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핏·디디에이치·아이빔테크놀로지 등
"장기적 관점서 전략 발전 필요" 분석도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시장 규모가 큰 중국 내 의료기기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중상상업연구원(中商产业研究院)의 '2024~2029년 글로벌 및 중국 의료기기 시장 현황 및 미래 발전 동향'에 따르면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3년 3980억위안(약 76조9490억원)에 달했고,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은 14.25%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이 같은 시장 규모와 높은 성장성을 지닌 중국 의료기기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핏 △디디에이치 △아이빔테크놀로지 △티앤알바이오팹 등이 중국 의료기기 기업들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

뉴로핏은 지난달 말 중국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제조사 베이징 라도 테크놀로지(Beijing LADO Technology, 라도)와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에 대한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내 합작법인 설립을 확정했다.
뉴로핏은 라도와 뉴로핏 스케일 펫의 중국 내 판매 계약 체결 및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중국 의료 산업에 필수적인 인허가 획득 및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뉴로핏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해외 개발 의료기기 규제에 맞춰 전문적인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W) 기업을 탐색하는 중 라도와 협력하게 됐다"며 협력 배경을 밝혔다.
앞선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시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노령화 사회로 급격히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의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PET 스캐너가 현재 500여 곳 의료기관에 설치돼 있지만, 향후 2~3년 내 1000여 곳 기관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뉴로핏은 2025년 합작법인 설립과 중국 내 인허가 획득에 나설 예정이며, 2026년부터 의료기기 SW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2027년 회사 전체 매출 중 중국 시장 매출이 20~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치과 인공지능(AI) 진단 솔루션 개발 기업 디디에이치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파노라마 엑스레이 기반의 구강질환 자동 진단 솔루션 '파노(PANO)'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하기 위해 중국 제남국제의학센터, 중국 치과 유통 기업 즈성메이와 3자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파노(PANO)는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진과 공동 연구한 고도화된 AI 학습 모델을 통해 주요 대학병원들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심사를 거쳐 구축된 빅데이터를 학습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치아우식(충치), 치근단염(치아 뿌리에 생기는 염증) 등 다빈도 구강질환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 및 상담 과정에서 치과의사의 진료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지원한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이달 초 중국 레비티 바이오메드(Revvity Biomed)와 혁신적인 생체현미경(IVM) 제품의 중국 독점 유통을 위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중국 시장에 맞춤화된 고품질의 올인원(All-in-one) 생체현미경과 관련 부품 및 액세서리를 생산하고, 레비티 바이오메드는 이를 중국 내 독점적으로 유통하며 현지 마케팅을 지원하게 된다.
재생의료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 8일 중국 시장 진출 및 현지 사업화를 위해 화룬의약상업그룹유한회사(화룬의약)와 상호 협력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중국 시장의 수요에 맞는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 및 제조해 경쟁력 향상을 촉진하는 데 협력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의료 수요 증가로 인해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전략적 결정의 일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대규모 인구, 고령화 및 의료 수요 증가로 인해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중국 파트너와 협력해 현지 시장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게 되면 상호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다만 기업들이 중국 의료기기 시장의 특성과 법적 요건을 면밀히 파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