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메시지에는 주요 영업 품목까지 있어
안국약품 "관련 논의는 했으나 진행사항 없다" 

안국약품 과천 신사옥.
안국약품 과천 신사옥.

판촉영업자(CSO) 활동으로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안국약품 발, '병원 영업의 빗장을 열겠다'는 메시지가 돌고 있다. 회사 측은 시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이미 영업 중점 품목 등 세부 내용도 나와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 의정갈등 속 덩치를 키우기 위한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CSO 영업 판로를 확장하는 회사가 더 나올 지 관심을 모은다.

안국약품은 최근 메시지 등을 통해 2025년부터 세미병원에서 CSO 영업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협력 CSO들에게 전달했다. 메시지에는 자사 주요 영업 품목 목록을 정하고, 처방에 따라 CSO 측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세부 내용도 담겨 있다. 안국약품은 개원가에서 외부 영업제도를 도입한 회사 중 하나다.

세미병원은 지역이나 회사에 따라 그 범위가 다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준종합병원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주 쓰인다. 종합병원 수준은 아니지만 여러 진료과목을 갖춘 30병상 이상 병원 형태를 가진 의료기관을 말한다. 단일 개원가 대비 환자의 수가 많고 짧기는 하지만 입원일수가 어느 정도 되는 환자들이 있어 의약품 사용량이 제법 큰 편이다.

특히 근래 의정갈등과 상급종합병원 개편 방안 발표 이후 다수의 경증 환자 방문이 늘어나면서 의약품 사용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국약품의 이같은 움직임은 성장세를 탄 회사의 덩치를 더 키우기 위한 시도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안국은 CSO 운영 활성화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 1~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2004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1694억원과 비교하면 18.2%나 증가했다. 3분기 매출만 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518억원과 비교해 100억원 이상 높은 매출 성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지급수수료는 누적 기준 782억원으로 늘어나 전년 700억원 대비 늘었으나 매출 상승세를 감안하면 꽤 남는 장사로 평가받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안국약품 메시지'에 더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로컬에서 큰 성과를 본 이상 더 규모가 되는 의료기관을 공략하면서 현재 매출 상승세에 불을 붙이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의정갈등이 길어지며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최상위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보다 병원급 의료기관에 관심을 돌리는 상황과 안국약품의 메시지는 맞물린다. 큰 의료기관의 처방은 당뇨나 고혈압 등 장기 처방이 가능한 품목이라 제약사에게 악영향은 덜하지만 항생제나 단순 제네릭, 기초의약품 등 제품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따라서 규모는 작아도 환자가 꾸준히 방문하는 병원이 제약사들의 신규 타깃이 되고 있다.

안국약품의 새 선택은 CSO를 내세워 의원급을 공략하고 있는 제약회사들이 활동반경을 넓힐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소규모 병원 등을 터전삼고 있는 기존 영업사원들이 영업무대를 어디로 옮길지 등도 관찰대상으로 떠올랐다.

반면 안국약품은 "업계에서 도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진 것은 맞지만 실제로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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