급에 곤란을 겪을 수 있지만 코오롱제약은 슈도에페드린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온 곳"이라며 "원료가 부족해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코오롱제약 관계자는 "외부의 사정과 상관없이 슈도에페드린 원료 수급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며 "공장 측에 확인한 결과 사전에 미리 발주를 내서 일정에 맞게 생사하고 있다. 이번에 허가된 코미에스시럽의 수급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코오롱제약은 슈도에페드린 원료를 받아 부원료를 배합하는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2023년 4월 정부 주도로 출범한 '수급불안 의약품 민관협의체'가 코오롱제약의 코슈정 성분에 대해 증산 조건부 약가 인상을 시행할 정도였다. 코오롱제약이 코슈정 생산과 수급에 몰두한 배경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코미에스시럽이 FDA 이슈 방어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7일 콧물약 페닐레레프린의 코막힘 완화 효과가 없다는 공식 발표와 함께 페닐에프린 사용 종료를 제안하고 소비자 의견 청취에 돌입했다. 사실상 페닐레프린 성분의 퇴출을 선언했다.
코오롱제약의 코미시럽은 영유아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감기 치료제지만 페닐레프린 성분이 포함된 상태다.
하지만 코미에스시럽의 주성분은 '슈도에페드린염산염'과 '트리프롤리딘염산염'이다. 효과는 코미시럽과 같이 '코감기, 알레르기 및 혈관운동성 코염에 의한 다음 증상의 완화 : 재채기, 콧물, 코막힘, 눈물'이다.

코오롱제약이 페닐레프린 성분 대신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추가한 코미에스시럽 출시로 향후 FDA의 이슈에 대해 방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들리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슈도에페드린은 페닐레프린을 대체할 수 있는 약제로 코막힘 완화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코오롱제약은 코미에스시럽 허가를 통해 재빠르게 FDA 이슈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약처가 FDA 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구나 슈도에페드린은 수급 곤란 이슈가 늘상 있는 약"이라며 "원료 수급과 완제품 생산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슈도에페드린을 포함한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코오롱제약이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추고 빠르게 슈도에페드린 감기약을 출시한 것은 똑똑한 전략"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