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타그램 | 다케다제약 '레프라갈(성분 아갈시다제알파)'
인간세포주 기반 ERT 치료제, 안전성과 투여 편의성 장점
김미현 일산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미니 인터뷰

[끝까지HIT 9호]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함에 따라 발병하는 유전성 희귀질환은 환자 증상만으로 이를 진단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질환 발병 여부를 모른 채 살아가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많다. 대표적인 예가 '파브리병(Fabry disease)'이다.
파브리병은 알파-갈락토시다제 A(α-galactosidase A) 효소의 결핍 또는 활성 부족으로 인해 세포 내 당지질인 'GB-3(Globotiaosylceramide)'이 심장, 콩팥, 신경계, 혈관 등 전신 기관에 축적돼 장기 손상을 초래하는 진행성 리소좀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ㆍLSD)이다. 리소좀은 세포 내에서 탄수화물ㆍ지질ㆍ단백질ㆍ핵산 등의 분해효소를 가지고 있는 소기관인데, 리소좀축적질환이란 이 효소 중 일부가 유전자 변이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이 질환의 특징은 성염색체인 'X염색체'를 통해 유전된다는 점이다. X염색체에 위치한 알파-갈락토시다제 A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정상보다 적은 활성도를 띄는 효소를 만들어 낸다. 이는 부모로부터 유전될 수 있으며, 여성은 X염색체 변이 수에 따라 보인자(한 쌍의 X염색체 중 한 개만 변이) 혹은 환자가 될 수 있고, 아들의 경우 X염색체 변이가 존재할 경우 무조건 환자가 된다.
파브리병은 전신에서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말단 통증, 복통, 설사, 구토, 고열, 각막 혼탁, 발한 장애(무한증) 등 비교적 가볍게 나타나는 증상에서부터 좌심실 비후, 신부전, 뇌졸중, 허혈 등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증상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이렇듯 전신에 걸쳐 비특이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의 특성상 실제 파브리병 환자들이 최초 진단받는 시기는 증상 발현 시기에 비해 늦는 경향이 있다. 파브리병의 진단은 △혈액 검체를 이용한 효소(알파-갈락토시다제 A의 활성도)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서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 따르면, 파브리병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평균 나이는 남성 9세, 여성 13세로 보고되는 반면, '진단'되는 평균 나이는 남성 24세, 여성 31세다.
전 세계 파브리병 유병률은 인구 11만7000명당 1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약 1000~1200명 정도의 파브리병 환자가 있어야 하지만, 실제 확진 환자는 200~25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직 많은 환자가 '미진단'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파브리병의 치료 옵션은 △통증을 경감시키고 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대증요법' △정상 활성을 가지는 효소를 주입하는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ㆍERT)' △비활성 효소들의 활성을 회복시켜주는 경구제 사용 등이 있다.
이 중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이 효소대체요법이다. 이 치료법은 체내 부족한 효소를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으로, 당지질 축적으로 인한 신체 장기의 손상 진행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파브리병 ERT 치료제로는 2014년 국내 허가를 받은 한국다케다제약의 '레프라갈(성분 아갈시다제 알파)'이 있다. 레프라갈은 인간세포주에 기반한 ERT 치료제로, 당지질의 일종인 Gb-3의 가수분해를 촉진해 세포 내 농도를 정상화시키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끝까지 HIT>는 파브리병 ERT 치료제인 '레프라갈'이 가진 국내 허가 사항부터 그 근거가 되는 주요 임상 결과 그리고 임상 현장의 목소리까지 '드럭스타그램(Drug-stagram)'으로 담아봤다.

'인간세포주' 기반 ERT 치료제, 투여 편의성 장점

레프라갈은 '파브리병(α-galactosidase A 결핍)으로 확진된 환자의 장기간 효소 대체요법'을 적응증으로 2014년 8월 21일 국내 허가됐다. 이후 파브리병 환자의 △신장 △심장 △신경 △통증 등 요건에 따른 평가 결과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2015년 8월 1일 급여등재됐다.
레프라갈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경쟁 ERT 치료제들이 동물세포주를 활용해 생산된 치료제(성분 아갈시다제 베타)인 것과 달리 '인간세포주'에 기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레프라갈은 정상적인 체내 효소들과 유사한 당사슬을 가지고 있다.
체내 효소와 당사슬 패턴이 유사하다는 것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효소대체요법에 다양한 투여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 패턴이 다를 경우, 치료제의 기능 저하와 면역 반응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레프라갈은 동물세포주 유래 ERT 치료제 대비 상대적으로 '약물 주입시 이상반응'이 적고, 약물에 대한 IgG 항체 형성으로 인한 면역원성 반응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레프라갈은 2주에 한 번씩 정맥 투여하게 되는데, 치료제 투입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해열진통제 등 전처리 과정이 필요치 않아 전체 투여 시간이 40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점은 직장인이나 학생 등 약물 투여로 긴 시간을 낼 수 없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 동물유래 ERT 치료제 대비 1/5 용량인 몸무게 ㎏당 0.2㎎만을 투여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 부담도 적다.
10년 장기 임상 연구로 입증한 효과와 안전성
파브리병은 다양한 기관에서 증상과 징후가 나타난다. 특히 파브리병 환자 대부분이 울혈성 심부전, 협심증, 좌심실 비대, 고혈압 등의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주요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레프라갈은 10년 간의 장기 임상 연구를 통해 심부전, 협심증 등 심장 관련 증상의 개선 또는 유지를 입증했다. 이 연구는 효소대체요법 시작 시점에 14세 이상인 파브리병 환자 중 10년 이상 레프라갈로 치료를 받은 독일 환자를 4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용어 설명
• NYHA(New York Heart Association) class
: 뉴욕심장학회 등급(심부전 중증도를 4단계로 분류, 1에 가까울수록 양호)
• CCS(Canadian Cardiovascular Society) score
: 캐나다 협심증 중증도 분류(4등급으로 나눔, 1에 가까울수록 양호)
• LVMI(Left Ventricular Mass Index)
: 좌심실질량지수(정상범위(성별, 나이, 해석 방법 등에 따라 상이)에 근접할수록 상태 양호, 이상치는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있음)
• eGFR(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 추정 사구체 여과율(수치가 낮을수록 기능 정도 심각)

