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임을 했거나, 퇴임 즈음인 제자들이 '아흔 스승'의 자서전 '관악캠퍼스에서의 나의 연구' 출간을 기념하는 훈훈한 자리를 마련했다. 모임의 주인공은 1990년 취재차 처음 만났을 때처럼 온화하면서 단호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약물학실제자들'은 20일 오전 11시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스승 仁泉 김낙두 서울대 명예교수의 자서전 출간을 기념하는 모임을 가졌다. 1999년 2월 정년퇴임 기념 심포지엄을 비롯해 종종 스승 김낙두 명예교수와 모임을 가졌던 이들은 이날도 "네가 지영(김 교수의 장녀)이로구나" "(김)명혜가 보내온 떡 케익이에요"라고 할만큼 화기애애했다. 

참석자들이 자서전을 펼쳐보며 한 두마디씩 덧 붙일 때 김 교수의 1호 박사 제자인 이종욱 나위 대표이사(전 대웅제약 회장)는 "사전에 교정을 봐 다 외울 지경"이라고 했고, 우정 참석한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QR코드에 (김낙두) 선생님의 육성이 담겼다"며 시범을 보였다.

이종욱 대표는 "선생님께서는 항상 새로운 연구과제를 탐구하셔서, Sabbatical Year에 외국 연구기관에 가셔서 연구활동에만 전념하시곤 하셨지요. 일례로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던 시기의 sebbatical 기간에 일본 오츠카 신약연구소에 수개월간 체류하시며 당시 첨단 분야이던 혈관 수축/이완 작용기전에 관여하는 내인성물질인 endothelin과 endothelial nitric oxide (eNO) 관련 연구를 수행하셨습니다. 그 연구결과를 유럽학회에서 발표하셨지요"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또 "서울대학교 병원 약제부에 약대 교수로서 최초로 선임되셔서 대학병원약제부 현대화를 이끄셨고, 병원약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셨다"고 덧붙였다.  

심창구 교수는 "기준이 있으셔서 OX가 분명하셨지만 호눌룰루 공항에   하와이 전통 꽃목걸이 레이(Lei)를 들고 마중 나오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카페 모임을 마치고 식사 장소로 이동하기 전 제자들이 한 말씀을 청하자 김 교수는 "서울대 캠퍼스에서 모일 때 나갈 거예요, 이거는(오늘 모임은) 그냥 시작..."이라고 했다. 이종욱 대표는 "선생님은 늘 새로운 시작을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자서전에서 1963년 4월 6일 경복궁 앞 시민회관에서 故 한구동 약대 학장의 주례로 결혼했던 이화여대 약대 출신의 아내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같이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을 추억하고, 정년 퇴임 후 약국을 꾸리며 가계를 이끈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년퇴임 후에도 10편 가까운 논문을 발표했던 김낙두 교수의 삶은 대략 이러하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캐나다 마니토바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5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대 약대 교수로 재직하였고, 정년 퇴직 후에는 초당약품 연구소장으로 2012년까지 재직하였다. 약학대학에 약물학 분야를 확립하였고, 인삼의 약리작용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여 인삼사포닌의 NO매개 혈관 이완 작용을 규명하였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학장 재임 기간에는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의무화제도를 정착시켜 약학대학의 연구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대한약리학회, 한국독성학회, 고려인삼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한국보건공정서연구회를 설립하였다. 1994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되었고, 2001년 약학 학술분야에서 공헌한 공로로 대한민국학술원 종신회원으로 선출되었다(자서전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