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극 교수 "연2회 투여 '렉비오', 복약 부담 최소화해 장기 조절 가능"
박경우 교수 "siRNA 치료제, 높은 선택성ㆍ긴 반감기 등 장점"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을 낮추기 위해 혈중 LDL-콜레스테롤(이하 LDL-C)을 적정 기준 이하로 빠른 시기부터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한국노바티스는 7일 전문언론을 대상으로 자사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렉비오(성분 인클리시란)'의 작용 기전과 주요 연구 결과 그리고 최신 치료 트렌드 등을 소개하기 위한 '오픈 캠퍼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연자로 나선 김병극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과거에 암이 가장 높은 사망원인이었다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ASCVD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LDL-C가 동맥경화의 모든 단계에 관여하게 되는데, 이들이 혈관에 쌓이면서 혈류가 방해되거나 막혀 끝내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좀 더 빠른시기부터 LDL-C를 낮게 유지한다면, 그만큼 ASCVD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극 교수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가이드라인들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일수록 더 낮은 혈중 LDL-C 농도 기준을 목표치로 권장하고 있다. 초고위험 심혈관질환 환자의 혈중 LDL-C 농도 기준은 기존 70㎎/㎗ 이하에서 최근에는 55㎎/㎗ 이하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지질동맥경화증학회도 이 트렌드에 맞춰 지난 2022년 처음으로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55㎎/㎗ 이하로 혈중 LDL-C 농도를 유지할 것으로 권고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의 LDL-C 목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명 중에 1명은 도달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며 "그 이유는 가이드라인이 제시하고 있는 목표 기준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기존 경구제를 활용한 약물 요법의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구제의 경우 낮은 복약 순응도가 LDL-C 목표 달성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데, 그 이유로는 △먹는 경구제의 수 △약의 크기 △하루에 먹어야 하는 빈도 등이 있다"며 "다양한 약제를 환자가 잘 쓸 경우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고령 환자들에게 있어 이 점은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①복용 횟수가 적고 ②복용이 용이하고 ③환자가 복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약제에 대한 의학적 수요가 있어 왔다"고 덧붙였다.

고령 환자들일수록 경구제가 6개월 장기 처방된다고 하면, 1개월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남기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극 교수는 이런 복약 순응도 문제를 개선한 치료 옵션으로 최근 렉비오가 허가됐다고 소개했다.
렉비오는 현재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혼합형 이상지질혈증 치료 목적으로 ①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으로 충분히 LDL-C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스타틴 또는 다른 지질 저하요법과의 병용요법 ②스타틴 블내성 환자 또는 스타틴 금기환자에서 단독 또는 다른 지질 저하요법과 병용요법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김병극 교수는 "렉비오는 연 2회(투여 후 최초 3개월 주기, 이후 6개월 유지요법) 투여 만으로 환자의 복약 부담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조절을 가능케 하는 약제"라며 "환자는 6개월마다 의료기관을 찾아 주사를 맞고 복귀하면 되는데, 그러면 복약 순응도는 100%인 셈이다. 이 치료법은 고령의 환자일수록 더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렉비오가 12개의 임상시험으로 이뤄진 '오리온(Orion)'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한 ASCVD 환자 대상 혈중 LDL-C 농도 감소 효과도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3상 임상인 ORION-9, ORION-10, ORION-11 등 연구 결과, 510일차 시점에 렉비오 투여군의 LDL-C는 위약군 대비 각각 47.9%, 52.3%, 49.9% 감소했다(P<0.001). 세 임상 모두에서 렉비오 투여군과 위약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한국인이 24% 포함된 아시아 환자 대상 ORION-18 연구에서도 330일차에 렉비오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57.17%의 LDL-C 감소효과를 보였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를 제외한 선진국, 아시아, 심지어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등 38개 나라에서 ASCVD 환자에게 렉비오가 급여로 사용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급여 적용돼 많은 환자들이 사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경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siRNA((short interfering RNA·짧은 간섭 리보핵산) 치료제로개발된 렉비오의 구조적 특징과 작용기전을 설명했다.
박경우 교수는 "렉비오는 체내 LDL-C 농도 및 심혈관 수치와 관련된 단백질인 ‘PCSK9’을 억제하는 siRNA 치료제로, 혈중 LDL-C 농도를 낮추는데 관여하는 LDL 수용체(LDLR)의 재사용 비율을 높여주는 작용을 한다"며 "압도적으로 간 세포에 많이 발현한 'PCSK9'만을 타깃 하는 높은 선택성(Selectivity)을 가지고, 적은 면역반응을 보인다. 더불어 체내에서 오랫동안 작용해 긴 반감기를 가져 적은 투여 횟수만으로 약효를 지속시킬 수 있으며, 기존 단백질 억제제가 가지던 보상 경로의 촉진 작용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렉비오는 기존 경구 약물을 최대 용량으로 사용해도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들, 이상반응으로 스타틴 계열 약물의 복용이 제한되던 환자들도 편하게 투여 받을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노바티스는 렉비오의 급여 등재에 있어 약가 수준을 암젠이 개발한 PCSK9 단클론항체(mAb) '레파타(성분 에볼로쿠맙)'의 연간 소요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설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기존 허가된 2주 또는 월1회 투여 단클론항체 제제와 동일한 수준의 약가로 급여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년 기준 약 300만원 수준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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