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3차 치료제 '레주록' 허가 기념 기자간담

김희제 교수 "혈액암 환자 주요 사망 원인…여러 장기에 발생해 치명적"
정준원 교수 "75% 환자서 객관적 반응 보여…장기 반응·내약성도 확인"

사노피의 한국법인이 24일 개최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레주록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희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혈액내과 교수)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황재선 기자
사노피의 한국법인이 24일 개최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레주록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희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혈액내과 교수)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황재선 기자

기존 치료제 만으로 장기의 기능개선 및 치료 지속을 기대하기 어렵던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cGvHD) 영역에서 경구용 ROCK2 선택적 억제제 '레주록(성분 벨로모수딜메실산염)'의 허가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생겼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의 절반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전신에 걸쳐 다발적으로 숙주 반응이 발생하는 중증질환이다. 전신을 뒤덮는 붉은 발진과 가려움증 같은 피부 숙주 반응, 구토 및 설사 등의 위장 숙주 반응, 안구건조 및 광선 공포증 등의 안구 숙주 반응뿐만 아니라 폐와 간에서도 숙주 반응이 나타나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이다. 일상 생활, 정신 건강, 사회경제 활동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사노피의 한국법인(대표 배경은)은 24일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레주록의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레주록은 지난 8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성인 및 12세 이상 소아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제로 허가됐다. ROCK2은 염증 및 섬유화 단계 모두에 관여하는 바이오마커인데, 레주록은 이를 타깃해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김희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이날 연자로 참여한 김희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혈액내과 교수)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혈액암 환자의 암의 재발을 제외한 비재발사망률에서 37.8%를 차지하는 가장 주요한 사망 원인이다. 암 환자가 늘어나고, 동족 조혈모세포 이식 수도 늘어나면서 덩달아 이 질환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2차 치료제로 자카비(성분 룩소리티닙)이 보험급여 적용돼 사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3차 치료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42%가 진단 당시 4개 이상의 장기에서 이 질환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폐와 근골결계에 발생할 경우 환자의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며 "무기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료 특성상 이는 삶의 질(QoL)을 급격히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0~40대 환자들의 경우, 경제력과 학업에도 치명적일 수 있어 재정적 부담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 기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연간 평균 진료비는 27만5000달러에 달한다. 실제로 환자들 중 약 38%만이 일터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의 목표는 증상 완화와 질병 조절, 그리고 장기 손상 및 장애의 예방이 포함되는데, 김희제 교수는 기존 스테로이드 등 치료제로는 기대하기 어렵던 폐 및 근골격계의 기능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레주록의 허가가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실제로 어떤 환자에서 레주록이 효과적일 지 선별할 순 없지만, 0%에 가깝던 치료 확률이 이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연자로 나선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레주록의 허가 근거가 된 2상 임상시험 'ROCKstar'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ROCKstar 연구는 이전에 2차 이상 전신요법에서 실패한 환자의 모든 장기에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증상 개선 및 삶의 질 개선 효과를 평가했다. 환자군은 레주록 200mg 1회/일 투여군과 200mg 2회/일 투여군으로 각각 66명씩 배정됐다. 일차유효성평가변수는 2014년 NIH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합의 기준에 따른 12개월 이내의 최상의 전체 반응률(ORR)로 설정됐으며, 이차유효성평가변수는 △무실패 생존(FFS) △생활 기능 점수(LSS) 요약 점수 △전체 생존(OS) △치료시작부터 반응까지의 시간(TTR) 등이었다.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

정준원 교수는 "레주록은 2상 임상 결과만으로 허가까지 연결됐다. ROCK Star 연구에서 레주록 1일 1회 200mg 복용한 환자군의 ORR은 75%(완전관해 6%, 부분관해 69%)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임상 성공 기준으로 설정한 30%를 상회하는 수치"라며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이 나타난 다양한 장기에서도 효과가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섬유화 증상이 있는 환자들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레주록을 1일 1회 200mg 복용 후 반응을 보인 환자의 62%는 반응 후 최소 12개월동안 사망하지 않았거나, 새로운 전신치료요법을 받지 않았다. 또, 약 10%의 반응이 한달 내, 53%의 반응이 4주에서 8주 사이에 확인됐으며, 증상 개선을 위한 약제 추가 없이 치료를 이어간 환자의 비율인 FFS는 6개월 시점에 73%, 12개월 시점에서 57%로 나타났다. 

더불어 약제 복용 후 최초 반응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1.8개월로 나타났으며, 환자들의 치료 유지 기간(DoR) 중앙값은 9.4개월로 확인됐다. 레주록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폐렴(7%)이었으며, 3등급 또는 4등급 정도의 흔한 부작용(5% 이상)은 폐렴(8%), 고혈압(6%), 고혈당(5%) 등이 확인됐다. 다만, 환자들의 24%에서는 간기능 검사 수치 상승이 관찰됐다.

정 교수는 "환자의 삶의질 개선에서도 52% 환자가 LSS 분석 상 7점 이상의 감소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응자(61%)와 비반응자(25%) 모두에서 점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최근 유럽이식학회에서 발표된 최근 3년 장기 추적 결과가 이들 1년 분석과 유사하게 좋은 반응률과 내약성을 나타냄에 따라 장기복용으로 인한 우려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사노피 메디컬 어드바이저(Medical Advisor) 김나래,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정준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희제 교수, 사노피 이식사업부 헤드 서민규
(왼쪽부터)  사노피 메디컬 어드바이저(Medical Advisor) 김나래,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정준원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희제 교수, 사노피 이식사업부 헤드 서민규

한편, 사노피 측은 오는 11월 중 레주록의 정식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연내에 보험급여 적용을 위한 신청서를 보험당국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빠르게 11월 중순 국내 유통이 진행될 예정이다. 곧 정식으로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이 미충족 수요가 많은 위중한 질환인 만큼, 최대한 빨리 급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연내에는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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