연구 결과, 레프라갈로 10년간 치료를 지속한 환자 중 약 98%의 환자가 심부전, 협심증 등 심장 관련 증상이 개선 또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브리병 환자의 좌심실 벽 두께 감소가 10년 동안 유지되는 것도 확인했다.

남성 환자의 경우, 레프라갈 투여 1년 시점에서 좌심실 벽 두께를 2.08㎜ 감소시켰으며, 치료 효과를 10년 동안 유지시켰다(95% CI : -2.69~-1.46㎜, p<0.0001). 여성 환자의 경우는 레프라갈 투여 1년 시점에서 2.01㎜ 감소시켰다(95% CI : -2.55~1.47㎜, p<0.0001).

이런 경향은 환자의 좌심실질량지수(LVMI)가 50g/m2.7보다 큰 경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기준의 남성 환자는 베이스라인 대비 투여 10년 시점에서 13.55g/m2.7만큼 LVMI가 감소했다(95% CI : -23.05~4.06g/m2.7, p=0.0061).

아울러 신장 기능 정도를 나타내는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의 유지 및 개선도 확인됐다. 치료 전 eGFR 수치의 유지 및 개선도 확인됐다. 치료 전 eGFR 수치가 90㎖/min/1.73㎡ 이상인 환자에서 eGFR의 평균 연간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지만, 신장 기능의 저하를 막는데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장 기능이 낮은 환자(90㎖/min/1.73㎡)에서 처음 3년 동안은 eGFR 수치가 개선됐으나, 10년 후에는 초기 신장 기능 수치와 관계없이 eGFR 값이 유지됐다.
이외에도 5년간 레프라갈을 투여 받은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Fabry Outcome Survey(FOS)' 연구를 카플란-마이어 생존분석법으로 분석한 결과, 레프라갈 투여 파브리병 남성 환자군의 기대수명 중앙값은 대조군 대비 17.5년 증가한 77.5세로 나타났다. 레프라갈의 주요 이상반응은 주입 관련 이상반응이었고, 가장 흔한 증상은 오한, 두통, 홍조, 피로 등이었다. 이 증상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 인터뷰 김미현 일산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치료제 선택, 효과·안전성이 결정적 요소"
주요 경력 사항
ㆍ2020년~현재 차의과대 일산차병원 순환기내과 조교수
ㆍ2019~2020년 한양대 명지병원 심장내과 임상 조교수
ㆍ2017~2019년 단국대 제일병원 순환기내과 임상 조교수
ㆍ2016~2017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임상연구 조교수
파브리병은 진단 방랑을 겪거나,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들이 많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파브리병은 발현 시기와 증상 정도에 따라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최종 확진을 받기까지 여러 병원과 진료과를 방문하는 등의 '진단 방랑'을 경험하며,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파브리병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낮은 인지도, 불분명한 임상 양상이 '진단 방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통증이 뚜렷한 환자는 진단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지만,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의사의 판단과 이해도에 따라서도 '진단 지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환자들은 확정 진단 이후에도 사회적 편견과 같은 희귀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사회적 불이익을 우려해 질병 여부를 숨기거나 검사 자체를 기피하기도 합니다. 환자가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꺼려져 진단 사실을 숨기기도 하며, 정기적으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진행성 LSD인 파브리병은 각종 장기와 기관에 비가역적 손상을 일으키고 합병증을 야기해 평생 동안 치료가 동반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 비대, 근육 및 콩팥 사구체의 섬유화와 같이 증상의 중증화가 진행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빠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당지질 축적에 의해 심근 두께가 증가하고, 이완 기능 저하를 일으키게 됩니다. 증상이 중증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의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장기 손상 방지는 물론, 심장이 더 두꺼워지는 것을 방지해 운동 능력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파브리병을 의심하기 전 어떤 증상에 가장 주목하시나요?
"파브리병 진단은 환자의 증상에 주목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특히 자율신경 이상 증상이나 무한증과 같은 위약감이 나타나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비후성 심근병증과 달리 파브리병은 신경계에 영향을 줍니다. 전신질환을 호소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심전도에서 특정 패턴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근육 비대와 정상 혈압을 보이며 전형적인 파브리병의 양상을 나타내지 않을 때도, 파브리병에 대한 지속적인 의심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 가족력에서 신질환, 심부전, 부정맥 등이 발견될 경우 파브리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파브리병은 일반적인 비후성 심근병증과는 다른 침범 부위와 심전도 모양을 가지고 있어 심장 초음파 판독 방식도 다릅니다. 부정맥이나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들에서 파브리병이 의심될 경우, 치료와 예방을 위해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파브리병에 대한 진단 검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나요?
