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년 간 알츠하이머 관련 임상 승인 8건…올해 빈도 증가 추세
릴리ㆍBMSㆍMSDㆍ비욘드바이오 등 자사 파이프라인 임상 돌입

올해 1월에만 4건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되는 등 치매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31일까지 승인된 임상시험계획 수는 총 4건이다. 이는 작년 1년간 해당 질환을 대상으로 8건(0.8%, 2024년 승인 944건)의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된 것과 비교하면 그 빈도 면에서 상당히 증가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진행되는 임상들을 살펴보면 △한국엠에스디 'MK-1167' 2상 △비욘드바이오 'BEY2153' 2상 △한국BMS제약 'KarXT' 3상 △ 한국릴리 '렘터네터그(LY3372993)' 3상 등이다.
도나네맙 이은 차세대 치매 신약물질 '렘터네터그'
일라이릴리는 작년 치매 신약 '키썬라(Kisunlaㆍ성분 도나네맙)'를 미국 FDA로부터 허가 받은 것에이어 후속 신약물질 '렘터네터그(Remternetug·연구물질명 LY3372993)'의 글로벌 3상 임상에 돌입했다.
한국릴리는 지난 10일 인지 및 기능 감소의 위험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시험대상자에서 렘터네터그와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하는 3상 임상시험계획(연구명 TRAILRUNNER-ALZ 3)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렘터네터그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 단일클론항체로, 변형된 베타 아밀로이드(Aβ)인 'N3pG'를 타깃해 제거하는 신약물질이다.
이번에 승인된 임상은 55세부터 80세까지의 성인 환자 100명(글로벌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연구다. 이는 올해 국내에서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병 관련 글로벌 연구 중에서 가장 많은 참여를 목표로 한 것으로, 서울아산병원 등 18개 의료기관에서 2030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1차 유효성평가변수를 피하 투여 후 최대 255주차까지 임상치매평가척도(CDR)로 측정한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진행(Time to Clinically Meaningful Progression)으로 설정했다. CDR은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연속선상에서 참가자의 질환 중증 단계와 손상 정도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
알츠하이머 관련 조현병 치료 신약 'KarXT'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는 미국 바이오기업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를 약 14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경구용 신약물질 ‘KarXT(미국 제품명 코벤피, 성분 자노멜린+트로스피움)’의 글로벌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BMS제약은 지난 1월 16일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있는 정신병' 환자를 대상으로 KarXT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군 3상 임상시험계획(연구명 ADEPT-4)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번 연구는 55세부터 90세까지의 성인 환자 9명(글로벌 4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연구로, △고려대 의대부속안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이화여대 의대부속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한양대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2026년 7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환자들은 알츠하이머병으로 확진 또는 추정돼야 하며, 치매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뇌졸중 등 다른 CNS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치매 발병 중 또는 발병 후에 실시한 뇌의 자기공명영상(MRI) 또는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연구진은 1차 유효성평가변수를 '투여 12주 종료까지 베이스라인 대비 임상의에 의한 신경정신건강평가(NPI-C) 중 환각+과대망상(Hallucinations+Delusions) 점수의 변화'로 설정했다. 또, 주요 2차 유효성평가변수는 '투여 12주 종료까지 코헨-맨스필드 초조 척도(CMAI) 총점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 등으로 설정했다.
KarXT는 작년 9월 FDA로부터 코벤피(COVENFY)라는 제품명으로 신약 허가됐다. 기존 조현병 치료제들이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했던 것과 달리, 코벤피는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무수카린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인 M1과 M4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신규 기전을 가진 의약품이다.
회사 측은 KarXT가 기존 치료제들에서 발생하는 운동 이상증 등 부작용 문제에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밀로이드-타우 이중 타깃 경구용 제제 'BEY2153'
한국의 바이오벤처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소식도 있다. 비욘드바이오는 지난 1월 20일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BEY2153'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은 이중눈가림, 평생설계,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구용 제제로 개발 중인 BEY2153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동시에 타깃하는 물질이다.
회사 측은 이 물질을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도록 개발해 저농도 투여에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했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또, 임상 전 진행된 알츠하이머병 동물 및 세포모델 실험에서 인지·행동기능을 개선하고, 신경세포의 죽음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임상은 국내 환자 90명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는 2027년 12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실시된다.
연구는 주 임상시험(Part1)과 연장 임상시험(Part2)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주 임상시험에서는 BEY2153 2.5mg 또는 BEY2153 5mg 또는 위약 1캡슐을, 연장 임상시험에서는 BEY2153 5mg 1캡슐을 임상시험 투여기간(약 26주) 동안 1일 1회 복용한다. 1차 유효성평가변수로는 이상사례 및 활력징후 등 안전성을, 2차 유효성평가변수로는 간이정신상태 점수(MMSE) 등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MK-1167, AChEi와 병용요법으로 개발
한국엠에스디는 지난 1월 31일 경도 내지 중증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부가 요법으로서 'MK-1167'의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MK-1167은 단독요법이 아닌 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즈 억제제(AChEi)와의 병용요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아세틸콜린은 뇌 내 신경전달과 관련된 신호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분해시키는 AChEi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의 치료제들이 표준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임상은 위약 대조, 이중눈가림 및 평행군 방식으로 설계된 2상 임상이다. 2027년까지 국내 17명(글로벌 350)명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인하대부속병원 △한양대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대상자는 55~90세인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병기 분류를 위한 알츠하이머 협회 기준 개정본에 따른 경도 내지 중등도 알츠하이머성 치매(제4기~제5기) 환자로, 스크리닝 당시 간이정신상태 점수(MMSE)가 12~24점 내에 있어야 한다.
연구의 주요 임상시험평가변수는 제24주 시점에서의 ADAS-Cog11 총점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다. ADAS-Cog11은 인지력을 평가하기 위한 검사로, 11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