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C 마케팅 전문기업 바이오모아메디칼 세운 첫해
글루타치온 성분 밀리언 셀러 필 오브 팩으로 대박
홈쇼핑 등에서 140만개 팔려... 첫해 매출 94억 실현

일동제약 컨슈머 헬스케어(CHC) 부문 마케팅을 총괄했던 이동한 상무가 퇴임한 뒤 2023년 1월 창업한 '마케팅 전문회사' 바이오모아메디칼㈜이 첫해 140만개를 판매한 빅히트 작품을 발판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년차 매출 목표가 '오버 200억'이다.
리소스가 부족한 스타트업, 바이오모아의 성공적 행보는 이동한 대표의 커리어를 볼 때 어쩌면 예정돼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그는 조사기관 갤럽에서 전문가로 일하며 시장을 분석, 예측하는 능력을 키웠고, 광고대행사 유니기획에서 아로나민, 지큐랩 등 유명 제품의 브랜드 전략을 연구했으며, 일동제약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 총괄로 실전을 치르며 성과를 낸 '마케팅 전문가'였다. 일동제약 CHC 부문은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음료, 화장품, 의약외품 등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웰빙 라이프 품목을 다룬다.
마케팅 활동의 기본을 강조하는 까닭에 "너무 이론적이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그는 1580억원이던 CHC 부문 매출을 3000억 가까이 끌어올려 놓고 나온 뒤 인재들을 모아 CHC 부문 스타트업을 차렸고, 2023년 첫해 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 2년차인 올해 매출 220억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CHC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주목한 목표 고객은 베이비 부머 세대에 1970년대 생을 포함한 1800만명으로, 그는 이들을 구매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명명했다. 시장 규모와 바잉파워를 갖춘 고객들에게서 그는 기회를 찾고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R&DB센터에 자리잡은 사무실을 찾아 "대체 CHC 마케팅 전문기업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없는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마케팅은 세일즈가 불필요하게 만드는 활동'이라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을 인용한 그는 "사람들은 마케팅을 파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어진 상품을 판매하는 기술은 세일즈"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만들어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시장은 형성되고 수요는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 이 대표는 액티브 시니어를 목표 고객으로 ①현재는 없는 상품인데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②현재 있지만 불편해 잘 안쓰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의약외품의 시장을 째려봤다.
눈을 사로잡은 원료는 글루타치온, 초저분자 콜라겐, 락토바실러스 추출물이었다. 그는 이들을 주성분으로 화장품을 만들기로 했다. 먹는 것이든, 바르는 것이든 즉각적 효능·효과가 필요한 시장에서 글루타치온은 안성맞춤이었다. 원료발굴에다 마케팅과 브랜딩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까지 영입해 회사의 모습이 갖춰졌다. 이젠 규모가 있으면서도 뾰족한 고객들인 액티브 시니어들에게 내놓을 상품이 필요했다.