"특정 증상을 가진 환자가 내원했을 때, 의료진의 파브리병에 대한 인식 수준에 따라 진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파브리병의 특성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의심을 통해 적절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한데요. 다만 아직까지는 유전자 검사까지는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의료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파브리병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유전자 검사'입니다. 혈액이나 구강점막 상피 내 타액으로 염색체를 채취해 진행하며,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준으로 약 4주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최근 진료한 환자 중에 비대성 심근병증으로 오랜 기간 진단 방랑을 경험하다가 본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아 파브리병으로 최종 진단이 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파브리병 환자의 치료제 선택에서 가장 고려되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치료제 선택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현재 인간세포주 유래의 레프라갈과 아갈시다제 베타 성분의 치료제를 사용하고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두 치료제 모두 고유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마다 리소좀 축적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의 발현 정도 등을 고려해 적합한 처방을 내립니다.
장기간의 치료 과정에서 항체 형성은 치료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감을 줍니다. 레프라갈은 인간세포주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면역 관용성을 고려했을 때 항체가 생길 가능성이 더 적습니다. 최근 불거진 백신 부작용 같은 이슈를 고려해 안전성과 품질을 꼼꼼히 따져 레프라갈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일례로, 동물세포주로부터 유래한 아갈시다제 베타 성분을 투여받은 환자에서 면역 알레르기 주입 이상반응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레프라갈로 전환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주사를 투여한 직후부터 호흡 곤란과 전신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가 불안을 겪었으며, 이는 치료 거부로 이어졌습니다. 통상적으로 파브리병 치료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간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이슈가 적은 레프라갈로 치료제를 바꿨더니 이상반응이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바쁜 일상생활로 병원 방문에 제약이 있는 환자들도 치료 시간을 단축하고자 레프라갈을 많이 선택합니다. 치료 효과가 비슷하다면 경제적, 시간적 혜택 등을 고려해 부작용이 적은 레프라갈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물론 경구제라는 옵션도 있지만 순응변이 유전자를 가진 파브리병 환자만 격일로 복용이 가능하며, ERT를 1년 선행한 후 쓸 수 있는 2차 치료제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ERT와 기본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직접적으로 어느 치료제가 우수한 지 비교하기는 제한적입니다."
최근 레프라갈의 경우, 20년 이상 장기 데이터도 공개된 바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임상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FOS(Fabry Outcome Survey) 연구는 2001년부터 운영돼 온 글로벌 파브리병 환자 레지스트리 데이터(registry data)로, 20년간의 파브리병 치료 관련 정보를 축적해 왔습니다. 유럽에서 첫 승인을 받은 레프라갈의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4484명의 환자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60편 이상의 연구 출판(publication)을 통해 파브리병 치료와 임상 진료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10년에 걸친 장기 임상 연구와 같은 논문들도 지속적으로 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들에게 있어 레프라갈 임상 데이터는 신뢰도가 높고, 매우 가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파브리병 급여 기준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심장의 두께가 증가해야 파브리병 급여 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이 모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심장이 두꺼워진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섬유화가 진행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시기가 늦은 감이 있습니다.
또 급여 기준에서 우리나라는 좌심실벽 두께가 12㎜를 초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심장초음파를 측정하는 의료진 혹은 측정 부위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급여 기준을 단순히 수치로 정하는 것보다는 환자의 증상 발현 시간, 누적 및 증상 침범 정도에 따라서 적용받을 수 있는 기준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파브리병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유전학 클리닉이 아닌 임상의학과에서 유전자 검사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희귀질환에 대해 의료진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희귀질환을 더 빠르게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올해 1월부터 리소좀 축적병에 대한 신생아 선별 검사 급여 확대가 적용되면서 조기 진단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파브리병을 진단받더라도 연관된 장기 손상이 확인될 때까지 치료를 시작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임을 고려했을 때 이는 의료진의 입장으로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향후 치료 기준이 완화되고 유전병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적인 구조가 조성돼고, 치료가 가능한 희귀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숨김 없이 당당하게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