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유한양행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 주효"
'유한'이라서 가능한 마케팅, 재고 회전율 높여 매출 급성장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 파스 패밀리가 약국가를 휩쓸고 있다. 대형 병원 인근 약국은 물론 지역 약국 곳곳에서도 안티푸라민 파스를 찾을 수 있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특별한 마케팅 덕분에 안티푸라민 매출이 급성장했다는 분석이 들린다.

대학병원 인근 대형 약국 안티푸라민 진열대 모습. 사진=최선재 기자
대학병원 인근 대형 약국 안티푸라민 진열대 모습. 사진=최선재 기자

지난 3일 히트뉴스 취재진이 서울 노원구에 있는 대학병원 인근 약국을 찾았을 당시, 놀랄만한 광경을 목격했다. EPL 축구선수 손흥민 사진을 약국 입구 바로 앞 진열대 이곳저곳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명 손흥민 파스,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 제품이었다. 안티푸라민 코인플라스타, 파프부터 쿨, 조인트는 물론 한방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남성 환자 대부분의 시선이 안티푸라민에 꽂힌 이유다.

지역 약국 진열대 속 안티푸라민 패밀리 모습.
지역 약국 진열대 속 안티푸라민 패밀리 모습.

이튿날 찾은 서울 성북구 인근 약국도 '손흥민 파스'가 가득했다. 안티푸라민 빅파워, 40, 더블파워 등 더욱 다양한 제품이 보였다. 다른 제약사들의 수많은 파스 제품을 압도할 정도였다.

또 다른 약국에서는 안티푸라민 케토, 쿨에어파스 제품도 볼 수 있었다. 약국 약사는 "쿨 에어 파스는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이라며 "안티푸라민 파스가 대부분 잘 나가지만 최근에는 스프레이가 가장 인기가 높다"라고 전했다. 약국마다 안티푸라민과 손흥민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성북구 인근 약국 에어파스 제품 모습. 
성북구 인근 약국 에어파스 제품 모습. 

약국 진열대와 매대를 안티푸라민이 점령한 이유는 뭘까. 단순히 '슈퍼스타 마케팅' 때문일까.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사 PM은 "손흥민은 슈퍼스타"라며 "슈퍼스타이기 때문에 파스 인지도 상승의 효과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안티푸라민 인기가 지속될 수는 없다. 스포츠 스타 마케팅과 더불어 이뤄진 라인업 확장 전략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유한양행은 최근 수년간 안티푸라민 패밀리를 지속적으로 내놓았다"며 "파스 사이즈를 늘리거나 새로운 성분을 추가하는 식이다. 라인업 확장은 아무 제약사나 할 수 없다. 유한양행의 마케팅 역량이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통 일반의약품의 라인업 확장은 기존에 없던 성분을 출시하거나 용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뤄진다"며 "예를 들어 파스 용량으로 한정하면 함부로 매수나 사이즈를 늘릴 수 없다. 공장이 한번에 생산해야 하는 한정된 수량과 유통기간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에서 한번에 생산 가능한 파스가 1만개이고 유통기한이 1년 6개월이라고 하면 최소한 약사가 그 기간 안에 1만개를 팔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용량을 늘리는데 자신이 있는 회사만이 라인업 확장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항양행은 2019년 손흥민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라인업을 확장한 이후 안티푸라민 매출은 해마다 증가했다.

10일 유한양행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안티푸라민 패밀리 전체 매출액은 2020년 205억원, 2021년 24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은 298억원, 2023년은 332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298억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라인업 확장이 약국가의 '재고 회전율'을 높이면서 매출이 극대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약국내 재고가 쌓이지 않고 소비자한테 빠르게 판매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재고 회전율"이라며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많으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약사들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들 브랜드 자체에 관심을 드러낼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티푸라민 6개 제품 중에 4개가 팔리면 약사 입장에서는 진열대 빈 곳을 또 채워넣는다"며 "재고가 쌓이지 않으면 약사가 일일히 반품 접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재고 관리가 더욱 수월하기 때문에 제약사도 약국도 윈윈이 가능하다. 안티푸라민의 재고 회전율이 높아진 점도 높은 매출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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