업력이 미미한 스타트업에게 기회의 시간이란, 법인통장의 잔고가 바닥을 치기전까지고, 이 기간 안에 씨앗을 파종하고, 꽃을 피워, 열매를 거둬야 한다. 그는 속도를 생각했다. 표적시장으로 예상되는 소비자를 일정한 자격기준에 따라 6~12명 선발해 정보를 얻는 표적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iew)을 하고, 니즈를 찾아서 샘플을 만들고,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하는 더딘 방식의 워터폴(water fall)을 버리고, 린(Lean) 프로세스로 속도를 냈다.
제품의 핵심 가치를 골라 최소한 기능만 담아낸 제품인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어 빠르게 테스트하면서 아이템 성공 여부를 판단했고, 버릴 것은 버렸다. "리소스가 한정된 스타트업은 끊임없는 시장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에 빠르고 가볍게 테스트하면서 아이템의 성공 여부를 판단해 살릴 것과 버릴 것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 대표와 비전을 같이하는 11명의 직원들은 끝내 밀리언 셀러를 만들어 냈다. "화장품 브랜드인 프롬더스킨 글루타치온 콜라겐 필오프팩 단일제품으로 2023년 한해 140만개를 판매했습니다. 바르고 잠시 쉬고 나서 떼어내면 마스크 팩의 효과를 거둘 수 있죠." 펴서 얼굴에 붙이는 것이 번거롭고 수고스러로운 마스크팩에 비해 편리한데다 효과도 즉각적이라 홈쇼핑에서 완판을 기록하며 불티나게 팔렸다.
필오프팩의 발림성을 좋게 하기 위해 도구를 함께 개발한 것처럼 바이오모아 거의 모든 제품에는 소비자 편리성과 함께 제품의 효과를 증진시켜주는 도구장치가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를 목표 고객으로 개발 중인 염색 약 같은 경우 일제와 이제가 한 튜브 안에 있어 압력을 가해 짜주면 빗에 고르게 분포돼 빗고 감아주면 염색이 끝이 나죠. 고객 만족도를 고려한 것으로 보조도구 역시 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대표는 마케팅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는 CEO다. 제품 만족도가 높으면 재구매 의향이 생기고, 충성도가 높아진 고객은 신규 고객을 견인하는 과정의 반복으로 시장은 옆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바이오모아메디칼의 지향점이다.
무엇이든 경쟁업체들과 차이를 만들어야 존재가치를 키울 수 있는 스타트업, 바이오모아는 140만개 대박 상품에 이어 올해도 '차이나는 상품'을 만들었다. 나오자마자 10만개를 판 프롬더스킨 브랜드 라인의 '선젤패치(SUN GEL PATCH)다. 살색 선패치를 얼굴에 붙인 소비자들을 겨냥한 상품인데, 바르고 나면 투명한 패치가 형성되지만 남들 눈에는 띄지 않는다. 붙이는 살색 패치는 얼굴을 가려 사진을 찍기 어려운데다 땀 나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는데, 바이오모아 선젤패치는 이같은 단점을 극복한 혁신상품으로 여성의 경우 선젤패치를 바른 위에 또다른 화장도 가능하다. 물론 얼굴 모양대로 바를 수 있다.
"한번은 골프장에 늦게 도착했는데 붙이는 패치를 줘 붙였는데 불편하더라구요. 문득 필오프팩을 활용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했더니 곁에 계시던 제조회사 회장님, 보조도구 개발에 탁월한 회사 부사장님이 의기 투합해 결국 만들어 냈죠."

바이오모아는 크게 3개 브랜드가 중심 축이다. 두가지 빅 히트상품을 낸 From the skin 브랜드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 브랜드 MOA Blend,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fregreen이다. MOA Blend는 약물과 영양소 성분의 작용 기전에 능통한 '전문 약사진'이 건강증진에 더나은 조합(Blend)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 내놓은 대표 상품은 동의보감에 간기능 개선과 독소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된 미나리 추출액 43.33%의 숙취해소 스틱이다. 이노시톨과 판토텐산 원료가 함유돼 건강한 피부에 도움을 주는 스팟피치젤리, 그리고 비만을 개선해주고, 현대인의 대사 불균형 문제를 개선시켜 줄 수 있는 건강식품 지아이앤알에스(GInRS)를 내놓았다.
마케팅과 브랜딩이 사람 사귀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이 대표는 "저는요, 바이오모아메디칼 제품들이 이랬으면 좋겠어요. 소주 한잔하고 싶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 사람처럼, 소비자들이 컨슈머 헬스케어 제품 중 화장품 브랜드를 떠올릴 때 '아! 프롬더스킨' 이렇게 되기를 꿈꾸고 있어요. 바이오모아 임직원 11명은 그런 날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홈쇼핑 등 이커머스와 인포모셜 등의 채널을 통해 올해 매출 200억원 이상을 내다보는 이 대표는 'CHC 부분에 진출해 있는 국내 제약회사들과 협업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함께하면 서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