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아시아, 북미, 중남미, 오세아니아 등 37개 해외 법인 보유
유럽 주요 5개국서 램시마, 허쥬마 등 직판…처방 선두권 달성

[끝까지 HIT 11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모두 자사 제품의 해외 진출, 글로벌 제약을 꿈꾼다. 미국, 유럽, 중국 등 대형 시장에 탑승해 내수시장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약 38억 4200만달러인 의약품 수출 실적은 2024년 동기 44억6400만 달러로 급성장했다.
이 중에서도 단연 1위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전체 의약품 실적의 60%를 차지하는 바이오의약품은 2023년 상반기 의약품 수출실적이 약 20억4100만달러에서 올해 동기 26억7800만달러로 31.2%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렇듯 급성장하는 의약품 수출 시장에서 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직판(직접판매)과 간판(간접판매)이다. 다수의 업체들은 간판 전략을 선택한다. 직판을 위한 영업 조직을 구성하고, 현지 의료 시스템을 파악해 기득권을 가진 제품과 경쟁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상당 수 업체들이 현지 법인을 설립해 해외 진출을 꾀한다고 하지만, 이는 인허가 등 행정 업무를 위한 오피스(Office)인 경우가 많다. 물론, SK바이오팜, 한미약품 등 사례처럼 미국이나 중국 등 특정 국가에 한해 직판에 성공한 업체도 있지만, 그 수는 한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시밀러 분야 강자인 ‘셀트리온’은 2010년 부터 꾸준히 글로벌 직판 영업망을 확장해 왔다.
현지 법인의 맞춤형 세일즈 전략…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을 뛰어넘다

셀트리온의 해외 법인은 올해 회사 반기보고서 기준 37개다. 유럽 20개국, 아시아 7개국, 북미 2개국, 중남미 6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등에 설립돼 있으며, 이 중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등 유럽 4개 지역은 올해 상반기 추가 설립됐다.
이들 해외법인들이 의약품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국가는 110여 개에 달하며, 국가별 상황에 따라 의약품 시장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세일즈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직판 외에도 유통 파트너사를 통한 간판 또는 직판+간판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국가별 특성과 시장 상황에 맞춰 세일즈 전략 및 입찰 계획을 추진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직판 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중남미 등 세계 전역에서 직판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국가 리스트 및 숫자는 전략상 외부 공개가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직판에 있어 가장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다. 회사는 2020년 램시마를 시작으로 2022년 트룩시마, 허쥬마 등 항암제까지 전 제품의 직판 전환을 완료했다. 이후 출시된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후속 제품들의 경우 모두 직판으로 출시되는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직판을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유럽 개별 국가에서의 입찰 수주 성과도 지속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주력 제품인 △램시마(시장 점유율 52%) △트룩시마(27%) △허쥬마 (16%) 등이 처방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램시마SC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년 유럽 지역 점유율이 4%에 불과했으나, 현지 법인의 직판 역량과 제품 경쟁력에 힘입어 판매 4년 차인 올해 1분기 21%까지 점유율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셀트리온 프랑스, 영국 지역 김동식 담당장은 "램시마를 필두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바이오 의약품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현지 의료진과 환자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공했다"며 "유럽에서 의약품을 직판하는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고품질의 셀트리온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세일즈 경쟁력 강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중남미에서도 현지 법인의 맞춤형 세일즈 전략을 바탕으로 직판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남미 최대 규모의 의약품 시장인 브라질에서 램시마는 3년 연속 브라질 연방정부 입찰 수주에 성공했고, 항암제인 허쥬마도 2020년부터 5년 연속 낙찰되며 절반이 넘는 시장 점유율로 오리지널을 포함한 경쟁 트라스투주맙 제품들을 모두 제치고 처방 1위 자리를 수년째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 중남미 지역 강경두 담당장은 "중남미 주요국에 설립된 현지 법인에서 국가별 의료 시장 특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에 부합하는 맞춤형 세일즈 전략을 수립해 입찰 참여 및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며 "중남미 전역에서 수년간 셀트리온 제품을 직판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만큼 향후 출시될 후속 제품으로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 법인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직판, 간소화된 유통 체계로 유연한 가격 전략 가능

셀트리온이 직판에 뛰어든 이유는 명확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간소화된 유통 체계로 유연한 가격 전략을 취할 수 있고, 정부와 의료진, 환자 입장에서도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제품 대비 저렴한 것이 일반적인데, 정부는 이를 통해 의료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환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치료제 옵션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셀트리온은 의약품을 직접 개발한 회사 입장에서 생산, 허가,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담당할 경우 제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부서 간 업무 지원도 유기적으로 이뤄지면서 업무 시너지 효과에 기반해 더욱 경쟁력 있는 세일즈 역량을 보유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직판이 가진 어려움도 있다. 직판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의 의약품 시장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경험 및 노하우가 필요하고, 현지 법인 설립을 비롯해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다수의 숙련된 인원 채용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
이 같은 점에서 간판은 현지에서 영향력이 큰 로컬 제약사, 또는 유통망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를 통해 의약품을 판매하는 만큼 초기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직판과 간판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국가별 의약품 시장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판매 방식으로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다"며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대다수의 국가에서 직판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만큼 유럽 등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역으로 직판 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램시마' 사례를 통해 쌓은 경험…직판 전환 성공의 비결

현재의 셀트리온의 직판 체계가 구축되기까지, 선구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마냥 순탄한 길은 아니었다.
셀트리온은 2013년 램시마를 유럽에 처음 출시한 이후 2020년 직판으로 전환하기까지 약 7년여간 파트너사를 통해 의약품을 판매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파트너사를 통해 유럽 내 의약품 판매 활동 전반을 경험하면서 직판을 추진하기 위한 역량들을 체득하고, 이를 강화해 나가는 준비 기간을 보내게 됐다"며 "실제 직판을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국내 바이오 기업, 제약 기업 가운데 유럽에서 의약품을 직판하는 곳이 없다는 점인데, 선구자의 입장에서 유럽 내 의약품 직판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개척해야 했던 만큼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직판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직판 체계 구축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산업 개척을 외부의 도움 없이 일궈가면서 회사의 전략에 최적화된 안정적이고 탄탄한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어려웠던 점은 직판 시스템 구축을 위해 초기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라면서 "직판 성공을 위해서는 개별 국가의 의료 시장 특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요구되는 만큼 이를 위한 경험 및 노하우를 쌓는 과정이 필수적이고, 원활한 의약품 공급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영향력 높은 주요 이해 관계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며, 의사 및 환자를 대상으로 제품에 대해 홍보하고 실제 처방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현지 세일즈 인력을 세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셀트리온은 이러한 모든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 투자를 지속했고, 그 결과 유럽에서 오리지널의 점유율을 넘어선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을 보유하며 산업을 이끄는 리딩 기업의 포지션을 공고히 다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회사는 과거 자회사 합병 전 해외 사업을 담당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직원의 80%를 현지인으로 고용하고 있을 정도로, 해당 국가에 잘 녹아 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바이오 신약 등 직판 포트폴리오 확대 추진
셀트리온은 향후 바이오시밀러 외에도 바이오 신약 등 직판 포트폴리오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출시될 셀트리온 후속 제품들의 경우 모두 직판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국가별로 구축한 유통망에 현재 판매 중인 제품 외에 새로운 치료제를 추가해 판매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번들링 등 처방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방향의 다양한 세일즈 전략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직판 지역 외에도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간판 운영 국가들도 점진적으로 직판으로 전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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