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 '엔커버', 영진 '하모닐란액' 등 상급종합병원 처방 불가 지속
"일반 병원서 처방 후 재고 보유 약국 찾아… 비급여 구매로 부담 20배"
JW중외제약 "공급이 수요 못따라가", 영진약품 "국제 물류 문제"

수술 후 비강튜브, 위ㆍ장루 등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야 하는 환자를 위한 '경장영양제'의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상급병원조차 해당 의약품 처방 코드를 막고 환자들에게 자체 수급을 요구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경장영양제는 수술 후 환자의 영양 유지에 사용될 수 있고, 경구를 통한 음식 섭취가 불가능할 경우에도 사용된다. 당,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환자 영양 유지를 위한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
한 식도암 환자 가족은 최근 히트뉴스에 전화를 걸어와 "약 2달 전부터 진료를 받고 있는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으로부터 '경장영양제의 공급 문제로 처방 코드가 막혀 더 이상 이를 처방해줄 수 없으니 스스로 구해 사용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현재 가족이 경장영양제를 통해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라 너무 당혹스럽다"고 제보했다.
이 제보자에 따르면 현재 환자들은 처방 코드가 열려 있는 개인 병원을 방문해 경장영양제 처방을 받은 후, 경장영양제 재고가 있는 약국을 수소문해 제품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들은 부득이하게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인 경장영양제를 환우 카페 등에서 구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들의 어려움은 단순히 제품을 구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암 환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장영양제 처방을 받을 경우, 건강보험을 통해 약가의 5%만을 부담하면 된다. 다만 외부 병원을 통해 처방을 받을 경우, 200㎖ 제품은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400~500㎖ 제품은 비급여로 100% 본인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보자는 "재고가 남은 약국을 수소문해 간신히 경장영양제를 구하다 보니 몇 개월 치 약을 타지 못하는 번거로움은 기본이고, 3주에 몇만원 안팎이던 약값이 수십만원으로 늘어났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공급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경장영양제를 공급하는 제약사들도 현 상황이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대표 경장영양제는 '엔커버액'과 '하모닐란액'이 있다. 엔커버액은 JW중외제약이, 하모닐란액은 영진약품이 해외로부터 완제를 수입해 국내 유통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엔커버액은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수입 물량이 한정적이라 증가하는 수요를 공급이 못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 내 국내 환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진약품 측은 "현재 독일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완제의약품으로 공급받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수에즈 운하의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국제 물류 이동에 제한이 생겼다. 3월 중순까지 제품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후 제품이 입고되는 대로 의료 기관에 신속히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