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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진료만으론 질문 시간 제약… 정보 제공 사업 지속 개발ㆍ홍보 필요

암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 중 정부와 전문언론의 시선은 대부분 의약품 허가와 보험급여에 맞춰져 있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 이러한 정책들이 치료 접근성과 가장 근접해 있어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건 맞지만, 이 외에도 환자를 위한 여러 지원 요소가 존재한다.
얼마전 한 상급종합병원 암병원에 취재를 다녀왔다. 지하에서 지상까지 존재하는 진단영상검사실부터 각 과별 외래 그리고 주사실까지 수 십에서 수 백명의 환자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취재 시간까지 여유가 생겨 대기실에 앉아 환자들을 지켜봤다. 주치의의 외래를 받고 나왔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상의하고 있는 가족들이 많았다. 본인의 순서가 끝나고 나서도, 잠시 나오는 외래 간호사에게 한 마디 질문이라도 더해보기 위해 남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암치료는 단순히 약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끝이 아니다.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고, 먹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주의해야하는 행동 등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다. 그래서 5~10분 내외로 주어지는 외래 시간에 모두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 수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실제 환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용한 팁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내용이 산재돼 있어 혼란을 주기에 다분한 상황이다.
평일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진료를 위해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들이 모인다. 항암제 투여가 매일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에, 각자 나름의 주기로 병원을 방문하지만 궁금한 사항은 언제 어디서 생길지 모른다. 다음번 병원 방문까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환자에게 두려움과 답답함이 될 수 있다.
이에 국내 상급종합병원들은 내부 지원센터를 통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가 투여하고 있는 항암제의 작용 기전부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 마약성 진통제 등을 활용한 통증관리, 체중 유지를 위한 식이 교육 등이 그것이다. 내원이 힘든 환자를 위해 비대면으로도 병행 운영중이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의 힘만으론 부족하다.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소수의 환자들만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 시간 내 다양한 진단 및 진료 절차가 이뤄지는 암병원의 특성 상 여유롭게 이들을 활용하기엔 제약이 있는 현실이다. 고령 환자의 비율이 많아 정보 접근이 어렵다는 것도 제한점으로 작용한다.
물론 보건복지부도 국립암센터를 주축으로 이런 부분들을 보완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암 환자 전담 상담센터 등 사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암환자의 생활 관리, 증상 관리, 식생활 등을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전화를 통한 진료 협조 요청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좋은 시스템들이 마련돼 있음에도 충분한 홍보가 되고 있는 지다. 사업 개시 당시 방송, 신문 등 다양한 언론에서 소식을 알리지만, 그 이후에 다시 잠잠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환자 관리에 떠오르는 키워드는 '삶의 질(Quality of Life)'이다. 제도 정책 마련만이 환자들의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은 아니다. 이들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꿀팁'들을 방출하는 것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환자들을 위한 좋은 사업들이 운영되고 있다. 소위 아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전유물로 둘 것인지, 모든 환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부상시킬 지는 정부·의료·언론의 노력에 달렸다. 모두가 협심해 환자 지원을 위한 사업들을 꾸준히 홍보하고, 개발해 암환자들은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선진 보건의료 체계가 구축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