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박스루킨-15 품목허가 획득
2a상 마친 간세포암 신약 전략 고민

사람과 반려동물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사업으로 반려동물 사업을 낙점하는 등 관련 영역의 진출 및 확장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 증가와 인체용 대비 단축된 개발 시간 등 장점도 있지만, 사람과 반려동물의 차이로 인해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가 두려워하는 암.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반려동물 항암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2024년 4억4410만 달러에서 연간 7.91% 성장해 2029년에는 6억4982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반려동물 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관련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 대해 관심도 커지는 중이다.

히트뉴스는 지난 8일 반려견 항암병용제 '박스루킨' 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박셀바이오를 찾아가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와 본업인 항암제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셀바이오는 지난 7월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된 전라남도 화순에 위치한 기업으로 항암면역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인터뷰는 박셀바이오의 R&D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상기 전무(공주대학교 특수동물학과 교수)와 진행됐다.

 

제약사들이 동물 의약품이나 건기식에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박셀바이오는 왜 '박스루킨-15'를 비롯한 반려동물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요?

박스루킨-15 : 반려동물 체내 NK 세포(종양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독성 림프구)를 활성화해 암에 걸린 반려동물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개의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인 개 인터루킨-15를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것으로, 유선종양에 이환된 개에서 수술 후 적용하는 항암병용 치료제로 품목허가가 승인됐다.

김상기 박셀바이오 전무
김상기 박셀바이오 전무

"R&D 센터장을 맡고 있는 제가 수의사 출신입니다. 혈액종양학 박사이자 의사인 이제중 대표님은 사람을 중심으로, 수의사인 저는 동물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같이 연구를 해왔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회사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회사고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 cell) 치료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NK 세포와 사람의 NK 세포 원리가 비슷합니다.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저희가 관련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던 것, 그리고 제가 동물을 계속 연구하고 있던 이 3가지가 어우러져서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습니다."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되면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든 회사도 있을 것 같은데요, 면역항암제를 출시한 곳도 있나요?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많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말 미국의 한 회사가 품목허가를 받은게 전부입니다. 사실 화학항암제도 있고 사람에게 쓰던 항암제를 동물에게 쓰는 경우도 있는데, 면역항암제는 많지 않습니다."

 

개발을 안한 건가요? 아니면 못한 걸까요?

박셀바이오 연구원의 일하는 모습
박셀바이오 연구원의 일하는 모습

"안했다기보단 못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면역항암제 기술이 쉽지 않아요.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지만 암세포만 특이적으로 죽이지 못해 정상세포도 파괴합니다. 부작용이 심해서 휴약기간도 필요하지만 쉬는 기간에 재발이 많이 되죠. 면역항암제는 면역항암제가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형태입니다. 화학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적지만 개발이 어려워 이제 다들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기술 이전이나 수출이 가능하다고 말씀 드리는 거고요."

 

본업인 인체 대상 면역항암제 질문입니다. 진행성 간세포암 치료제(Vax-NK/HCC)가 2a상 완료됐습니다. 첨단재생법 개정안에 따른 허가 획득과 조건부 허가 위한 신속승인대상 신청 등 어떤 루트에 더 가까울까요?

"조건부 허가를 위한 신속승인 대상 신청을 고려해왔지만 내년에 시행될 첨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선택지가 늘어났습니다. 현재까지는 여러 선택지를 놓고 최선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 측이 밝힌 2a상 최종결과보고서(CSR) 기준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16명 대상 객관적 반응률(ORR) 68.75%, 무진행 생존기간(PFS) 16.82개월, 완전관해(CR) 환자 3명(18.75%), 부분관해(PR) 8명(50%), 안전병변(SD) 5명(31.25%)

또 NK 세포 치료제에서 진행성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갖는 항암제는 임상 2a상이 반려됐지만 재신청할 예정입니다. 소세포폐암은 연구 중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고형암, 다발골수종이 적응증이고 전임상 단계입니다."

 

CAR-T 치료제는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었습니다. 기존 치료제와 차이점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고형암 대상 CAR-T 플랫폼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항체와 모노바디를 결합한 이중표적 치료제입니다. 2개 이상의 암 항원을 타깃으로 하는 2개 이상의 수용체를 동시 발현할 수 있는 게 차이점입니다."

 

반려동물용 면역항암제, NK 세포 치료제, CAR-T 치료제 3가지가 회사의 사업 영역으로 보입니다. 면역치료제를 생산하려면 시설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남 화순 소재 생물의약연구센터 첨단면역치료 개방형 산업화 플랫폼에 새로 개소한 박셀바이오 GMP 시설
전남 화순 소재 생물의약연구센터 첨단면역치료 개방형 산업화 플랫폼에 새로 개소한 박셀바이오 GMP 시설

"지난 7월 4일 GMP 시설을 개소했습니다. 기존 시설은 NK세포 치료제에 국한돼 있었으나 이번에 CAR-T 세포치료제 제조시설이 추가로 확보됐습니다.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부합하는 생산 관리가 가능한 최신 첨단설비도 갖췄고, 시설도 기존 409㎡ (연면적 기준)에 비해 3.5배 확장된 1452㎡입니다. 면역치료제의 대량 생산과 상업화 속도를 높이는 게 목적입니다."

 

상장사이니 매출도 신경 안 쓸 수 없겠습니다. 법차손과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매출 30억원 달성 등 실적 계획을 여쭤봅니다.

"흑자 전환까지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만, 법차손은 이미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보한 상태로 현재 문제될 소지는 없습니다. 30억원도 무난하게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먼저 인터루킨-15의 품목허가에 앞서 범부서 차원의 박스루킨-TF를 발족해 동물병원과 수의사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현재는 유통망을 갖춘 동물용 의약품 회사 및 동물백신 기업 씨티씨백과도 협력 중입니다. 그리고 사실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무시할 수 없는데요. 보험이 되지 않다 보니 대량생산으로 비용을 낮출 예정입니다. 외주생산판매업체와 유통업체를 통해 동물병원에 납품할 예정이고요.

또 지난해 '동물의약품실'을 '반려동물헬스케어본부'로 개편한 뒤 면역기능 보조제인 '골드뮨'을 출시한 바 있어 골드뮨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고요. 이외 여러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도 고려하는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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