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보류 통보에 회사들도 '영업 제품 교체' 공지
회사 측 '꼭 지급' 공문에도…내부 갈등에 주저해

전ㆍ현직 경영진부터 직원까지 횡령과 배임 등을 이유로 고소고발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유니온제약에 대해 판촉영업자(CSO)들도 제품 영업을 중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판매수수료를 정산하지 않은 회사 측은 "판매수수료를 정산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CSO 설득에 나섰다.
유니온제약은 CSO 영업 활동에 의존하는 상황이라서 CSO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정산하지 못해 영업이 중지될 경우 사실상 사업 정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국내 CSO업체 한 곳은 자사 소속 영업사원이 판매하고 있는 한국유니온제약의 전 품목 교체, 다시말해 영업중단을 권고했다. 해당 회사는 관련 업계서 규모가 큰 곳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업계에서 이름이 제법 알려진 또다른 CSO도 영업사원들에게 사실상 제품 영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CSO업계 관계자는 큰 업체들이 영업을 중단하면 나머지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SO 업체들이 제품 영업 중단을 권고한 이유는 판매 수수료가 정산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니온제약을 둘러싼 이슈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계속돼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은 4분기 처방에 따른 지급 수수료를 내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유니온제약은 이와 관련, 현재 지급되지 않은 판매수수료를 꼭 정산하겠다는 내용을 밝혔다. 회사 측이 지난 9일 보낸 공문에 "제품 판매로 영업 지속된 수수료 미지급 대금 및 향후 발생되는 영업 수수료 또한 책임지고 지급하겠다"는 말이 담겨 있다.
그렇지만 CSO업계 사이에서는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까지 제품을 팔아줄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직접 영업을 하다 CSO 영업으로 돌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 듯 했던 유니온제약 입장에서는 제품 판로가 막힐 위험성이 커진 셈이다.
유니온제약 사내갈등은 CSO들에게도 불안 요소
올해 격해진 유니온제약 사내 갈등도 CSO 업체들 입장에서 불안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1985년 설립된 이후 IMF 구제금융 사태로 공장이 휴업 중이던 때, 2001년 영업사원 출신인 백병하 회장이 회사를 인수해 오늘에 이르렀다. 2018년 단계적으로 매출을 늘려 코스닥 진입에도 성공했다.
문제는 2019년과 2020년 사이 약 270억원을 투입해 앰플과 주사제 등 다양한 제형 생산이 가능하도록 야심차게 단행했던 원주 문막 2공장 신축이 코로나19 시점과 겹치면서 자금난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현재도 공장 가동률이 높지는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매각 과정 등을 거친 끝에 돌고돌아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1호에게 최대 주주 자리를 넘겼다. 회사의 유상증자 69억원과 전환사채 41억원을 떠 안은 것이다. 지난 4월 이 펀드의 대표인 양태현 전 한국유니온제약 대표가 공동대표 자리에 선임됐었다.
당시 업계는 이를 통해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조기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전환사채 발행금액 41억원과 신주 69억원, 백 회장이 무상증여한 회사 자사주 등을 합치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채원리금 미지급이 벌어지며 갈등이 시작됐다. 회사는 10월 양태현 대표를 해임했으며 10월 25일 양 전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양 전 대표가 회사 자금을 다른 곳에 사용한 데다가 양 전 대표 측 직원이 회사 자금을 챙겼다는 이유에서였다.
여기에 회사 측은 11월 26일부터 양 전 대표, 전현직 미등기임원 등을 총 세 차례에 걸쳐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했으며 양 전 대표 측도 백병하 회장을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소하는 등 양 측이 격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다툼으로 인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하는 주식시장에서 상장유지도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이달 20일 양태현 전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 사외이사 2인의 해임 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